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천범일통합2지구, SK건설 골프접대 의혹 등 논란에 사업 불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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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천범일통합2지구, SK건설 골프접대 의혹 등 논란에 사업 불투명성↑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9.14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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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총회 일정, 8·29→9·5→9·26→10·7로 거듭 연기
現조합장 직무대행-SK건설 유착 의혹 불거져…갈등 심화
SK건설 "골프 접대 없었다…유착 의혹들도 사실 아니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조합 내부 갈등 문제로 부산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의 불투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일부 조합 집행부와 에스케이건설 간 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이 담긴 전단지. 독자 제공 ⓒ 시사오늘
조합 내부 갈등 문제로 부산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의 불투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일부 조합 집행부와 에스케이건설 간 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이 담긴 전단지. 독자 제공 ⓒ 시사오늘

공사비만 약 5000억 원에 이르는 부산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이하 좌범2지구) 일정이 지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조합 집행부와 SK건설 간 유착 의혹이 불거진 이후 조합 내부에서 각종 잡음이 발생해 집행부 선출을 위한 조합원 임시총회가 거듭 연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좌범2지구 조합은 당초 지난달 29일 총회를 열고 조합장, 대의원 등 새로운 임원진을 선출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부산 동구청이 총회 개최 장소인 동구청 대강당 사용 허가를 취소하면서 지난 5일로 일정을 연기했다. 이어 조합 내부 갈등 발생으로 총회는 오는 26일로, 다시 오는 10월 7일로 지연됐다. 이 역시 최근 조합원 간 마찰이 심화되면서 정상적으로 총회를 진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연일 총회 개최가 늦어지는 핵심 이유는 좌범2지구 사업 수주를 노리는 여러 건설사 중 하나인 SK건설과 일부 임원진 간 유착 의혹이 조합 안팎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좌범2지구 조합 선거관리위원회는 동구청의 시설물 사용 허가 취소 통지(지난달 19일)로 사실상 총회 개최가 무산되자, 이튿날인 지난달 20일 향후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이후 좌범2지구 선관위원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선관위원들도 연이어 사퇴하면서 기존 선관위가 사실상 와해됐다.

때문에 조합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동구청에 도움을 구해 새로운 선관위를 구성, 예정대로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기 위한 절차를 밟으려 했지만 일괄 사퇴했던 선관위원 중 일부가 사의를 철회하면서 해당 계획은 무산됐다. 그리고 현 집행부는 현재 의결정족수가 모자란 대의원에 대한 보궐 선임을 추진 중이며,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집행부가 향후 시공사 선정에 있어 핵심 의사결정기구인 대의원회를 멋대로 구성하려 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일련의 과정에 SK건설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는 것이다. 본지에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좌범2지구 조합장 직무대행인 A씨는 지난달 20일 긴급 간담회 직전에 SK건설의 현장 소장인 B씨를 만났다. A씨와 B씨는 이에 앞선 지난달 14일 개최된 조합 대의원회의 직전에도 만난 바 있다. 이날 대의원회의는 새로운 선관위원을 선임하는 자리였다. 또한 이 같은 두 사람의 회동을 고발하는 내용의 전단지가 좌범2지구 일대에 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함께 제기된 골프접대 의혹은 조합 내부 갈등에 방점을 찍었다는 전언이다. 지난 봄 A씨가 B씨의 차량 트렁크에 골프 용품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가방을 싣고 두 사람이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는 블랙박스 영상이 유포된 것이다. 현 집행부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해당 영상을 들어 SK건설 측과의 골프회동은 명백한 업무 위반이라며 A씨를 압박하고 있다.

조합장 직무대행 "모든 의혹 거짓말…불순 세력 법대로 조치할 것"
일부 조합원 "스크린 골프장에 보스턴백?…조합원들 협박하지 말라"

SK건설(에스케이 건설)은 이 같은 유착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골프 접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SK건설 CI ⓒ SK건설
SK건설(에스케이 건설)은 이 같은 유착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골프 접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SK건설 CI ⓒ SK건설

이에 대해 A씨는 지난 10일 조합원들에게 "블랙박스 영상대로 B씨의 차에 탄 것은 사실이다. 스크린 골프를 치려고 사무실을 나왔는데 내 차 앞에 모르는 차가 주차돼 있었고, 마침 B씨가 본인을 만나기 위해 사무실을 들렀기에 잘 됐다 싶어 골프백을 차에 싣고 스크린 골프장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한 것"이라며 "B씨는 나를 스크린 골프장에 바래다줬고, 나는 홀로 골프를 쳤다. B씨는 바로 자기 사무실로 돌아간 것으로 기억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원들도 알고 있다시피 나는 종종 홀로 골프를 치러 다닌다. 설마 벌건 대낮에 조합 사무실 앞에서 골프 접대를 받을 생각을 했겠느냐. 심지어 해당 시점은 조합 사업이 실질적으로 시작되기 전이었다. B씨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둥, 마치 본인과 SK건설 사이에 불법적 유착 관계가 있다는 둥 내용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A씨는 14일에도 재차 좌범2지구 조합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에서 "시공사 선정은 조합원들의 직접 선거를 통해 결정된다. 이는 조합장 등 임원들이 절대적으로 관여할 수 없는 사항이다. 본인은 시공사 선정과 관련된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나를 비방하는 온갖 거짓 선동들이 넘쳐나고 있다.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이미 인간적인 생활조차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개인적으로 고용한 변호사를 통해 불순 세력들에 대한 형사 고소, 고발 조치를 한 바 있고, 조만간 또 대량의 형사 고소, 고발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법과 원칙에 따라 조합 사무를 집행하겠다. 우리 조합을 믿어 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이 같은 A씨의 해명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좌범2지구의 한 조합원은 "A씨가 B씨의 차를 탔을 때 보스턴백을 들고 있던데, 스크린 골프장 갈 때 보스턴백을 갖고 가는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 당시 스크린 골프장 영수증이나 동선 등을 공개하면 분명하게 해소될 의혹인데 그런 건 아무 것도 내놓지 않고 있으니 믿는 사람이 바보 아니냐"며 "재산권이 달릴 문제인 만큼, 당연히 조합원들은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해명을 요구할 수 있는데 현재 조합장 직무대행은 오히려 조합원들의 당연한 권리를 불순하다고 규정하고 협박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이미 시공사가 SK건설로 정해진 게 아니냐는 말도 있고,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도 들었는데 사실 잘 모르겠다. 그러나 어떻게든 선관위를 제대로 구성해서 총회를 개최해야 사업을 순탄하게 진행할 수 있는 상황에서 현 집행부가 다른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며 "요즘에는 정비업체와의 비리 의혹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어서 전반적인 사업 일정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한시가 바쁜데 답답할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SK건설의 한 관계자는 "골프 접대는 없었다. 현재 제기된 여러 유착 의혹들도 사실이 아니라고 파악한 상태"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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