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文대통령 레임덕은?… “차기 대선주자 윤곽 드러날 때가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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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텔링] 文대통령 레임덕은?… “차기 대선주자 윤곽 드러날 때가 시작점”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08.16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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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세, 레임덕 논쟁에 불붙여
역대 정부, 차기 대권 경쟁에서 나타나
“민주당 전당대회 기점 통해 시작될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 레임덕은 언제 발생했을까. 문재인 대통령도 지지율 하락세를 맞으면서 레임덕 논쟁이 불붙고 있다.ⓒ뉴시스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 레임덕은 언제 발생했을까. 문재인 대통령도 지지율 하락세를 맞으면서 레임덕 논쟁이 불붙고 있다.ⓒ뉴시스

 

정치에 대한 이 썰 저 썰에 대한 이야기
이번 편은 대통령 레임덕 징후 논쟁 속
총선 후 제기된 임기 말 변곡점에 관심

정보와 평론의 믹스매치, 색다른 어젠다 제시 지향의 주말판 온라인 저널, ‘정치텔링’이 꼽은 요즘 여론의 관심사 중 이것.

- 文대통령 레임덕 징후 갑론을박, 왜
- 총선 전후 우려 부채질한 지지율은?
- 레임덕 임계점 판가름의 조건 ‘주목’

 

1. 역전당한 거여


레임덕(lame duck)은 ‘절름거리는 오리’입니다. 권력의 공백기를 맞은 현직 대통령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뒤뚱뒤뚱 걷는 오리처럼 보인다고 해 빗댄 표현입니다. 18세기 영국 증권가를 거쳐 19세기 미국 정치권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됐다고 합니다.

요즘 정부와 여권은 뒤숭숭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 지지율부터 보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뒤 4년여 만에 여야 간 정당 지지율이 골든 크로스를 맞았습니다. 176석의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07석의 왜소해진 야당 미래통합당에 역전 당했다는 소식입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0~12일 전국 성인 1507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은 33.4%, 통합당은 36.5%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3.1%포인트 오차범위 내에서 뒤집힌 것입니다.

여당이 부동산 민심 악화 등에 따른 여진으로 하락세라면, 상승세인 야당은 내친김에 정강정책 1호로 기본소득 도입을 넣으며 시대비전 제시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야당이 달라졌어요’ 때문인지 여권 일각에서는  “야당 복 끝났다”는 말까지 전해집니다.

돌아보면 총선 후 53년 만의 단독 개원, 법사위원장 비롯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등 폭주 도마에 오르던 중, 부동산 민심 쇼크가 터졌습니다. 오랜 장마와 홍수, 산사태로 인한 침체된 민심까지 악재가 겹쳤습니다. 윤미향 사태부터 인국공(인천국제공항) 문제, 청와대 참모진  다주택 논란, 검찰개혁을 방패로 검찰 직제 개편안을 꺼내든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반발,  윤석열 검찰총장이 “독재”라 언급한 대목도 뒤숭숭한 정국 분위기를 더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2. 文대통령 지지율도 '경고등'


당세가 힘이 꺾인 분위기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어떨까요. 함께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입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문 대통령은 39%지지율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부정 평가도 취임 후 최고치인 53%를 찍었습니다.

급기야 이런 말도 들립니다.  “조기 레임덕 왔다”(권선동 무소속 의원, 12일 YTN 라디오 <출발새아침> 출연 중),  “붕괴 순간이 더 빨리 오는 것 같아”(홍준표 무소속 의원, 9일 페이스북),  “달빛도 변색돼 오래가지 못할 것”(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13일 페이스북), “레임덕 느낌”(김근식 경남대 교수, 9일 페이스북) 등 정권 말 권력누수 현상인 레임덕 징후가 보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여당에서는 당청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일부 목소리도 나오지만 야당발 공세에 불과하다는 반박이 중론인 것으로 보입니다. 보수언론의 선동에 먹잇감 되지 말자”(민주당 정청래 의원, 12일 페이스북), “보수세력 기대일 뿐, 대통령 아프게 공격할 의도”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13일 페이스북) 라는 등 일축하는 상황입니다.

 

3. 레임덕 변곡점의 징후


레임덕 갑론을박 속 그렇다면 대통령의 지지율 면에서 변곡점 시기는 언제로 예상되고 있을까요.

미래통합당 김용태 전 의원은 지난 10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봤습니다. 김 전 의원은 “레임덕의 핵심은 결국 대통령의 정책이 국민들한테 받아들여지느냐, 아니냐에서 판가름 난다”며 “지금은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 부동산 문제가 대표적이다. 행정수도 이전도 여론은 시큰둥할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레임덕은 전당대회가 끝나는 대로 본격화될 것”이라며 “당 대표, 최고위원이 된 사람들이 누가 대통령의 말을 들으려 하겠느냐”고 말했습니다. 현재 차기 당권 경쟁에는 이낙연 의원 vs 김부겸 전 의원 vs 박주민 의원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부산시장 등을 뽑는 내년 재보선이야말로 변곡점의 최고조가 될 거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최근 만남에서 “민주당이 서울시장, 부산시장을 모두 내줄 경우 대통령 레임덕은 걷잡을 수 없는 임계점으로 치달을 것”이라며  “지지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고 언급했습니다.

 

4. 미래 권력과의 관계성


대통령 레임덕 변곡점은 미래 권력이 대두되는 시점과 연관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입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관련해 지난 13일 통화에서 레임덕과 차기 대권의 역학관계에 주목하며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습니다.
 

"레임덕 시작은 차기 대권 윤곽에서 비롯"

정세운 정치평론가ⓒ시사오늘
정세운 정치평론가ⓒ시사오늘

“차기 대선주자의 윤곽이 나타나는 지점이 곧 대통령 레임덕의 시작이다. 역대 정부에서도 대통령 레임덕은 통상 차기 대선주자의 윤곽이 나타나는 지점으로부터 시작됐다.

YS(김영삼)는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을 시작으로, DJ(김대중) 또한 차기 대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아들 문제가 터지면서 레임덕이 가시화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청 분리 원칙을 내놓다 당내 차기 권력과 대립하면서 힘을 잃어갔다. 처음부터 박근혜라는 강력한 대권주자가 있던 이명박은 좀 다르다. 높은 지지율로 당선됐지만 행정수도 이전 등의 문제로 박근혜가 정부 초부터 각을 세웠던터라 레임덕이라 할 것 없이 임기 내내 흔들린 경우다. 박근혜 대통령은 레임덕을 피하기 위해 당내 미래 권력들을 일찌감치 내몰다 오히려 본인이 고립되는 자가당착에 빠졌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분기점이다. 차기 대선주자의 윤곽이 드러나면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만약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힘의 균형추가 미래 권력으로 이동하며 세력이 몰리게 된다. 상승세에 탄력이 붙은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몰려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이들 차기 대선주자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각을 세우는 일들을 시도할 것으로 그때부터가 대통령의 임기말 증후군이 본격화될 수 있다.”

한편, 여권 내 1‧2위 대선주자 지지율 간 역전 현상이 발생한 점도 대통령 레임덕 논쟁과 맞물리며 향후 추이를 놓고 관심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앞선 8월 둘째주 갤럽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19%)가 줄곧 1위이던 이낙연 의원(17%)을 2%포인트 차로 추월하며 골든 크로스를 이끌어낸 것입니다.

여권의 한 인사는 얼마 전 대화에서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대폭 상승한 것이 아닌, 이낙연 의원의 지지율이 대폭 하락한 것”이라며 “문 정부 초대 총리 출신의 이 의원은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했습니다. 민주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재명 지사의 선거 캠프로 갈 것”이라는 말로 돌아가는 현실 정치 분위기를 대신 전했습니다. 

※ 이 기사에 나온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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