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각지대③] “제과점에서 공부”…외식업계도 형평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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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각지대③] “제과점에서 공부”…외식업계도 형평성 논란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0.09.03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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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됐다.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음식점, 주점, 프랜차이즈형 커피 전문점 등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제한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치 대상이 아닌 편의점, 제과점, 패스트푸드점 등으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일종의 규제 사각지대가 형성된 모양새다. 이에 대한 각 업계의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 중인 1일 오후 서울 한 시내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 중인 1일 오후 서울 한 시내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내 취식이 금지된 가운데 외식업계 업종 간 규제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기존 프랜차이즈 카페를 주로 이용하던 고객층이 제과점, 패스트푸드점 등으로 옮겨가면서 정부 방역 지침 허점을 파고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도권 사회적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했다. 지침에 따라 카페 중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에 대해서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매장 내 음식·음료 섭취를 금지하고 포장·배달만 허용하는 핵심 방역수칙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수도권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은 매장 내 취식이 여전히 가능하다는 데서 허점이 발생했다. 이들 업종의 경우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해야 하지만 이 시간 외에는 매장 이용이 가능한 셈이다.

이에 각종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 A씨는 “그동안 동네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노트북을 가지고 와 공부하는 사람을 한 번도 못 봤는데 최근 프랜차이즈 카페 이용이 제한되니 학생들이 공부를 파리바게뜨에서 하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B씨도 “커피를 파는 건 똑같은데 제과점이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돼 규제를 받지 않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사람들만 노력하는 것 같아서 규제를 더욱 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된 프랜차이즈형 패스트푸드점도 사각지대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커피 등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음료와 스낵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대체재로 떠오르기 충분한 상황이다. 누리꾼 C씨는 “주변에 커피 마실 매장이 없어서 맥도날드에 갔다”며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1500원인데 맛도 타 커피 브랜드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각종 신메뉴 출시, 이벤트 등으로 소비자들이 더욱 몰렸다. 지난 1일 KFC는 KG그룹 창립35주년 기념으로 ‘버켓 9900원’ 행사를 진행했다. 2만원인 버켓 상품을 절반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로, 배달은 불가하며 KFC 애플리케이션에서 할인쿠폰을 다운받아 매장에서 주문해야 할인 구매가 가능하다.

이날 경기도에 위치한 한 KFC 매장을 찾은 직장인 D씨는 “오후 5시쯤 방문했는데 4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면서 “매장 내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고 키오스크 앞에도 줄이 길어서 거리두기가 무색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도 3일부터 오는 9일까지 ‘1955 버거 단품 구매시 세트 업그레이드 무료’ 행사를 펼친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전 4시까지 버거 판매 시간에 한하며 매장 구매 시에만 이용할 수 있다. 배달 서비스 맥딜리버리로는 행사 참여가 불가능하다.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은 전자 출입명부 도입, 마스크 착용, 이용자 간 2m(최소 1m) 간격을 유지하는 등 핵심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킨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외식 매장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된 사례가 있는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이후 불거진 규제 형평성 논란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오는 6일 밤 12시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이 종료되는 가운데 거리두기 연장 여부를 오는 주말 중 발표할 전망이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수도권에 강화된 2단계 조치 그리고 전국적인 2단계 조치들에 대한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확진자 수의 감소 추세가 확연하게 드러나지는 않고 있어 방역지침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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