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오늘] 日서 전자결제 통한 부정인출 확산… ‘캐시리스’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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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오늘] 日서 전자결제 통한 부정인출 확산… ‘캐시리스’ 가능할까
  • 정인영 기자
  • 승인 2020.10.12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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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코모, 유초 등 부정인출 피해… 캐시리스에 찬물 끼얹어
전자결제 본인 확인 시스템 미비… "정부가 성급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인영 기자]

최근 일본에서 전자결제 서비스를 악용한 현금 부정인출 피해가 잇따르며 금융 보안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캐시리스화 추진이 성급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 금융 보안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전자결제 서비스를 통한 다수의 부정인출 피해가 발생하면서다.

지난달 초, 일본 최대 통신업체 NTT도코모의 전자결제 서비스 ‘도코모 계좌’를 통한 부정인출 사건이 발생했다. ‘도코모 계좌’란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간편결제 서비스로, 이용자가 도코모 계좌를 개설해 자신의 은행계좌와 연결한 후 은행에 예금된 돈을 도코모 계좌에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누군가 타인의 은행 계좌 번호와 현금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 도코모 계좌를 개설하고 무단으로 현금을 인출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피해액은 약 2800만 엔에 이르지만, 1달이 지난 지금도 사건의 전모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어 일본의 우체국 은행인 유초은행에서도 전자결제 서비스를 통한 부정인출 피해가 잇따랐다. 유초은행에 따르면 제휴중인 12개의 간편결제 서비스 가운데 총 5개 서비스에서 부정인출 피해 사례가 발견됐다. 은행은 고객들에게 5000만 엔 가량을 보상했지만 여전히 관련 문의는 끊이지 않고 있다.

부정인출 사례는 인터넷 증권으로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16일, SBI증권은 6명의 고객 계좌로부터 약 9800만 엔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제3자가 이용자들의 증권계좌 ID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후 로그인해 유가증권을 매각한 뒤 본인 행세를 하며 은행계좌로 자금을 옮긴 것이다.

이렇게 한 달 사이에 부정인출 피해가 다수 발생한 것은 적절한 보안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았던 탓이다. 결제 사업자와 은행이 보안 문제를 서로에게 미루다 보니 전자결제 계좌를 개설할 때와 은행계좌를 연결할 때 모두 적절한 본인확인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은행권은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야 비정상적인 금융거래를 감지하는 시스템 정비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부정 인출과 관련된 보상 내용 역시 사전에 정해진 바가 없어 대처가 늦어지며 이용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캐시리스화가 성급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대로 된 본인확인 시스템도 구축하지 않은 채 캐시리스화 추진에만 급급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정부가 지난달 포인트 환원 등의 제도를 통해 캐시리스화를 추진하기 시작하며 전자결제 건수가 늘어나고 부정인출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내 전문가들 역시 “안전 대책을 재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캐시리스화’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지 여부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국제뉴스(일본)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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