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망론, 현실성 있나…가능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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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대망론, 현실성 있나…가능성은 ‘글쎄’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09.07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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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난 탓에 ‘대선 출마설’ 돌지만…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대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시사오늘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대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시사오늘

“어디서 자꾸 그런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가능성 제로(zero)입니다.”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지지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8월 초, <시사오늘>과 만난 당 관계자는 ‘김종인 대망론’에 대한 질문에 어이가 없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그러고는 기자에게 되물었다.

“정말 김종인 대망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여당 쪽에서 김종인 체제 무너뜨리려고 흘리는 말 아닐까요?”

 

정가 달구는 김종인 대망론


1940년생인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처럼, 김 비대위원장의 나이도 걸림돌이 아니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뉴시스
1940년생인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처럼, 김 비대위원장의 나이도 걸림돌이 아니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뉴시스

그러나 ‘여당의 전략’일 것이라는 이 관계자의 말과 달리,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권을 노리고 있다는 주장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흘러나온다. 시작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었다.

정 의원은 지난 6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년 4월 보궐선거 후 결과에 상관없이 대선 경선 국면으로 진입하면 시간 끌며 전당대회 할 겨를이 없다 할 것”이라면서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 시간도 없게 되니 자연스레 통합당(現 국민의힘) 대선 주자로는 김 비대위원장 추대론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썼다.

그러자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6월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연령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겠는가. 저렇게 활발하게 활동하고 이슈메이킹에 성공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자질을 갖춘 분”이라며 “앞으로 성과에 따라 논의가 충분히 그렇게(김 비대위원장의 대선 출마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로부터 두 달여가 지난 8월 25일에는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내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까지 승리로 이끌면 (김 비대위원장을) 대선 후보군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월 1일에는 민주당 이낙연 의원도 “그런 얘기를 바람결에 들은 적은 있다. 가능성이야 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지난달 <시사오늘>과 만난 여권 관계자 역시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도 대선 출마를 선언했었다. 대권 욕심이 있는 분”이라며 “김 비대위원장 나이가 많다고는 해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바이든과 두 살 차이밖에 안 난다. 보수 쪽에서 계속 후보가 안 나오고, 내년 서울시장 재보선에서도 이기면 김 비대위원장이 대선에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불가능은 없다지만…현실의 벽 높아


무엇보다 김 비대위원장 본인의 대선 출마 의사가 크지 않다는 말이 들린다. ⓒ뉴시스
무엇보다 김 비대위원장 본인의 대선 출마 의사가 크지 않다는 말이 들린다. ⓒ뉴시스

하지만 김 비대위원장이 보수 진영 ‘대표 선수’로 나설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단 2022년 대선이 치러질 때면 한국 나이로 80대 중반에 접어드는 고령이 첫 번째 걸림돌이다. 1942년생인 조 바이든마저도 각종 ‘건강 이상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그보다 두 살이 많으면서도 2년 늦게 선거를 치러야 하는 김 비대위원장이 대선 후보로 나서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랜 정치 경험에도, 의외로 본인의 선거 경험은 많지 않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목된다. 김 비대위원장은 다섯 차례나 금배지를 달았지만, 모두 전국구 또는 비례대표를 통한 것이었다. 지역구 출마 경험은 1988년 제13대 총선 단 한 차례뿐이고, 그마저도 서울 관악구을에서 이해찬 당시 평화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이 ‘자기 선거’를 치르는 능력은 검증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도 본인의 대선 출마 의지가 크지 않다는 전언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7월 1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킹’ 될 수 있느냐는, (내가) 그런 무리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대선을 치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놓으면 내 임무는 끝”이라고 잘라 말했다.

앞선 국민의힘 관계자도 “김 비대위원장의 판단력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지금 상황에서 욕심을 내는 건 가능성도 없고 본인에게도 좋을 게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아는 분”이라면서 “차라리 개헌 후 총리를 노린다는 얘기는 그럴듯하다는 생각이라도 들겠지만, 김종인 대망론이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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