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펀드③] 뉴딜펀드 과연 성공할까…4인의 전문가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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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딜펀드③] 뉴딜펀드 과연 성공할까…4인의 전문가에게 묻다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09.2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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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성공한 승부수가 될까, 실패의 답습일까. 정부가 발표한 '뉴딜펀드'에 대한 이야기가 무성하다. 기대보단 우려가 좀 더 많다. 시대의 요구에 부합한다는 호평도 있지만 불안한 시선이 압도적이다. 앞선 '관제펀드' 징크스를 비롯해 손실보전 우려 등이 제기된다. <시사오늘>은 정권 후반기 등장한 뉴딜펀드를 바라보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 "왜 지금 뉴딜펀드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편집자 주>

<시사오늘>은 문재인 정권 후반부에 등장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뉴딜펀드’를 집중 취재했다. ‘[뉴딜펀드①] 왜 지금 뉴딜펀드인가’를 통해서는 코로나19로 경제 불안정성이 높아진 가운데 왜 하필 지금 뉴딜펀드가 등장하게 됐는지, 그 배경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두 번째 기사인 ‘[뉴딜펀드②] 녹색·통일…선배 관제펀드의 기록’에서는 뉴딜펀드가 관제펀드의 일종인 만큼 과거 정부가 주도한 펀드는 무엇이 있었고, 그 펀드들이 역사에서 어떻게 기록되었는지 집중 조명했다.

뉴딜펀드 기획 시리즈 중 마지막인 3편에서는 경제 분야 전문가들에게 뉴딜펀드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았다. 구체적으로 뉴딜펀드 성장성과 수익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정부가 주도하는 펀드의 한계로 우려되는 점은 무엇인지, 뉴딜펀드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인터뷰는 각각 서면으로 진행됐으며, 편의상 대담형식으로 기사를 재구성한 것이다)

진행자(기자): 안녕하세요. <시사오늘>은 경제기획 특집으로 전문가 4인을 모시고, ‘뉴딜펀드, 과연 성공할까’를 주제로 자유로운 토론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대담에 참여해준 전문가를 소개하자면,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서지용 교수님,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이영 교수님, 부산대학교 경제학부 최병호 교수님, 상명대학교 DnA랩 황세운 객원연구위원님(이름은 가나다순)입니다.

(왼쪽부터)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서지용 교수,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이영 교수, 부산대학교 경제학부 최병호 교수, 상명대학교 DnA랩 황세운 객원연구위원 (이름은 가나다순) ⓒ각각 제공
(왼쪽부터)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서지용 교수,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이영 교수, 부산대학교 경제학부 최병호 교수, 상명대학교 DnA랩 황세운 객원연구위원 (이름은 가나다순) ⓒ각각 제공

우선 뉴딜펀드는 관제펀드의 일종입니다. 특히 관제펀드는 정권이 교체되면 힘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높은데요. 반대로 뉴딜펀드가 미래 유망한 산업군인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를 담고 있는 만큼 처음에는 정부가 주도하지만, 이후 민간기업이 주도적으로 펀드를 조성해 나갈 것이란 기대감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뉴딜펀드’의 성장성과 수익률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서지용 교수: 우선 현 정부 집권 동안에는 뉴딜펀드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과거 이명박 정부의 녹색펀드, 박근혜 정부의 통일펀드, 문재인 정부의 필승코리아 펀드 등 대표적 관제펀드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다만, 녹색 및 통일펀드가 현재에 자투리 펀드로 전락한 전례를 미루어봤을 때, 정권 이양 등으로 실적 부진의 부실펀드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황세운 연구원: 2% 중반 정도의 기대수익률을 꾸준하게 제시할 수 있다면 뉴딜펀드의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뉴딜펀드의 안정성만을 강조함으로써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고, 결국은 뉴딜펀드의 성장성은 수익률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영 교수: 산업군이 유망하다고 해서 성장성과 수익률이 높을 것이란 보장은 없습니다. 더욱이 정부의 투자를 받은 분야에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최병호 교수: 저도 이에 동의합니다. 주가와 펀드수익률은 기업의 단기적 성과와 중장기적 가치에 따라 결정됩니다. 다양한 시장 환경이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뉴딜 펀드라고 해서 특별히 수익성이 높거나 안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할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렇다면, 정부의 계획대로 세제 및 재정지원, 투자위험 우선 분담만으로 풍부한 자금들이 순조롭게 펀드로 유입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황 연구원: 처음에 말씀드렸다시피, 시중유동성을 대규모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기대수익률을 꾸준히 달성하는 모습이 중요합니다. 은행 예적금보다는 높은 2% 중반 이상의 기대수익률을 만들어낼 수 있는 투자 프로젝트의 발굴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 교수: 현재 금리는 최저수준이며, 시중 유동성이 매우 풍부한 상태임을 고려하면 정책적 투자 유인에 의해 일부 유동 자금이 펀드로 편입될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합니다.

서 교수: 정부 주도로 투자 매력도가 높은 상품을 만들고, 민간투자회사들이 참여해 상품종류도 다원화시킨다면, 시중 유동성이 뉴딜펀드로 유입될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합니다.

이 교수: 저도 다른 분들의 의견처럼 저금리 시대에 (처음에)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수익이 낮게 형성되었을 때 세금으로 메꾸어서 수익을 보장하게 되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진행자: 전문가분들 공통적으로 초저금리 시대와 맞물리면서 뉴딜펀드의 초기 투자금 유치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셨는데요. 그렇다면, 관제펀드의 일종인 뉴딜펀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취해야 할 자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서 교수: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뉴딜사업은 민간투자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당장 정부가 첫 삽을 뜨는 차원에서 정책형 펀드 등 뉴딜펀드를 조성하고, 위험분산 및 세제혜택 지원방침을 밝혔지만, 집권 이후에도 펀드 흥행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민간투자기관을 지원하는 쪽으로 정책 기조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황 연구원: 정부는 펀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간에서 쉽게 접근하기 부담스러운 위험도가 높은 프로젝트와 안정적인 프로젝트를 모두 투자프로젝트로 포함시켜야 합니다. 특히 민간역할이 제한적인 부분에 더 큰 배려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교수: 저는 정부가 수익성을 보장하는 관제펀드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바람직한 소득분배와는 상이한 방향으로 소득이 재분배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뉴딜펀드에 포함된 섹터에 관한 토론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최근 정부가 ‘K-뉴딜지수’를 발표함에 따라 이에 포함되지 않는 산업군이 소외받을 수 있다는 지적과 ‘뉴딜 테마주’에 대한 버블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전문가님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최 교수: 과거 정부주도로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 6T 산업육성, 녹색산업육성 등 특정 산업을 목표로 한 정책을 실시했으며, 당시에도 소외되는 산업은 당연히 존재했습니다. 또한 아직까지는 뉴딜 테마주에 대해 버블이라고 볼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황 연구원: 미래의 성장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제한된 재원으로 특정 산업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방향입니다. 다만, 뉴딜지수에 포함된 산업에 대한 시장관심도가 이미 높은 편이었기 때문에 버블 우려는 이미 존재하며 뉴딜 민간펀드에 의해 버블이 증폭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서 교수: 저는 정부 주도로 BBIG 위주의 K-뉴딜지수를 출범시킨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K-뉴딜지수 출범으로 BBIG중 상대적으로 시총규모가 작은 게임 업종 등의 경우 큰 폭의 주가상승 등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이제 마지막 주제입니다. 앞으로 민간 뉴딜펀드가 속속 출시될텐데요. 민간이 주도하는 뉴딜펀드, 성공할 것이라 보십니까?

서 교수: 지명도가 높은 운용사가 출시하는 펀드의 경우, 운용사의 전사적 지원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단기적으로 성공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일부 펀드의 경우 손실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자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됩니다. 결론적으로 정책형 뉴딜펀드, 뉴딜 인프라 펀드 대비 민간 뉴딜펀드는 ‘High risk, high return’의 펀드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황 연구원: 저는 단기간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는 어려울 것이라 예상합니다. 일단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뉴딜펀드의 성과를 관찰한 후 자금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투자자가 많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즉 펀드성과에 따라 자금유입 규모 및 속도가 상당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진행자: 깊이 있는 견해 감사합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자면, 저금리 기조하에 정부가 일정 수준 위험 요소를 분담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시함으로써 초반에 일반 국민들의 투자 관심을 유도할 수는 있겠네요.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민간부문에서 얼마나 수익성을 내고,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느냐가 뉴딜펀드 성공의 관건이 될 수 있겠습니다. 아울러 서교수님 말씀대로 투자자들은 투자의 기본 특징인 ‘High risk, high return’를 유념하고 신중한 선택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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