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오늘] 日서 ‘원정 도둑질’ 떠난 韓 남성…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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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오늘] 日서 ‘원정 도둑질’ 떠난 韓 남성… 왜?
  • 정인영 기자
  • 승인 2020.09.21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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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택가엔 CCTV 수 적어 절도 수월했다”
한국 '캐시리스' 문화가 범행 동기라는 주장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인영 기자]

70대 한국인 남성이 일본 가정집을 대상으로 수차례 절도 행각을 벌이다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아사히신문>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 국적의 70대 남성 A씨는 2019년부터 ‘빈집털이’를 목적으로 일본과 한국을 오갔다.

그는 지난해 처음으로 동료 2명과 함께 도둑질을 하러 일본을 방문해 ‘빈집털이’를 시작했다. 이후 절도 신고를 받고 수사를 벌이던 현지 경찰에 동료 2명이 체포되자 A씨는 수사망을 피해 한국으로 도주했다.

그러던 올해 2월, A씨는 다른 동료 3명을 데리고 다시 한 번 도둑질을 목적으로 일본에 입국했다. 그들은 2월 말부터 3월에 걸쳐 효고현, 오사카, 나라의 세 지역에서 절도를 반복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결국 올해 9월 고베 지방 법원으로부터 징역 6년의 실형 판결을 받았다. 이들 일당은 1개월 동안 약 2700만 엔(약 3억 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을 훔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일본까지 건너가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다름 아닌 ‘CCTV’ 때문이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왜 하필 일본에서 도둑질을 했냐”는 취조관의 질문에 A씨는 “한국은 작은 골목이나 주택가에도 감시 카메라가 많이 설치돼 있어 도둑질이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1월 절도 혐의로 체포된 다른 한국인 남성 역시 “동료로부터 일본은 감시카메라가 적다는 소식을 듣고 일본을 찾아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에는 약 800만 대의 CCTV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세계 최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도 CCTV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도시의 번화가 위주로 설치돼 있어 그 수가 한국에 비해 적다. 일본은 개인정보 보호를 중요시하는 분위기로, CCTV 설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탓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캐시리스화’가 범행의 이유가 됐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고액의 현금을 집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적어 빈집을 털어봐야 현금을 가져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은 카드 사용률도 한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데다, 현금을 은행에 맡기지 않고 집에 보관하는 가정이 많다.

또한 아파트가 많은 한국과 달리 일본에는 단독주택의 수가 많아 침입이 비교적 쉬워 일본의 빈집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류코쿠 대학(龍谷大)의 이시즈카 신이치(石塚伸一) 범죄학 연구 센터장은 “낯선 외국에서 빈집을 터는 것은 어렵다”며 “일본에 거주하는 사람으로부터 사전에 주민들의 정보를 제공받아 돈이 많은 사람을 타겟으로 절도를 저지른 것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계획범죄임을 숨기기 위해 CCTV등을 범행 동기라고 진술하기로 미리 입을 맞춘 것이 아니냐”고 추측했다.

담당업무 : 국제뉴스(일본)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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