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캐릭터 시대 저물었다고?… 車업계, 유스 마케팅으로 명맥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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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캐릭터 시대 저물었다고?… 車업계, 유스 마케팅으로 명맥 이어가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10.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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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씽씽이부터 폴리·와치카까지…“3040세대 씽씽이 기억하듯, 미래 고객에 여전히 유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현대차는 애니메이션 컨텐츠와 접목한 유스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로보카폴리와 함께하는 교통안전교실’의 모습. ⓒ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애니메이션 컨텐츠와 접목한 유스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로보카폴리와 함께하는 교통안전교실’의 모습. ⓒ 현대자동차

완성차 업계가 과거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 마케팅'의 빈자리를 '유스 마케팅'으로 채워가며 미래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전 연령대를 폭넓게 아울렀던 캐릭터 마케팅이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함에 따라 어린아이들을 한정으로 한 유스 마케팅으로 전환, 그 명맥을 잇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1990년대 후반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씽씽이' 캐릭터 마케팅의 후속 격으로 2010년 이래 애니메이션 컨텐츠와의 접목을 통한 유스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의 독자 기술력을 강조하거나 고객들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 등이 대세를 이루며 캐릭터 마케팅의 수명이 다하게 된 영향이 컸다.

물론 지난 1996년부터 2005년까지 약 9년 간 TV광고에 활용된 씽씽이는 현대차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바 있다. 늑대 악당으로부터 약자를 돕는 권선징악적 내용과 따라 부르기 쉬운 CM송을 통해 전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다. 해당 기간 동안에는 씽씽이가 2D에서 3D로 진화하고 비행과 텔레매틱스 등의 기능이 추가되는 변신을 이루기까지 했다.

하지만 광고 마케팅 기법이 고도화됨에 따라 더 이상 눈길을 끌지 못하게 된 씽씽이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자게 됐다. 차량 본연의 상품성과 기술력을 부각시키거나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미래 고객 확보 측면에서 캐릭터 마케팅의 힘을 포기할 수 없었다. 이를 방증하듯, 현대차는 지난 2010년 로보카 폴리 애니메이션 제작 당시 기획·감수를 담당, 새로운 캐릭터와 컨텐츠를 확보하게 됐다.

나아가 현대차는 '로보카 폴리'를 적극 활용한 키즈현대 교통안전 캠페인을 지속 진행하고 있다.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운영되는 로보카폴리 교통안전교실을 통해 미취학 아동들이 안전수칙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 사회공헌 의미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로 거듭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대차는 영유아뿐 아니라 10대를 타겟으로 한 '파워배틀 와치카'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공동 참여, 그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2016년 선보여진 해당 애니메이션은 현대차의 실제 모델인 아반떼와 쏘나타, 포터 등을 비롯해 지난 2009년 서울모터쇼를 통해 공개했던 친환경 콘셉트카(HND-4)를 모티브로 한 주인공 '블루윌'을 등장시켜 이목을 끌었다. 특히 블루윌 캐릭터는 현대차 씽씽이를 계승하는 대표 캐릭터로 자리매김했으며, 완구와 도서,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 확장을 이뤘다.

현대차가 지난 2015년 공동 제작한 ‘파워배틀 와치카’의 이미지 ⓒ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지난 2015년 공동 제작한 ‘파워배틀 와치카’의 이미지 ⓒ 현대자동차

기아차의 경우에는 지난 2013년 브랜드 대표 캐릭터인 '엔지와 친구들'을 개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15년 극장판 애니메이션인 '슈퍼레이서 엔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자동차 엔진룸 안의 주요 부품들을 의인화한 캐릭터들은 기존 자동차 캐릭터와의 차별화를 이루며 어린이 고객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다만 그 한계도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어린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유스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심어줄 수 있지만, 대부분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면서 지속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양한 분야에서 선보여지는 이모티콘과 캐릭터들이 넘쳐나 주목을 끌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점도 열세로 작용한다.

일례로 르노삼성이 지난 2017년 선보인 캐릭터 '르모'는 고객 프로모션 차원에서 제공하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활용되는데 그쳤다. 현재는 르노삼성 고객서비스센터 '엔젤센터톡'에 국한적으로 사용되는 정도다.

이에 대해 고한준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이모티콘부터 시작해 다양한 캐릭터가 범람하는 시대에서 이를 활용한 마케팅이 호응을 얻기 힘들어졌다. 지자체들까지도 마스코트를 만들어 내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며 "다만 현 3040세대가 씽씽이를 기억하는 것처럼, 어린 세대들도 애니메이션을 통해 자동차 브랜드를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미래 고객 확보 측면에서 여전히 유효한 마케팅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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