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번엔 중견기업 일진과 ‘전기차 동박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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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번엔 중견기업 일진과 ‘전기차 동박 전쟁’
  • 방글 기자
  • 승인 2020.09.23 0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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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머티리얼즈 옆에 동박공장 짓겠다는 SK넥실리스
중견기업 일진, 핵심 엔지니어 등 인력 유출 우려에 땀 뻘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쿠칭시 일진머티리얼즈 동박 공장(빨강) 옆 SK넥실리스 공장 부지.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쿠칭시 일진머티리얼즈 동박 공장(빨강) 옆 SK넥실리스 공장 부지.

SK그룹이 LG화학에 이어 중견기업 일진머티리얼즈와도 부딪쳤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동박 공장을 일진머티리얼즈 공장 옆에 짓기 위해 검토에 나서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C의 손자회사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 쿠칭시에 동박 생산 공장을 지을지 여부를 두고 검토 중이다. 현지 언론은 한국의 투자자가 동박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로 쿠칭시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SKC가 투자하겠다는 쿠칭시에 경쟁사인 일진머티리얼즈 공장이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해 1월 공장을 착공한 후, 현지에서 동박을 양산 중이다. 지난 2017년 투자가 결정된 후, 4년간 시행착오를 겪은 후 이제야 사업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인력 유출 부분이다.

SK그룹의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도 ‘기술유출’ 문제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LG화학 인력 100여명을 빼가면서 LG화학이 가진 기술도 가져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재계 4위 LG그룹과도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중견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의 우려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진머티리얼즈 측 관계자는 “국내에도 경쟁사 바로 옆에 새로 공장을 건설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며 “대기업 경쟁사가 담을 사이에 두고 공장을 짓는다면, 중견기업 입장에서는 핵심 엔지니어와 숙련된 현지 인력 유출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일진머티리얼즈와 SK넥실리스 사이에는 이미 동박 관련 인력이 유출 사례도 존재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 1978년 동박 개발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시작, 1989년 전북 익산에 국내 첫 공장을 준공했다.

이후 SK넥실리스의 전신인 LG금속이 1996년 전북 익산에서 불과 30분 거리에 있는 전북 정읍에 동박 공장을 세웠다. LG금속의 공장이 들어온 이후, 일진머티리얼즈의 핵심 엔지니어와 주요 숙련공 15명이 LG 금속으로 넘어갔다.

동박은 전자제품 인쇄회로기판(PCB)의 필수 소재다.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던 것을 일진이 개발해 수입을 대체했다.

학계에서는 일진이 동박을 개발하지 않았다면 현재 전자IT 강국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으로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 먹거리 찾기에 급급해 상도의에 어긋나는 일도 불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SK넥실리스가 말레이시아 쿠칭시에 동박 공장을 건설한다면, 인력과 기술유출로 인한 양사의 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터리 산업 생태계와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SKC 측은 “아직 결정된 사안이 아니다”며 “말레이시아 외에 여러 곳을 두고 검토 중이며 연말께나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영업비밀 침해 등을 두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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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재 2020-09-23 11:44:37
대기업 SKC의 이런 비양심적인 얌체짓은 저지되어야 합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넣어서라도 막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