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원대 강남 빌딩, 박지원 두산重 대표·우병우에게 뺏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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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원대 강남 빌딩, 박지원 두산重 대표·우병우에게 뺏겼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8.13 15:4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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舊 바로세움3차 시행사 대표, 사법부에 재심 청구·재항고
두산重·한국자산신탁 "모든 절차 적법…이미 판결 통해 소명"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서울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4000억 원대 빌딩 에이프로스퀘어(舊 바로세움3차) 소유권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5년 만에 다시 펼쳐진다. 옛 시행사 대표가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대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에게 빌딩을 빼앗겼다며 이들을 형사 고소한 것이다.

지난 12일 김대근 시선알디아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약소업체인 시선알디아이가 20년 간 세운 강남 핵심 요지 부동산을 시공사인 두산중공업과 신탁사인 한국자산신탁이 공모해 피도 눈물도 없이 강제로 빼앗았다. 결국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가 당사의 부동산을 빼앗으며 저질러진 대형 권력형 강탈범죄 사건"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해당 사건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지난 2008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김 대표는 서울 서초동 부지 매입 완료 후 바로세움3차 빌딩 개발사업을 추진했고, 시공사와 신탁사로 각각 두산중공업과 한국자산신탁을 선정했다. 두산중공업은 시공권을 따내는 조건으로 지급보증에 참여했다. 두산중공업이 시행사인 시선알디아이에 보증을 제공한 대출은 총 15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바로세움3차 빌딩 분양을 본격화할 무렵인 2009년 두산중공업은 시선알디아이 측에 분양금지 공문을 보내거나 저가 분양을 강요하고, 건물 매각작업을 방해하는 등 시행사가 재정적 어려움에 빠지게 했다. 이로 인한 사업 실패로 시선알디아이가 자금난에 빠지자 두산중공업과 한국자산신탁은 이를 악용해 부동산을 강탈했으며, 공문서·사문서위조, 등기범죄 등 불법행위를 일삼아 강제로 해당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까지 했다고 김 대표는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김 대표는 당초 개별 분양하려던 바로세움3차가 두산중공업 권유로 일괄매각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매각과 담보 대출 문턱에서 번번이 두산중공업으로부터 태클을 당해 만기가 도래한 대출금을 갚지 못했고, 두산중공업 영향 하 특수목적법인(SPC)인 더케이로부터 1370억 원을 대출받아 상환했다고 한다. 이를 빌미로 두산중공업이 건물 매각을 추진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두산중공업이 건물 소유권을 강탈하기 위해 자금난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매각작업도 방해받았다고 한다. 2010년 4월 한화투자신탁으로부터 바로세움3차를 2200억 원에 매각하라는 제의를 받았지만, 두산중공업이 1820억 원에 매입한다고 허위 사실을 언론에 유포해 매각을 막았고, 2011년 2월에도 대신증권으로부터 1500억 원 규모 담보대출을 실행하려 했으나 HMC투자증권(현대차증권)을 끌어들여 채권단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같은 해 6월 두산중공업의 더케이가 한국자산신탁에 공매를 신청했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군인공제회 산하 엠플러스자산운용이 매각에 뛰어들면서 매각은 급물살을 탔다. 엠플러스자산운용은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 펀드를 설립한 뒤 매입자금을 모아 한국자산신탁과 수의계약을 맺고 2014년 바로세움3차 건물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해당 부동산은 마스턴자산운용으로 다시 팔렸다. 김 대표는 바로세움3차를 매입한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 펀드가 우병우 전 수석 가족회사로 알려진 정강과 박지원 대표가 설립한 사모펀드라고 말한다. 

이후 김 대표는 두산중공업 등을 상대로 수차례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민사는 2014년 12월 대법원 판결로 패소했고, 형사는 검찰의 불기소처분으로 사법부의 판단을 받지 못했다.

김대근 시선알디아이 대표가 공개한 2014년 바로세움3차 부동산 토지대장(왼쪽), 2020년 토지대장. 2014년 서류에 빠진 시선알디아이가 2020년에는 포함돼 있다 ⓒ 시사오늘
김대근 시선알디아이 대표가 공개한 2014년 바로세움3차 부동산 토지대장(왼쪽), 2020년 토지대장. 2014년 서류에 빠진 시선알디아이가 2020년에는 포함돼 있다 ⓒ 시사오늘

그러나 김 대표는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새로운 사실과 정황증거를 발견했다며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 재심을 청구했으며, 지난 12일 형사에 대해서도 재항고한 것이다. 이번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시선알디아이가 새롭게 제시한 자료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위조된 공문서다. 김 대표는 바로세움3차 빌딩 수탁사인 한국자산신탁이 2014년께 해당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 등을 신청할 때 제출한 토지대장·집합건축물대장 명부에서 당시 실질적 소유주인 시선알디아이의 명의를 의도적으로 삭제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김 대표가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2014년 서류에는 '시선알디아이'가 빠져있으나, 2020년 출력한 서류에는 시선알디아이의 이름이 명시돼 있다.

또한 시선알디아이가 해당 부동산에 대한 소유자 또는 이해관계자가 아니라고 여겨지도록 집합건축물대장 명부 내 소유자에 대한 기록과 우선순위, 변동일자 등을 위조했으며, 당시 법원 등기국에서 한국자신신탁의 등기신청에 각하 결정을 내리자 소송사기를 벌여 법원 결정문을 받아 불법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아울러 정보공개 청구 끝에 서초구청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펀드의 수탁자인 한국증권금융과 한국자산신탁의 등기신청, 그리고 2019년 마스턴투자운용의 등기신청이 구청의 검인 없이 접수·처리돼 불법 소유권이전등기여서 당연 무효인 등기라고 김 대표는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두산중공업 등이 등기신청 당시 도장과 명판을 위조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등기 관련 법원결정문, 각하결정문 등에 찍힌 도장에 대한 인영필적감정서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감정 결과 법원결정문 내 등기관 도장과 각하결정문에 찍힌 도장 3점이 각각 다른 도장이었으며, 등기처리 시 찍힌 명판도 '기입'으로 찍혀야 하는데 '기업'으로 찍혀 있기에 등기국에서 사용하는 명판이 아니라 두산중공업 등이 위조한 명판이라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등기신청 당시 도장 등도 위조됐다고 주장한다 ⓒ 시사오늘
김 대표는 등기신청 당시 도장 등도 위조됐다고 주장한다 ⓒ 시사오늘

김 대표는 "두산중공업, 한국자산신탁 등이 분양사업 추진을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신탁이 종료되면 당연히 신탁 재산을 시선알디아이에게 반환해야 함에도 온갖 불법과 악행을 저지르며 사기공매를 진행해 부동산을 빼앗았다"며 "또한 시선알디아이가 자회사 대출을 실행해 자체적으로 채무 문제를 해결했음에도, 두산중공업이 그 대출을 멋대로 임의변제한 후 자회사의 1순위 우선수익권이 자신들의 것이라며 허위 주장을 펼쳐 부동산을 강탈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부동산을 빼앗긴 여러 명백한 증거를 제시했지만 그동안 검찰에서는 단 한 번도 수사하지 않았다. 공문서까지 위조해 강제로 빼앗은 땅은 반드시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재산을 다 빼앗기고 하루하루 비참하게 삶을 살고 있다. 수백억 원에 달하는 부채만 남았다. 지금이라도 사법부가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대형 권력형 게이트를 심판해 특권층들이 온갖 불법과 악행을 자행해 강탈한 부동산을 돌려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건 당사자인 두산중공업, 한국자산신탁 등은 김 대표와 시선알디아이의 주장은 근거 없으며, 이미 2014년 대법원 판결로 법적 판단도 끝난 얘기라는 입장이다.

두산중공업 등은 복수의 언론을 통해 시선알디아이의 분양사업 실패로 인해 공사비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건물을 준공했으며, 분양사업을 방해한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임의변제 문제에 대해서는 시공권을 얻는 조건으로 제공한 보증채무 상환을 시선알디아이가 이행하지 않았고, 채무보증 기간이 끝난 뒤 시선알디아이 자회사 채무(대출)를 인수해 대위변제한 것이어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대표가 제기한 등기신청 당시 불법행위 사안과 관련해서는 공문서위조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모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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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2020-08-14 10:36:07
문서 조작과 권력형 비리가 합쳐진 ... 한마디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나.. 철저히 조사해라.

샤인 2020-08-13 16:46:34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됐네요.
기사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