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의 敵②] 김현아 “껍데기만 남은 부동산 정책, 全국토 아수라장 만들어”
[부동산 정책의 敵②] 김현아 “껍데기만 남은 부동산 정책, 全국토 아수라장 만들어”
  • 박근홍 기자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08.29 09:30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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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현아 비상대책위원 인터뷰
"文정권, 시대 흐름 읽지 못하고 시장과 싸우듯 대책 내놔"
"거시경제 외면하고 투기세력 잡는 데에 혈안…방향성 표류"
"그린밸트 해제·용적률 상향…민주당 정책 철학과 맞나 의문"
"개발시대 정책 버리고 주거환경 개선 집중해야 집값 해결돼"
"정부여당, 일방독주로 불행한 미래의 포석 스스로 깔고 있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정진호 기자)

지난 8월 24일 국회 본관에서 〈시사오늘〉과 만난 미래통합당 김현아 비상대책위원(前 국회의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김 비대위원의 진단은 '껍데기 정책'이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난 8월 24일 국회 본관에서 〈시사오늘〉과 만난 미래통합당 김현아 비상대책위원(前 국회의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김 비대위원의 진단은 '껍데기 정책'이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알맹이는 다 빠지고 껍데기만 남았다."

야권의 부동산 전문가로 통하는 미래통합당 김현아 비상대책위원이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부동산 정책에 대해 내린 진단이다.

김 위원이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 껍데기라고 평가한 건 이번뿐만이 아니다. 2018년 2월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 위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부의 허둥지둥 부동산대책이 사람들의 경제행위를 폭증시켰다. 서민들의 주거생활 변화는 거의 없다. 서민을 위한 혁신적인 부동산 정책은 하나도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지금처럼 간다면 절대 집값을 잡지 못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정치권에서 어느 누구보다 앞서 작금의 시장 상황을 정확히 예측했다.

지난 8월 24일 국회 본관에서 본지와 만난 김 위원은 문재인 정부가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 급등 등 부작용을 초래한 데 이어, 이제는 본래 추구하던 정책적 이념과 철학을 모두 부인하는, 이른바 자기부정의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여당이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과거 자신들이 반대했던 정책들을 알맹이는 쏙 뺀 채 껍데기만 받아들였으며, 급기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명분 아래 국가 백년지대계인 국토정책의 근간까지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의 發源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하는가.

"어떤 정부든 주거 안정을 바라지 않는 정부는 없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도 당연히 주거 안정, 집값 안정화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마음으로 출범했을 거다. 다만, 시작부터 잘못됐다. 부동산 시장을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 전(前)정권에서 부동산 경기가 내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거시경제 측면에서의 정책이 아니라 몇몇 강도 높은 규제를 내놓으면 충분히 컨트롤 가능할 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핀셋규제라는 표현이 이번 정부에서 처음 나오지 않았느냐. 다주택자, 서울, 강남 등 특정 지역, 특정 계층에 포커스를 맞춰 정책을 펼쳐도 큰 문제가 없다고 예상한 것 같다."

-전반적인 정책의 방향성에는 오류가 없었나.

"부동산이라는 건 자본시장과 공간시장의 경계에 있는 사적재산으로서 묘한 성격을 가진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고도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집에 투자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줄곧 강조하는 공정이나 정의의 가치만으로는 부동산을 제대로 읽을 수 없다. 그런데 정부여당은 정책을 펼칠 때 이념적 수단으로서의 부동산에 포커스를 맞췄다.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는 데에 주안점을 많이 둔 것 같다."

-밑그림 자체가 잘못됐다는 뜻인가.

"그렇진 않다. 초기에는 다주택자 양도세를 강화하면서 주거복지로드맵을 동시에 내놨고, 임대주택사업 등록 활성화도 꾀하는 등 조금씩 균형을 맞추면서 큰 밑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한 게 눈에 분명하게 보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마치 부동산 시장 구성원들과 전쟁을 하듯 정책을 발표했고, 전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결국 시대적 흐름을 읽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결혼을 꺼리긴 하지만, 막상 결혼을 결심한 사람들은 집에 대한 소유욕이 굉장히 뚜렷하다.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누리며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싶은 경향이 오히려 과거보다 큰 측면이 있다. 그런 국민들은 그대로 놔두면서, 집 문제 때문에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 세대들을 그쪽으로 이동시켜 줄 수 있는 주거사다리 정책을 마련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3040세대가 집을 사는 걸 무조건 투기수요에 편승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다 보니 잘못 건드린 거다."

김현아 위원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들의 집에 대한 본질적 욕구를 무시하는 바람에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 시사오늘
김현아 위원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들의 집에 대한 본질적 욕구를 무시하는 바람에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 시사오늘

-패러다임의 변화를 부동산 정책에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겠나.

"오히려 반대다. 시대가 바뀌면서 주거 패러다임은 변화했으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집에 대한 본질적인 욕구 그 자체는 변화하지 않았다. 'to buy'가 아니라 'to live'라곤 하지만, 중산층에게 있어서 집의 자산의 기능은 여전히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고, 3040세대들은 그것에 대한 욕구가 특히 강하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은 바로 그 본질적 욕구를 무시했다는 데에 있다."

-정부여당 주요 인사들은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것 같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주부와 젊은 층이 투기 대열에 합류하면서 집값이 급등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김 위원은 이 대목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가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누구 탓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책 실패를 갖고 이전 정부나 특정 세력, 국민을 탓하는 건 자신들의 무능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에서 투기세력이라고 하는 것은 실체가 있는 게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나쁜 마음을 먹고 시장에서 위법적인 행위를 벌이는 소수의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집이라고 하는 건 단 한 채를 갖고 있는 사람도 자기가 처한 상황에 따라 그걸 자산으로 인식하거나, 자산증식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욕구가 다분하다. 그걸 투기로 보느냐, 실수요로 보느냐는 종이 한 장 차이다.

본인들이 내놓은 부동산 정책 때문에 시장에서 자꾸만 부작용이 일어나기 시작하니까, 투기세력을 잡는 데에만 혈안이 되고 거기에만 몰입을 했다. 결국 정책의 방향이 표류하고, 균형도 잃었다. 계속 악수만 반복해서 두고 있다."

-투기수요 근절, 실수요자 보호라는 현 정권의 대원칙이 틀렸다고 생각되진 않은데.

"애매하다. 핀셋규제라고 하는데, 막상 시장에서는 실수요자를 핏셋으로 뽑아내는 게 쉽지 않다는 거다. 실수요냐, 투기냐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문재인 정부는 항상 그걸 투기적 수요라고 규정해 버린다. 그리고 거기에 모든 정책을 몰방한다. 그런데 그 정책의 효과가 과연 투기 수요에게만 가느냐, 그렇지 않다. 오히려 무주택자, 약자들이 그것에 대한 부작용을 먼저 체감하고, 더 크게 느낀다."

부동산 정책 실패의 本流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악화로 정부여당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데에 동의하나.

"부정할 수가 없다. 시기적으로 보면 절묘했고, 6·17 부동산대책이 정점이었다. 강남 잡고, 서울 잡고, 다주택자 잡고, 다 안 되니까 이제 실수요자들까지, 특히 3040세대가 살 수 있는 주택에 대한 규제가 이뤄졌다. 가장 컸던 게 집을 사고 수개월 내 세입자를 내보내고 매입자가 들어가지 않으면 갭투자로 보겠다는 내용이다. 전세 끼고 산 주택을 전부 다 갭투자라고 규정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구축을 살 때 전세를 끼지 않고 사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근데 그걸 모두 갭투자라고 보는 거다. 그리고는 지금 갭투자가 줄었다고 자화자찬을 하는데, 재건축조합 아파트 입주요건, 거주요건 강화하고 임대차보호법 강화했으니까 당연히 세입자 낀 집을 팔 수가 없는 것 아니냐. 그러니까 갭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거다."

-6·17 부동산대책은 정말 후폭풍이 컸다. 원성이 커지자 후속 보완책까지 나왔는데.

"너무 아마추어거나, 너무 땜빵식이다. 문재인 정부는 언론에 의해 밝혀지고, 현상적으로 드러나는 것에 대해서만 대응하고 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현 정권이 정말 주택가격 안정을 바라는 걸까'라고 의심까지 하는 거다. 약이 제대로 들지 않을 때는 할 수 있는 걸 다하고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그런데 이 정부는 기다리질 못한다. 계속 극약처방만 한다. 약 중에 즉각 효과가 나오는 약은 마약과 독약밖에 없다. 그런데 그 두 가지는 근본적으로 치유를 목적으로 쓰는 약이 아니다. 임시방편으로 고통을 일시적으로 줄이든가, 죽기 전에 잠시 생명을 연장하는 데에 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딱 그 꼴이다. 왜 그러느냐. 국민들이 이제 신뢰하지 않는다. 국정동력 상실 위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정부로서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고, 점점 더 조급해지는 거다. 부동산대책을 23번 발표했는데도 부동산 감독기구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한다. 정책 효과가 하나도 없어서 시장에서 편법과 탈법, 투기가 계속 만연하다는 전제가 깔린 게 아니냐. 자신들이 내놓은 정책을 모르거나, 자신이 없거나, 불안한 거다."

-다주택 고위공직자 문제도 부동산 정책 불신을 키운 것 같다.

"국민들이 다주택 고위공직자를 믿지 못하겠다고 한 게 아니라, 정부여당과 청와대가 먼저 나서서 우리는 집을 팔겠다, 공천을 주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그런 엄포를 놨는데도 아무도 그걸 따르지 않은 거다. 개인적으로 노영민 비서실장, 김조원 수석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게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부동산은 자신 있다', '부동산으로 돈 벌지 못하게 하겠다'고 했는데, 그때부터 이미 대통령의 입은 부동산으로 노후 준비를 한 것이지 않느냐. 그때 난 깨달았다. 이미 현 정권의 수많은 고위공직자들, 대통령 측근들이 대통령의 정책, 대통령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 근데 아니나 다를까 줄줄이 다 그렇더라."

-다주택자는 고위공직자로 임명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이게 부동산 정책 실현에 과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나.

"바꿀 사람들이야 무진장 많을 거다. 그런데 그게 과연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신뢰로 이어질까. 정책에 대한 불신은 사람을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지난 7월 어느날 김현미 국토교토부 장관이 언론을 통해 주택 공급이 부족하지 않겠다고 얘길 했다. 그런데 이튿날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공급 얘기를 하더니, 그린벨트 해제 이슈가 갑자기 나온다. 주택 공급 정책에 권한이 없는 공직자가 공급을 얘기하고, 김현미 장관은 또 세금을 강조하던데, 너무 아이러니하지 않느냐. 이를 풀어서 생각하면 결국 사람이 문제가 아닌 거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국민을 우습게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촛불시민이 정권교체를 해줬다. 자신들도 스스로 촛불정권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내가 밀어붙이면 국민은 따라올 거야, 그 다음에 내가 말을 바꾸면 또 그대로 믿어줄 거야라는 식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참으로 오만하다고 생각한다."

-임대차보호3법에 대해서도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전월세 시장이 시끄럽다.

"사실 순수 전세가 사라지는 건 일종의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아예 없어지진 않을 테지만, 임대차3법이 전세 소멸을 촉진시킬 거라는 것도 맞다고 본다. 그래서 세입자를 보호해주는 정책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소득공제를 해줘서 그걸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든지, 그 비용을 구매로 돌려서 집을 살 수 있게끔 대출을 용이하게 해준다든지 말이다. 그런데 정부여당이 추진한 임대차3법은 임대인도, 임차인도 행복하지 않은 정책이다. 기존 계약한 소수 사람들만 혜택을 느끼고, 그마저도 4년 후 미래는 불안한, 어느 누구에게도 지속적인 안정을 선사할 수 없다.

이솝우화에서 아무리 바람을 불어서 압박해도 결국 옷을 못 벗기는 것처럼, 지금의 임대차3법은 일방적으로 임대인을 궁지로 몰고 불편하게 만드는 행태를 취하고 있다. 임차인도 좋을 게 없다. 이런 식으로 시장을 옥죄면 집주인들이 집을 고칠 이유가 없다. 미국 뉴욕에서는 낡을 대로 낡고, 바퀴벌레가 드글대는 집이 월세가 400~500이다. 임대차3법으로 임대료가 조금 낮아질 수는 있다. 하지만 주택의 질은 더 나빠질 것이다. 임대인과 임차인 간 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책 실패의 支流

"국민들은 이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 김 비대위원의 단언이다 ⓒ 시사오늘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일각에서는 현 정권이 애초에 집값 안정화에 포커스를 맞춘 게 아니라 세수 확충, 경기부양 등을 위한 부동산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보유세 현실화 문제는 분명 세수 확충의 한 방편으로 삼았을 거다. 문재인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해서 계속 세금을 올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경기부양도 기저에 깔렸을 가능성이 높다. 현 정권이 출범할 때 제일 먼저 꺼낸 얘기가 '토건으로 경기부양하지 않겠다'였다. 그런데 대선 핵심 공약이 건축 경기와 밀접한 도시재생 뉴딜이지 않았느냐. 그리고 잘못된 부동산 정책들을 계속 내놓으면서 분양시장을 로또로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지금 한국형 뉴딜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거 넓은 의미에서 보면 결국 다 토건이다. 내수경제를 살리려면 건설 경기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근데 토건으로 경기부양하지 않겠다고 말한 게 있으니, 이름만 다 바꾼 거다. 속을 보면 과거 건설 경기부양책과 내용이 별로 다르지 않다.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다. 정권 초기부터 전문가들이 주장했던 정책들을 이제야 뒤늦게 도입하고, 따라가려 하는데 겉만 싹 다 바꿨다. 대표적인 게 8·4 공급대책이다."

-예를 들자면.

"정부여당의 원래 정책 방향과 맞는 게 하나도 없다. 그린밸트 해제가 현 정권과 민주당의 철학이었나. 아파트 개발 반대한다고 하더니 용적률 상향은 무슨 말인가. 정부여당이 추구했던 정책을 다 스스로 부인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는 지지층 비판을 의식해서 그런지 태릉골프장을 개발하되 뭘 추가하겠다는 둥, 개발이 아니라 도시재생이라는 둥, 재개발·재건축은 환수하겠다는 둥, 막 이렇게 해명하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는 결국 자신이 과거에 비판하고 반대했던 것들을 은근슬쩍 넣은 것이다."

-보수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권유했던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닌가.

"껍데기만 가져온 거다. 실질적으로 이런 정책이 과연 실현될까. 예를 들어 공공재개발, 공공재건축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그만큼 공급이 될까. 또 공급이 이뤄지는 시기는 아무리 빨라도 7년 후인데, 그 안에 정권이 교체되거나 시장 상황이 바뀌면 계속 유지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실효성이 낮다고 생각한다. 3기 신도시 용적률을 높이겠다는 부분도, 가뜩이나 기존 1·2기 신도시 주민들이 피해를 받는 상황에서 용적률을 더 높이면 교통 등 다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겠느냐.

그래서 나는 껍데기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전문가들이 요구하는 대안을 가져는 왔는데 알맹이는 하나도 없고, 그 껍질조차 효과를 전혀 낼 수 없는, 그래서 지금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은 '껍데기 정책'이다. 너무 허접하고, 급조했다."

-공급 확대 효과는 있지 않겠느냐. 이건 미래통합당 등 야권이 주장한 내용이기도 하다.

"공급 확대라는 신호만 주려는 것 같다. 본인들이 수요 억제 정책을 펼쳤는데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발생했고, 외부에서는 공급 확대가 답이라고 하니까 이런 허접한 정책을 내놓은 거다. 실패에 대한 인정이나 국민에 대한 사과는 일언반구도 없이 말이다. 다 좋다. 그런데 공급 대책은 현 정권뿐만 아니라 어느 누가 내놔도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렵다. 공급 확대를 하려고 했으면 정권 초기부터 했어야 했다. 그래야 임기가 끝날 무렵 뭔가 성과가 나오는 거다. 근데 집권 3년차에 이걸 내놓는 게 무슨 효과가 있을까. 아무 효과도 없다. 그러니까 사전청약이라는 걸 앞세워 어떻게든 시장이 공급 확대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려는 거다. 공급 확대 정책이 아니라 심리적 안도감을 주려는 수단에 불과하다."

-결국 수정된 부동산 정책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뜻인가.

"그린벨트 해제, 용적률 상향 등이 과연 4차산업혁명이나 포스트 코로나와 같은 시대 흐름, 균형발전적인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해 내놓은 정책일까. 부동산 문제 해결하겠다고 내놓은 세종 행정수도 이전론은 또 어떠한가. 잘못된 부동산 정책의 꼬리가 전(全)국토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주택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국토정책, 도시정책을 다 흔들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 이후의 未來

김 위원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 개발시대부터 이어진 기존 부동산 정책을 버리고, 인프라 확충에 치중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부동산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 시사오늘
김 위원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 개발시대부터 이어진 기존 부동산 정책을 버리고, 인프라 확충에 치중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부동산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 시사오늘

-집값을 잡을 순 있을까.

"당장은 어렵다. 공급을 많이 하면 그 공급이 실현되는 시점에 집값이 조정을 받을 거다. 문제는 아까 말했듯 현 정권이 내놓은 공급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공재개발, 공공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물량은 중상위 주택보다는 중하위 주택의 가격을 낮춘, 품질이 낮은 주택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에 있어서는 가격 안정 효과가 있겠지만 중산층이 실질적으로 살고 싶은 주택의 안정 효과는 요원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과도한 집값 폭등, 코로나19 등 때문에 집값을 떨어뜨릴 수 있는 정책이 있더라도 실행에 옮기기 어려울 것 같은데.

"맞다. 경기가 너무 안 좋아서 정책 결정자가 그걸 쉽게 선택하지 못할 것이다. 집값은 미세조정되지 않는다. 상승률 둔화나 하락세가 최소 3~6개월 정도는 지속돼야 우리가 그 방향성을 전망하고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격 안정 효과는 아직도 지켜볼 단계고, 그 다음에 그렇게만 떨어지면 좋은데 만약 그 상태에서 갑자기 외부 쇼크가 발생한다면 주택가격은 조금 떨어지는 게 아니다."

-그런 식으로 폭락한다면.

"완전히 경제가 큰일 난다. 금융이 무너지니까."

-그렇다면 부동산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시장 안정화와 국민들의 욕구 만족을 동시에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고민을 시작으로 기존 부동산 정책을 바꿔야 한다. 주거환경이 좋으면, 누구나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들어주면 자산 가치는 오르는 거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인프라 투자다. 왜 다들 서울에서 살려고 하겠느냐. 교통, 의료, 학교, 문화 등 인프라 때문이 아닌가. 그런 것들을 확산시켜서 서울·수도권 밖에서도 인프라를 누릴 수 있게끔 해줘야 되는데, 지금 그건 하나도 다루지 않고 빈 땅에 신도시를 짓는다든지, 용적률을 높여 닭장 아파트를 만든다든지, 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개발시대, 소득 1만 불 시대 부동산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는 퇴행이라고 본다."

-집이 아니라 주거환경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개인의 소득 능력에 따라서, 좀 부족하면 작은 면적에 살고 많으면 넓은 면적에 살고, 또 같은 면적에 살 수 있는 소득이라도 도심에서는 좀 작게 살고 외곽에서는 좀 넓게 살고. 다만, 어디서 머물든 차별받지 말아야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주거 인프라다. 사는 지역에 따라 교육 수준이 다르거나, 의료 서비스 품질이 다르거나, 교통 접근성이 다르거나, 그런 차별을 없애야 한다. 어디에 살든 삶의 질은 비슷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큰 관점에서 보는 게 아니라 오로지 특정 지역 집값을 잡기 위해 정책을 펼치니까, 이게 이제 전국적으로 풍선처럼 번져서 시장이 엉망이 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웃으면서) 부동산으로 정치하지 말아야지. 전 정권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비판을 자양분으로 삼아서 현 정권의 인기를 만들려고 하는 게 반복되면 부동산 정책의 실패는 멈출 수 없다. 전 정권 탓을 서로 지양하고, 전 정권에서 잘한 건 계승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이 뭔가. MB(이명박 전 대통령)정부 때 녹색경제 아닌가. 이 악순환을 누가 끊을지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꼭 이걸 끊어야 한다.

근데 지금처럼 야당을 배제하고 정부여당이 일방 독주를 하게 되면 정권교체로 판이 바뀌어도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권은 지금 굉장히 불행한 미래의 포석을 스스로 깔고 있다. 지금이라도 야당과 협조해 문제점에 대해서 서로 의논하고, 그 책임을 서로 분담할 수 있는 구조로 가져가야 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김 위원과 인사를 나누는데, 그가 대뜸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을 이끄는 사람이 누구인 것 같아요?"라고 물었다. '저도 잘 모르겠네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김 위원은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웃으면서) 일단 다들 하는 얘기가 김현미 장관님은 아닌 것 같다는데…. 누구인지는 모르겠어요. 근데 뭐랄까 부동산 시장의 작동 원리를 너무 모르거나 아예 무시하는, 신중하지 못한 그런 사람인 것 같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시장을 쑥대밭으로 만든다는 게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아요. 부동산 정책을 전문가가 아니라 정치꾼이 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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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2020-09-02 09:31:36
정말 도움이 되는 기사입니다 감사합니다 ~

ㅁㅁ 2020-09-02 09:27:49
하~~ 제발 김현미야 내려와

김현아의원님이 장관으로!!

ㅇㅅ 2020-09-02 09:26:49
꼼꼼하게 읽어보세요... 정말 이런분이 정부에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ㅇㅇ 2020-09-02 09:22:27
살다살다 집값 오르는 걸 국민탓하는 정권은 처음봤다. 다주택자에게는 독약을, 무주택자에게는 마약을 처방하는 못된 사람들... 연이어 실패한 부동산 정책 때문에 집값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수도권 전세는 씨가 마르게 됐다. 부자 잡겠다는 그 어설픈 정책이 서민에게 이미 독약이 됐다.

샤인 2020-08-29 10:33:42
핵심을 찌르는 명쾌한 기사 훌륭합니다.
더위에 건강하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