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열흘만에 1조원 급증…대출 조이기 들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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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열흘만에 1조원 급증…대출 조이기 들어가나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09.14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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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사진은 내용과 무관 ⓒpixabay
사진은 내용과 무관 ⓒpixabay

신용대출이 열흘 만에 1조원 이상 불어나면서,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다.신용대출 용도상 생계형 자금의 경우는 제외하고, 주택담보대출 수단이나 주식투자 등의 수요에 대한 '핀셋규제'로 방향을 잡고, 은행권 실무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일 신용대출 잔액은 총 125조 4172억원이었다. 8월말 집계 당시 잔액 124조 2747억원과 비교하면, 10일만에 1조 1425억원 불어난 것이다. 10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1.85~3.75%로 집계됐다. 여전히 주택담보대출 금리인 '2%초반부터 4%대 초반'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단기간에 신용대출 급증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낮은 금리를 이용한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용으로 자금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8월 늘어난 신용대출에는 카카오게임즈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 증거금 수요도 포함돼 있는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에는 9월 초 총 58조원의 증거금이 몰렸는데, 은행 통계에 따르면 청약 일자에 가까운 8월 3째, 4째 주에 주로 신용대출이 급증했다.

아울러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깐깐해지다 보니 주택 관련 자금을 신용대출을 이용해 끌어다 쓰는 경우도 있다. 더군다나 현재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기에 주담대 수요가 신용대출로 몰렸을 수 있다.

지난 8월, 신용대출 증가세가 월간 사상 최대기록을 찍으면서, 한은은 당시 신용대출 급증세와 관련해 "아파트 분양 계약금, 전셋값 등 주택 관련 자금 수요, 공모주 청약 증거금 납입과 상장주식 매수 등을 위한 주식투자 자금 수요, 재난지원금 효과가 사라지면서 늘어난 생활 자금 수요 등이 신용대출 증가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신용대출 급증에 따라 금융기관 건전성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신용대출의 경우 대출자의 신용을 믿고 담보없이 돈을 빌려주기 때문에, 대출자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해당 금융기관이 직격타를 맞을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 신용대출 자금이 부동산이나 주식 등 투자 수단으로 몰려들면서, 자산버블이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금융기관에 몰려든 자산 거품이 꺼지게 되면, 전체 금융기관의 건전성 이슈로 불거져 금융시스템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우려해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일 "신용대출이 주택대출 규제의 우회수단이 되지 않도록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실태 점검을 개시했다"면서, "신용융자시장과 증시 주변자금 추이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최근 신용대출 증가가 은행권의 대출실적 경쟁에 기인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실질적인 신용대출 규제에 앞서 은행권과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은행 대출 관련 차·과장급 실무진과 회의를 진행했고, 당시 최근 신용대출 급증의 현황과 배경, 신용대출의 용도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 것으로 보인다. 또 금감원은 14일 5대 은행 부행장과 화상회의를 통해 신용대출 급증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금감원 회의는 신용대출이 왜 급증하는지와 관련한 실무진의 의견을 묻고 공유하는 자리였다"면서, "신용대출과 관련, 특별한 지시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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