<김동성 칼럼> 여의도에 분 ‘여인광풍(女人光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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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여의도에 분 ‘여인광풍(女人光風)’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2.01.19 21: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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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명숙, 이정희, 심상정을 가까이 지켜보면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올해만해도 총선과 대선이라는 거대 선거가 차례로 기다리고 있다. 

이에 맞춰 정치권도 새판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권은 기존 체제를 대신해 그간 비주류로 치부했던 박근혜 전 대표가 지휘봉을 잡아 개혁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야권도 변화에 몰두하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용이 실패를 거듭한 탓에 여권에서 돌아선 민심을 주워 담듯, 연일 표정관리를 하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선거에 임박할때까지 이어질지는 두고볼 일이다. 

그런데 최근 새단장에 들어간 정치권에는 한가지 특별한 변화가 눈에 띄고 있다. 물갈이론이 대세를 이루는 통에 인적 쇄신과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 중심에 나란히 자리를 잡은 이들이 있다. 박근혜와 한명숙이다. 모두 자타가 공인하는 여야를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여풍이 눈이 띈다. 

그러나 정치권에 불어 닥친 여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야권은 통합 과정에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중도적’ 성격의 통합민주당을 출범시켰고, 초대 당 대표로 한명숙 대표를 추대했다. 때를 같이해 이뤄진 ‘진보적’ 성격의 세력도 진보통합당을 출범시켰는데 여기에도 여풍의 위세는 만만치 않다. 

진보통합당의 공동 대표단에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를 비롯해, 민주노동당 출신의 이정희 전 대표가 각각 공동 대표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여기에는 친노무현계열의 국민참여당이 합세해 유시민 전 대표가 공동대표로 참여하고는 있으나, 수적으로만 따져도 여성 대표의 절반 수준이라는 것. 

과거 정치권이 높은 울타리와 성 차별이라는 보수적 경향을 보여왔던데 비해, 실로 커다란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향후 여의도 정치권이 이른바 ‘여인천하’가 될 것이라고 예견하며 이들 여성 대표들의 리더십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예측과 관측이 현실 정치에서는 이미 반(半)은 이뤄진 것으로 여겨질 법 하다. 더욱 이들 앞에 놓인 정치 일정이 그저 그런, 보궐 선거나 일부 당권을 둔 집안에서의 힘겨루기가 아니라는 점은 사뭇 무게를 던진다. 

이것은 그간 우리 정치권에서 여성 정치인은 성 차별 비판을 피하기 위한 안배의 의미로 여겨지거나, 일시적 당권 공백 등 주로 도우미 수준에 그쳤던 종례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꾼다는 점에서 가히 ‘혁명적’ 현상으로도 받아 들여진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오랜 기간 성별로 남성이 주도해온 ‘정치 문화’가 일순간에 역전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려운 시기, 내부 단속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고육지책의 일환일 수도 있다. 

그래서 각각 여권과 야권의 ‘큰누이’ 역으로 전면에 나선 박근혜와 한명숙 두 리더의 성패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두 사람의 리더십 결과는 작게는 양대 선거의 결과를 좌우할 뿐 아니라 크게는 정치권의 문화와 함께 전면적인 ‘대수술’을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모 방송의 드라마로 이미 선을 보였던 여인들의 권력 다툼, 소위 ‘여인천하’가 여의도에서 현실이 됐다. 정치의 계절에 맞이한 또 하나의 흥행요소라는 점에서 이들의 정치력이 유독 주목된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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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1-20 00:28:46
17대 국회부터 지켜봐왔는데... 현장을 누빈 기자를 거쳐 앵커를 해서 그런지 재경위에서 활약이 눈부셨었음. 18대 때도 잘했고. 비례의원하다가 지역구의원 활동 제대로 하는 여성의원. 똑똑한 말투가 매우 돋보임. 자력으로 지도부에 입성하는 드문 여성정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