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오늘] 늙어가는 일본 ‘야쿠자’… “은퇴하면 생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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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오늘] 늙어가는 일본 ‘야쿠자’… “은퇴하면 생계 어려워”
  • 정인영 기자
  • 승인 2020.09.11 21: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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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물결에 2030 조직원 20% 미만
효고현, 은퇴한 야쿠자에 취업지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인영 기자]

최근 일본의 조직폭력단 ‘야쿠자’가 신입 조직원을 확보하지 못해 조직원들의 수가 감소하고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의 1일 보도에 따르면 ‘야쿠자’의 세력은 매년 약화되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조직원 수가 매년 감소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조직원의 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에는 4만 1500명이었으나, 지난해 말에는 1만 4천400명으로 줄었다.

야쿠자 세력은 조직원 수가 감소함과 동시에 고령화 현상도 피해가지 못했다. 작년 말 기준 전체 조직원의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이었고, 70대 이상 비율도 2006년의 2.3%에서 10.7%로 급증했다. 실제로 작년 말 기준 가장 큰 야쿠자 집단인 ‘야마구치구미’의 최고령 두목은 83세, ‘고베 야마구치’의 두목은 79세였다.

반면 20대 비율은 4.3%, 30대 비율은 14%로 둘을 합쳐도 전체 조직원의 20%가 되지 않는다.

젊은 세대의 새로운 조직원이 유입되지 않는 것은 2011년 일본의 모든 지자체에서 ‘폭력단 배제조례’를 제정한 탓이다. 이 조례에 따르면 야쿠자 조직원으로 등록된 자는 은행계좌 개설, 신용카드 발급, 휴대전화 개통, 보험 가입이 불가능해진다. 일본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조직에서 탈퇴하면 생계가 어려워져 중장년층이 조직에 계속 남아있는 것도 야쿠자 세력의 고령화에 영향을 미쳤다. 중장년층이 폭력단 생활을 하다 은퇴하면 취업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일정기간 동안 기초생활보호 대상에서 제외돼 금전적 지원조차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의 인터뷰에 따르면 한 70대 남성은 야쿠자 생활을 하다 은퇴한 이후 금전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기초생활보호 신청을 2번이나 거절당했는데, 이유는 모두 과거의 폭력단 생활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보통 폭력단에서 나오는 경우에는 조직에서 발급하는 ‘제적 확인 증명서’를 경찰서에 제출해 확인을 받아야 일반 시민으로서의 생활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서류를 제출하더라도 약 5년 간은 ‘폭력단 관계자’로 취급돼 계좌 개설 등이 불가능하다.

이 남성 역시 경찰서에 “조직이 해산함에 따라 일반 사회인으로 살겠다”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했으나, 여러 번 거절당해 기초생활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이다. 그는 “반세기 이상이나 조직에 몸담은 응보라고는 해도, 집세도 내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편, 은퇴한 조직원의 생활문제가 계속되자 일본 내 최대 조직 ‘야마구치구미’의 본거지인 효고현은 2017년부터 조직에서 은퇴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이들을 채용한 기업에 1명당 1년간 최대 104만 엔을 지급하는 제도로, 주로 건설업이나 운송업 회사에서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업무 : 국제뉴스(일본)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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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자 2020-09-21 11:51:49
일본 조직 야쿠자에 대해서 처음으로 알게 되네요. 등록까지 하는 건 몰랐거든요.
흥미로운 기사,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