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 수년째 오프라인 점포 감소…속사정은?
스크롤 이동 상태바
생명보험사, 수년째 오프라인 점포 감소…속사정은?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8.18 15: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한화·교보 등 감소세…경기 부진과 코로나19 등으로 대면 영업 어려움
설계사 감소에 네이버·카카오 진출 등도 영향…실적 감소 시 통·폐합 불가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2017년 상반기-2019년 상반기 주요 생보사 오프라인 점포 수 비교 ©자료=금융감독원 / 그래프=정우교 기자

최근 수년째 생명보험사의 오프라인 점포(지점, 영업소 등)가 감소하고 있다. 업계 안팎의 관계자들은 불안한 업황을 주요인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면영업이 어려워지면서 감소세는 당분간 계속되겠다고 전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기반으로 10개 보험사(△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NH농협생명 △흥국생명 △동양생명 △KDB생명)를 임의로 선정·분석한 결과, 총 9곳의 오프라인 점포 수는 최근 몇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특히 지난 2017년과 올해 상반기 현황을 비교한 결과, 가장 많이 줄어든 보험사는 미래에셋생명이었다.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17년(147개 점포)과 비교해 72.1% 감소한 41곳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같은 기간 KDB생명도 179개 점포에서 85개 점포로 52.5% 줄었다. 이외에도 신한생명과 NH농협생명, 흥국생명도 26% 수준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소위 생보업계 '빅3'라고 불리는 보험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704개의 오프라인 점포를 공시했는데, 이는 지난 2017년과 비교해 2.2% 가량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도 11.7% 감소하면서, 올해 상반기 583개의 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교보생명도 지난 2017년 674개 점포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606개 점포로 10.1% 줄었다. 

이외 동양생명은 지난 3년간 134개 점포에서 122개 점포로 8.96% 감소했다. 오렌지라이프는 유일하게 101개 점포에서 105개 점포로 3.96% 늘었지만, 지난해 상반기(112개 점포)와 비교해서는 7곳이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세는 업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불안한 업황에 설계사 수는 줄어들고 코로나19의 영향에 대면영업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 IT기업들이 보험시장에 진출하고 온라인 환경이 빠르게 구축되면서 점포의 통·폐합은 불가피해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18일 통화에서 "무엇보다 설계사 수가 줄어들면서 점포 간의 통·폐합이 지속적으로 진행됐던게 전반적인 오프라인 점포 감소세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면서 "설계사의 정착은 아무래도 업황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불황이 계속될 경우, 이같은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도 비슷한 의견을 꺼냈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손해보험과 달리, 생명보험의 오프라인 점포가 줄어드는 이유는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우선 손해보험의 경우, 오프라인 점포에 변동을 주는 것은 디지털화 때문"이라면서 "고객들은 누구나 쉽게 자동차보험이나 제 3보험(생명보험의 특성과 손해보험의 특성을 동시에 갖는 보험)도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가입할 수 있는 Needs가 존재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필요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만) 생명보험은 그렇지 않다"면서 "생명보험 고객들은 종신보험이나 기간이 긴 보험들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을 통해 주로 가입하기 때문에, 점포 수가 줄어드는 것은 '불황'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만약 설계사가 특정 점포로 배치될 경우, 해당 점포는 영업을 통해 설계사 수당 등의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지금처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면 영업이 부진하고,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불가피하게 점포를 통·폐합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같은 통화에서 "초저금리가 계속되고 경기가 나빠지면서, 보험사들은 효율성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다시 말해, 생산성이 낮은 점포를 통합해 대형화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지속적으로 영업 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 IFRS17, K-ICS 등 새로운 제도 도입도, 점포 축소 추세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