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미드웨이 해전과 국민의힘의 무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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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미드웨이 해전과 국민의힘의 무결기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0.10.04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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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미드웨이 해전 준비했던 결기, 국민의힘에게는 없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미 해군이 미드웨이 해전을 준비했던 그 결기가 국민의 힘에게는 없다. 사진제공=뉴시스
미 해군이 미드웨이 해전을 준비했던 그 결기가 국민의 힘에게는 없다. 사진제공=뉴시스

미국과 일본의 태평양 전쟁은 일본 제국주의의 몰락을 가져왔다. 일본은 조선을 식민지로 삼고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켜 일제의 괴뢰국 만주국을 세우며 중국 대륙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마침내 일본은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켜 대동아공영권 구축에 나섰다. 미국은 아시아에서 일본의 확장을 그냥 지켜만 볼 수 없었다. 특히 일본이 유럽의 망나니 독일과 이탈리아와 동맹을 맺고 인도차이나 반도까지 침략하자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했다. 최근 중국의 발호를 막고자 對 중국 경제 조치를 가하는 것과 비슷하다.

일본도 미국이 자국 내 일본 자산을 동결하고 전쟁 물자 및 석유 수출까지 금지시키자 미국과의 결전을 결심했다. 일본은 태평양 제해권을 일거에 장악하기 위해 미 해군의 전진기지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했다.

1941년 12월 7일 일요일(현지 시간) 아침은 미국에게는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치욕의 날이다. 이날 일본이 선전포고 없이 하와이 진주만에 주둔한 미 태평양함대를 기습 공격해 2천 명 이상을 살해했고, 태평양 함대를 궤멸의 위기로 몰아세웠다. 

복수심에 불타는 루스벨트 대통령은 12월 7일을 '치욕의 날'로 선포했으며 의회도 대일 전쟁을 선포했다. 천만다행인 것은 미 항공모함 3척이 출항한 덕분에 재기를 도모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군은 불과 6개월 만에 일본 해군을 궤멸시킨다.

미국은 진주만의 치욕을 잊지 않고 차근차근 복수전을 준비했다. 일단 전력을 정비해 일본 수뇌부의 심리를 자극하기로 했다. 일본이 자만심에 빠져 승승장구하던 1942년 4월 일본 본토를 공습했다. 이른바 둘리틀 공습작전이 전개됐다. 미 공군 공습부대는 일본의 심장부 도쿄와 요코하마·나고야·고베 등을 폭격했다. 전과는 미미했지만 천황이 살고 있는 동경을 공습당한 일본군이 느낀 심리적 충격은 매우 컸다. 심리적으로 흔들린 일본은 대규모 반격전을 기획했다.

일본 해군은 미국 본토 상륙을 위한 거점인 미드웨이에서 미 해군 기동부대를 섬멸키로 했다. 일본은 맹장 야마모토 해군대장이 지휘하는 연합함대와 나구모 중장이 지휘하는 기동부대를 동원해 원정에 나섰다. 언뜻 정유재란 당시 일본 수군이 이순신 함대를 섬멸하기 위해 죽음의 바다 명량으로 향했던 역사가 오버랩된다.

하지만 미군은 절대 불리했던 전력에도 불구하고 암호 해석에 총력을 다해 일본 함대의 목표가 미드웨이라는 것을 알아냈고, 주변에 항공모함과 급강하 폭격기 부대를 매복시켜 일본 해군이 자랑하던 항공모함 4척을 수장시켰다. 아울러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일본의 초일류 파일럿들도 사라졌다. 일본은 태평양만 잃은 것이 아니라 하늘도 빼앗겼다. 이로써 미 해군은 6개월 전 당했던 진주만의 치욕을 되갚았다.

미국이 얻은 승리의 대가는 그 이상이었다. 진주만 기습 이래 상실했던 태평양 제해권과 제공권을 다시 회복했고, 전쟁의 주도권은 미국이 잡게 됐다. 진주만 기습이라는 치욕을 잊지 않고 와신상담하며 철저한 복수전을 기획한 미국은 미드웨이 해전을 성공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었다.

국민의힘은 존재감이 미미한 헌정사상 최약체 제1야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상 초유의 전국단위 선거 4연속 패배는 국민의힘의 무기력을 상징하는 결과다. 조국, 추미애 사태와 같은 여권의 잦은 실책에도 지지율 반등은 요원하다. 일부 국민들은 국민의힘을 지지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재인 정부보다 더 못할 것 같아서 지지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국민의힘은 진주만 기습을 네 번이나 당한 셈이다. 이젠 전세 역전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미드웨이 해전이 돼야 한다. 하지만 서울과 부산 현지에서 들리는 국민의힘 관련 소식은 암울하다. 벌써 승전감에 들떠 너도나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고 한다. 패전의 전조다. 미 해군이 미드웨이 해전을 준비했던 그 결기가 국민의힘에게는 없다. 축배보다는 간의 쓸개를 되씹고 있어야 하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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