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대책 이후 불붙은 부동산 시장…‘9말10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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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대책 이후 불붙은 부동산 시장…‘9말10초’ 될까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9.28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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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안정세 진입" vs. "좀 더 지켜보고 판단"
"文정부 전망이 맞다면 리스크 대비책 마련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부동산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추석 명절을 앞두고 부동산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6·17 부동산대책 이후 급격히 상승했던 매매가·전세가가 이달(지난 14일 기준) 들어 '통계상' 소폭 둔화된 모양새다. 정부여당이 공언했던 '8말 9초'보다 다소 늦은 '9말 10초'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KB부동산 리브온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2020년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1월 0.35%, 2월 0.37%, 3월 0.56%, 4월 0.23%, 5월 0.14% 등으로 성수기에 정점을 찍고 안정세에 접어들었으나, 6·17 대책이 발표된 이후 6월 0.48%, 7월 0.88% 등으로 급등했다.

그리고 7·10 보완대책에 대한 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8·4 공급대책이 공개된 지난달과 이달에는 각각 0.78%, 0.80%를 기록하며 다시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난달 1.50%에서 이달 1.42%로 0.08%p 하락하며 전반적인 흐름을 견인했고, 같은 기간 수도권 지역도 0.02%p 상승폭이 둔화됐다. 반면, 대전 지역은 0.52%에서 0.73%로 확대됐다.

전세시장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다. KB국민은행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전국 주택전세가격 상승률은 1월 0.16%, 2월 0.18%, 3월 0.17%, 4월 0.08%, 5월 0.06% 등으로 봄 이사철 정점을 찍고 안정화 국면에 들어갔고, 더불어민주당의 임대차3법 발의 추진과 문재인 정부의 6·17 대책으로 6월 0.38%, 7월 0.56%, 8월 1.19% 등 다시 뛰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전세가 상승률은 0.87%를 기록하며 통계적으로는 상승폭이 둔화됐다. 다만,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전월 대비 각각 0.52%p, 0.47%p 상승폭이 확대되며 안정화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 5대 광역시, 기타 지방 등 지역도 전월보다 상승률이 올랐다.

시장은 추석 연휴 이후 매매가·전세가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눈치다. 명절 핵심 대화 주제 중 하나로 언급될 정도다. 전망은 엇갈린다.

우선, 민주당 진성준 의원을 비롯한 정부여당 인사들이 반복해서 언급했던 '8말 9초'보다는 지연됐으나 '9말 10초'를 기점으로 집값 안정화가 연내에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8·29 민주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나섰던 박주민 의원은 당시 "빠르면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에는 부동산 정책 효과가 보다 분명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가 사실상 멈춘 모습이다. 주택시장 가격에 선행하는 매매심리 진정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전세가격도 이달 들어서 그간 상승폭 둔화세가 다소 주춤해졌다. 향후 부동산 정책 후속 조치 등에 대한 시장 기대가 추가적으로 반영되는지 여부가 안정화 속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몇 개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강도 높은 부동산대책으로 거래절벽 현상이 발생해 단순 통계치만으론 앞날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KB부동산 리브온 측은 "이달 전국 주택 매매가는 상승세가 확대되지 않고 지난달과 유사한 수준의 상승을 보였다. 주요 50개 아파트 상승세도 전월과 유사한 수준의 상승을 유지했다"며 "대신 전세시장은 전세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여전해 안정화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도권 지역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매매시장은 거래절벽, 전월세시장은 매물 부족 상황이다. 실거래 표본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최근 부동산 시장 관련 통계는 시장을 정확히 분석하고 전망하는 데에 한계가 명백하다"며 "일단 추석 연휴가 지난 후 연말에 얼마나 매물이 더 풀리느냐를 지켜봐야 한다. 지금은 관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정부여당이 집값 안정화를 낙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면 집값 폭락, 외부 충격 등에 대비할 수 있는 대책을 미리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과 민주당이 현 정권의 전망대로 정말 조만간 집값이나 전세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 지금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대선, 대북 문제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는 실정이어서 자칫 급격히 경기가 침체되거나 외부에서 큰 충격이 올 경우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며 "자칫 금융이 무너지거나 외국 자본이 국내 부동산을 싹쓸이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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