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약속의 광장, 언약의 광화문 대통령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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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약속의 광장, 언약의 광화문 대통령으로 돌아가자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09.03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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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대통령 시대 열겠다고 천명한 그때 환기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최근 한 교회 목사의 설교를 들었다. 성경 구절을 인용한 선한 목자에 대한 얘기였다. 밤이 되면 목자는 양떼 우리의 관문을 제 집 삼아 눕는다. 이리가 나타나 양을 잡아가지 못하도록, 침범하려면 ‘나부터 밟고 가야 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란다. 만에 하나 이리가 급습해도 양을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운다고 한다. 양떼를 버리고 저부터 살고 보는 가짜 목자와 같은 품삯 꾼도 있지만 사명을 가진 목자는 자신을 버리고 양을 지켜낸다. 그게 진짜 목자의 태도이며 책임감을 가진 리더는 그러해야 한다는 당부였다. 

요즘 진인 조은산의 시무 7조가 화제다. 그가 사는 나라는 “간신이 쥐떼처럼 창궐하여 역병과도 같고, 핍박받는 백성들의 고통은 날로 극심해져가는” 아수라장과도 같은 곳으로 비유돼 있다. 그 나라의 폐하는 “나라를 해치는 이념의 잔재와 백성을 탐하는 과거의 유령, 복수에 눈이 멀고 간신에게 혼을 빼앗겨 적군과 아군을 구분 못하는” 안타까운 인물로 그려져 있다. 이 때문에  “폐하의 적은 백성이 아니다”라는 조은산의 청이 간곡하다.

지난 장미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광화문 시대의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했다. 집무실과 관저를 광화문으로 옮기고 퇴근길에는 남대문에 들러 시민들과 소주 한 잔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어느 지상파 방송 출연을 통해서는 대통령 된 뒤 자신에 대한 퇴진 시위가 일면 어떻게 할 거냐는 패널 질문에 광화문 광장으로 가 설득하겠다고 했다. 취임식에서도 거듭 광화문 대통령은 강조됐다. 대통령 자신부터 새로워지겠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천명했다.

약속은 지켜졌을까. 집권 4년차가 지나가지만 언약의 광장은 없다. 광화문 대통령은 없다. 집무실도, 관저도, 설득도 없다. 대신 그곳엔 남남 갈등이 자리 잡았다. 편 가르기 대통령이라는 원성이 들리고 있다. 처음엔 이념으로 갈라지던 게 이제는 생활 전반으로 나누어져간다. 인국공 사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립을, 부동산 정책은 임대인과 임차인 갈등을, 공공의대 논란은 의사와 간호사의 대결로 부추겨지는 격이다. 그럼에도 남탓뿐이다. 책임을 돌리기 바쁘다.

선한 목자는 자신을 버릴 각오로 양떼를 지킨다. 어느 양은 보듬고 어느 양은 떼어놓지 않는다. 진짜 책임 있는 정치를 할 때다. 우리의 대통령은 인자한 얼굴을 지녔다. 성품도 인자하다는 칭찬이 자자했다. 다시 그 인자한 모습으로 국민 모두의 광화문 대통령을 천명했던 초심을 되살려주길 희망한다.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르다. 이제라도 언약의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가면 된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면 된다. 또 그것이 국민의 환호로 상소됐던 조은산의 시무7조에 답하는 길일 것이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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