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해도 올해 주택 공급량 찔끔↑…“공급 위축 우려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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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해도 올해 주택 공급량 찔끔↑…“공급 위축 우려 현실화”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8.31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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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부터 본격 감소 vs. 장마·코로나19 영향일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문재인 정부의 규제 영향으로 건설사 등 공급자들이 대거 물량을 밀어냈음에도 올해 분양실적이 신통치 않은 모양새다. 공급 위축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 30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20년 7월 전국 주택건설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공동주택 분양실적은 5만8866호로 전년 동월(2만2810호) 대비 158.1% 증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지역은 499.3% 급증했으며, 수도권과 지방도 각각 223.5%, 111.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국에 공급된 일반분양 물량도 전년 동월보다 127.7% 증가한 3만9066채로 나타났다.

지난 7월 29일부터 서울·경기 322개동을 대상으로 시행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각 공급자들이 서둘러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인해 공급량이 줄어들 일은 없다는 정부의 공언이 입증된 셈이다.

지난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을 확대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12·16 부동산대책 발표 당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시장에서 과도하게 우려하는 것만큼 공급이 줄어드는 건 아니라고 본다. 일종의 공포 마케팅처럼 작용해 시장의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며 "주택 공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넓은 관점에서 통계를 살펴보면 흐름은 사뭇 다른 양상이다. 올해 1~7월 전국 공동주택 분양실적은 18만8437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13.5% 늘었다. 서울 지역은 67.1% 공급량이 확대됐으나 경기권과 지방에서 각각 6.9%, 2.5% 증가하는 데에 그쳤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일반분양 물량은 11만686호에서 12만5454호로 늘었지만, 증가율은 전체 물량의 그것보다 소폭 낮은 13.3%를 기록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따른 반사효과가 있던 지난 7월을 제외하면 오히려 지난해보다 적은 물량이 시장에 공급된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물량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해도 공급량이 신통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하반기부터 공급량 감소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주택협회 월별 분양실적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 공급(예정)된 물량은 2만703호로, 전년 동월(2만6773호) 대비 22.67% 감소했다. 실수요자들이 실질적으로 공급 확대를 체감할 수 있는 일반분양 물량도 21.60%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 지역은 지난해 8월 3707호에서 올해 8월 5028호로 35.63% 증가했지만 일반에 공급된 물량은 2002호에서 1687호로 15.73% 줄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7월 물량을 빼면 지난해보다 현저히 공급량이 줄었다. 5년 평균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더욱 크다"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영향으로 공급자들이 물량을 쏟아냈는데도 이 정도이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 위축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물론, 이와 다른 견해도 존재한다. 이달 공급량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와 장마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장마철 집중호우 등 때문에 공급일정이 지연된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또한 지난달 물량을 쏟아내는 과정에서 건설업계 내 피로감이 축적된 것도 감안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서 최근 지속적으로 공급 확대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고, 관련 정책도 추진 중이어서 비관하긴 아직 이르다"고 반박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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