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유럽이 반할 만하네”…르노 조에, 가성비에 원격제어까지 품은 ‘볼매’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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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유럽이 반할 만하네”…르노 조에, 가성비에 원격제어까지 품은 ‘볼매’ 전기차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8.24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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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르노 조에의 모습.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 조에의 모습. ⓒ 르노삼성자동차

전기차 시장 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다른 수식어 하나 쯤은 가져야 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테슬라의 대표모델인 모델3, 프리미엄 전기차의 선두주자 벤츠 EQC, 최장거리 전기차라는 타이틀을 확보한 지엠 볼트EV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출시된 '르노 조에'도 이러한 대열에서 빠질래야 빠질 수가 없다.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그 입증된 상품성을 발판으로 한국 공략에 본격 나선 것. 이에 기자는 유럽 시장의 후한 평가가 한국시장에서도 먹힐까 하는 궁금증을 안은 채, 조에 시승에 나서봤다.

르노 조에 시승은 지난 1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북악 스카이웨이를 왕복하는 도심 구간에서 이뤄졌다. 우선 조에의 외관은 아담하면서도 유려한 디자인을 갖춰 마치 강가의 물살로 매끈히 다듬어낸 조약돌을 연상시켰다. 눈길을 확 사로잡는 특출함보다는 보면 볼수록 만지고 싶고, 하나 집어가고 싶은 비슷한 매력이 느껴져서다.

전면부는 르노의 디자인룩을 그대로 따라 우아하면서도, 후면부에는 조그만 마름모꼴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해 앙증맞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귀여운 것만은 아니다. 안개등 주변의 크롬 인서트와 핫스탬핑 그릴, 사이드 벤트 등의 요소들은 차량의 스포티함을 강조한다. 여기에 로장주 엠블럼을 열면 충전기를 꽂을 수 있는 DC 콤보 플러그가 나있는 점은 제법 기발하다.

지난 18일 시승한 르노 조에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난 18일 시승한 르노 조에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실내에 오르면 기존 르노 모델들의 인테리어가 그대로 반영돼 있어 낯설지 않다. 10.25인치 컬러 TFT 클러스터와 센터 콘솔에 위치한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우수한 시인성과 더불어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북돋기 충분하다. 그 밑에 위치한 피아노 타입 버튼들과 공조부는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해 편리하다. 2열은 다소 비좁지만 성인이 타기에 무리가 있는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패밀리카보다는 1~2인을 위한 데일리카에 더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발하기에 앞서 시트 포지션을 맞출 때서야 처음으로 불편함을 찾아볼 수 있다. 시트 조절을 수동으로 해야하는 데 다이얼식 스위치가 시트 오른편 뒤에 나있어 비좁은 팔걸이 사이에 손을 겨우 넣어서야 조작이 가능했던 것. 이는 경차 모델들과 비교해서도 열위에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 물론 깡통차라는 편견은 가질 필요가 없겠다. 차선이탈 경보, 사각지대 경보,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등의 다양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물론 앱을 통한 차량 상태 확인, 충전 및 공조제어 등의 원격제어를 지원하는 스마트카 그 자체다.

지난 18일 시승한 르노 조에의 실내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난 18일 시승한 르노 조에의 실내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주행 성능 역시 만족스럽다. 100kW급 최신 R245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5kg.m(245Nm)의 준수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최대토크를 뿜어내며, 50km/h의 속도까지 3.6초만에 도달하는 가속 성능은 운전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도심 구간 시승이었던 만큼 제약이 많았지만, 정차 후 재빠른 가속력으로 단숨에 치고 나가는 모습만큼은 감탄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르노 클리오와 닮은듯한 탄탄한 주행성능은 오히려 그 이상이라 말할 수 있겠다. 차량 하부에 배터리팩을 탑재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저중심 차체는 핸들링 성능과 승차감 향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작은 차체에도 통통 튄다는 느낌 없이 안정감있게 과속방지턱을 지나는 한편 스카이웨이길의 와인딩 코스에서도 민첩한 코너링을 가능케 해줘 답답함이 없다.

주행 중에는 일반 주행 모드인 D와 회생제동을 극대화해주는 B모드의 성격도 분명하게 나눠짐을 알 수 있다. D모드는 달리기 성능에 초첨을 맞춰, 내연기관에 가까운 주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반면 전자식 변속기를 한번 더 아래로 내려주면 설정 가능한 B모드의 경우에는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는 타이밍이나 감도가 강해져 회생제동에 주안점을 뒀음이 명확히 전달된다.

기자는 이날 르노 조에를 타고 17.9km를 주행한 결과 5.2km/kWh의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기자는 이날 르노 조에를 타고 17.9km를 주행한 결과 5.2km/kWh의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또한 내리막길에서는 B모드를 활용한 원페달 드라이빙과 브레이크를 적적히 활용하면 앞서 오르막길에서 손해를 봤던 연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실제로 이날 17.9km를 주행한 결과 5.2km/kWh의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공인 복합연비 4.8km/kWh를 상회해 만족할만한 수치다.

54.5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완충시 항속거리가 309km에 그친다는 점은 다소 약점으로 지목된다. 다만 회생제동을 활용해 충분히 더 긴거리를 주행할 수 있음은 물론, 보조금을 적용한 구매 가격이 2000만 원 중후반대임을 감안하면 수입 전기차 모델 중에서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녔다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 470여 개 르노삼성 서비스 네트워크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자랑거리로 꼽힌다.

이쯤되면 유럽 베스트셀링 전기차라는 타이틀이 국내 시장에도 자연스럽게 전이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담이지만 소형 해치백의 불모지로 불리는 한국에서 조에가 전기차 특성을 앞세워 그 징크스마저 끊어내주길 조심스레 바래본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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