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둬야 산다”… 與의 ‘통합당=영남꼰대’ 프레임, 성공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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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둬야 산다”… 與의 ‘통합당=영남꼰대’ 프레임, 성공은 ‘글쎄’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0.08.21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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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통합당 때리기’…김종인에 “쇼 그만”, 전광훈에 “통합당과 한 패”
與 필사적인 ‘통합당=영남꼰대’ 프레임…전문가들 “선 넘으면 역풍”
“진영논리 거부하는 스윙보터 많아져…코로나 공세 지나치면 위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호남을 방문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무릎 사과’를 두고 ‘정치적 쇼’라고 비판하거나, ‘전광훈 사건’을 두고 통합당 측의 책임을 묻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통합당을 구시대의 ‘영남 꼰대’ 프레임에 가두려는 것이다.ⓒ시사오늘 김유종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호남을 방문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무릎 사과’를 두고 ‘정치적 쇼’라고 비판하거나, ‘전광훈 사건’을 두고 통합당 측의 책임을 묻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통합당을 구시대의 ‘영남 꼰대’ 프레임에 가두려는 것이다.ⓒ시사오늘 김유종

‘부동산 민심 역풍’으로 지지율 하락이 계속되자 궁지에 몰린 여당의 정치 공세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호남을 방문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무릎 사과’를 두고 ‘정치적 쇼’라고 비판하거나, ‘전광훈 사건’을 두고 통합당 측의 책임을 묻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통합당을 ‘영남 꼰대’ 프레임에 가두려는 것으로 해석되나, 도리어 여당의 진영논리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나온다.

 

與, ‘통합당 때리기’…김종인에 “쇼 그만”, 전광훈에 “통합당과 한 패”


통합당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19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무릎을 꿇고 참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광주의 비극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저희 당이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면서 “그동안의 잘못된 언행에 대해 진실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울먹였다. 

그러나 이를 두고 민주당에선 SNS를 통해 “진정성이 없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정청래 의원은 지난 19일 SNS에 “온갖 누릴 것은 다 누린 전두환의 부역자가 이제 와서 무슨 신파극”이냐면서 김 위원장의 사과를 향해 “광주시민들에게는 통하지 않을 표 구걸 신파극”이라고 폄하했다.

이원욱 의원도 같은 날 “미래를 향한 다짐, 실천 없는 무릎 꿇기는 쇼에 불과하다”면서 5·18 역사왜곡처벌법을 제정을 촉구했으며,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지난 20일 논평을 통해 “망언 정치인을 제명하지 않는 통합당 김종인 위원장 사과는 개인 차원의 사과이고, 쇼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민주당의 ‘통합당 때리기’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여당은 최근 폭발적인 코로나19 재확산세를 일으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및 광화문 집회 세력을 통합당과 엮는 ‘통합당 배후설’을 제기하고 있다. 통합당에게 ‘극우세력 광화문 집회’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코로나 감염 폭발은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극우단체에서 시작돼 8·15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전국으로 확산됐다”면서 “광화문 집회에 출동한 경찰까지 확진된 상황에서 집회 책임을 부인하는 미래통합당과 보수언론의 행동을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부겸 전 의원도 지난 20일 SNS에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모여 정권에 반대하고 비판한 메시지는 또 달리 봐야 한다’고 했다”면서 “그래도 여러분(광화문 집회세력)과 한 편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與 필사적인 ‘통합당=영남꼰대’ 프레임에…전문가들 “선 넘으면 역풍”


여당 측의 지나친 정쟁화는 도리어 ‘민심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뉴시스
여당 측의 지나친 정쟁화는 도리어 ‘민심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뉴시스

민주당의 이 같은 행보에는 통합당의 ‘중도 끌어안기’에 대한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군사독재 세력과 전광훈 목사를 통합당과 엮어, 이들을 다시 ‘영남 꼰대’라는 부정적 극우 프레임에 가두려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쓰나미’와 ‘광역단체장 성추문’으로 정부여당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가 광주를 방문하고 극우보수와 거리를 두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자 야권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실제 통합당은 지난주(10~12일 실시, 13일 공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정례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탄핵사태’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지지율을 역전했다.

정세운 시사평론가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그동안 통합당에게 드리워졌던 ‘영남당’, ‘극우보수당’, ‘기득권 옹호당’이라는 온갖 부정적 프레임을 다시 끌어오려고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번 지지율 추이를 ‘역전 변곡점’의 시작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여당 측의 지나친 정쟁화는 도리어 ‘민심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강상호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한국은 ‘스윙보터(어떤 당을 지지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폭이 점차 두터워지는 중이다. 정치학적으로 국민들이 ‘정당 로열티(충성도)’와 ‘진영논리’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이런 현실에서 진영 대결 구도로 몰아가거나, 자기 진영의 결집만을 요구하는 극단적 주장을 하는 쪽은 불리해진다”고 꼬집었다. 

강 교수는 이어 “자꾸 과거의 프레임 대결로 가는 것은 민주당에게 자승자박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선을 넘는 순간 바로 역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나치게 위기감을 조성하거나, 이번(전광훈 배후설)처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순간 민심은 돌아설 것”이라고 조언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날 SNS를 통해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 여당에게 있다”면서 “통합당에게 물어야 할 책임은 미미하다. 자기들의 정책적 판단의 오류를 남에게 뒤집어씌우려 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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