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민주당은 정말 위기를 맞았을까
[취재일기] 민주당은 정말 위기를 맞았을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09.14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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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지지율 탄탄…경고일 뿐 위기 아냐 vs 중도층 대거 이탈 기미…위기감 느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민주당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민주당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폭락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7일부터 11일까지 실시해 14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4.4%포인트 내린 33.4%로 나타났다. 국민의힘과의 지지율 격차도 0.7%포인트로, 오차 범위 내로 좁혀졌다.

이러자 정치권에서는 또 다시 ‘민주당 위기론’이 터져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20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는 것은 명백한 ‘위기 신호’라는 목소리다.

반면 아직까지는 위기론을 말할 단계가 아니라는 주장도 공존한다. 민주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그 지지율이 국민의힘으로 옮겨가고 있지 않다는 것이 근거다. <시사오늘>은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 문제에 대해 여야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눠 봤다. 요청에 따라 대화 참여자 이름은 익명 처리했다.

 

“중요한 건 범여권 지지율…위기 단계 아냐”


우선 여권 관계자는 범여권(汎與圈)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조금씩 낮아지는 것은 맞지만, 그 지지율이 국민의힘이나 무당층이 아니라 열린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으로 옮겨간 것은 ‘이탈’이 아닌 ‘경고’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오늘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이 4.4% 빠졌어요. 이것만 보면 민주당이 위기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 서울시장 선거든 부산시장 선거든 대통령 선거든 결국은 일대일 구도로 갑니다. 범여권 대 범야권(汎野圈) 싸움이에요. 그럼 결국 지지율을 볼 때도 범여권과 범야권을 나눠서 봐야 의미가 있죠.

이렇게 보면, 민주당이 딱히 위기라고 볼 근거가 없습니다. 빠진 4.4% 중에 열린민주당으로 0.9%가 갔고, 정의당으로 0.4%가 갔어요. 기본소득당으로도 0.4%가 갔고. 빠진 지지율 중에 거의 절반이 범여권 쪽으로 이동한 거예요. 지금 범여권 지지율을 다 합하면 46.8%예요.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정권 후반부 범여권 지지율이 이렇게 높았던 적이 없습니다.

물론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진 게 아무렇지도 않다 이건 아니에요. 열린민주당이나 정의당 이런 당들을 민주당 2중대로 본다 이건 더더욱 아니고요. 그저 현재 상황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분명히 민주당이 잘못하는 부분이 있고 더 잘해야 한다고 보지만, 단순히 지지율만 갖고 위기라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국민들께서 경고를 보내고 계시니, 지금부터 더 잘하지 않으면 위기가 올 거라는 점은 명심하고 있어야 해요.”

 

“중요한 건 대통령 지지율…무당층, 정부여당에 등 돌려”


야권 관계자 역시 정당 지지율이 착시를 유발한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다만 민주당이 아직 ‘위기 단계’에 접어들지 않았다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 비율을 고려하면, 이미 무당층이 정부여당으로부터 등을 돌렸다는 것이 근거였다.

“정당 지지율이 민심을 제대로 못 보여주는 건 맞죠. 근데 대통령 지지율과 무당층 비율을 잘 보면, 민심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있어요. 제가 민주당이 위기라고 하는 건 단순히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기 때문이에요.

아까 민주당, 열린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여기 지지율을 다 합치면 46.8%나 되고, 그러니까 아직 민주당이 위기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도 일리는 있어요. 근데 하나 더 생각해 봐야 할 것은, 대통령 긍정평가 비율이 45.6%라는 겁니다. 범여권 지지율을 다 합하면 46.8%인데 대통령 긍정평가 비율이 45.6%?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정당 지지율 표를 보면 무당층 비율이 14.2%거든요. 근데 범여권 지지율이랑 대통령 긍정평가 지지율이 똑같아요. 이게 무슨 뜻입니까. 범여권 지지층이 문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으니까, 결국 무당층 대부분이 대통령 국정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거예요.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거든요.

내일 당장 선거를 한다고 했을 때, 이분들이 다 국민의힘을 찍을 리는 없죠. 그래서 아직까지는 민주당이 위기가 아니다라고 하는 말도 맞긴 해요. 근데 무당층이 대부분 대통령 국정수행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로 이뤄져 있다? 이건 민주당이 잘 새겨봐야 할 문제입니다. 민심이 떠나고 있는 거예요 정부여당에서.”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미래통합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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