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부산 좌천범일2지구서 퇴출?…골프접대 이어 ‘선거개입’ 의혹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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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부산 좌천범일2지구서 퇴출?…골프접대 이어 ‘선거개입’ 의혹 연루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10.14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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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직원, 선거기간 중 케이크 들고 대의원 집 찾아…일부 조합원 "선거개입한 SK건설 퇴출해야"
조합 "해당 직원은 개인적인 일로 방문한 것, 건강한 의혹 제기라고 보기 어려워…비겁한 선동 행위"
SK건설 측 "모든 의혹들 불법 찌라시에 근거한 사실무근…최고 사업조건으로 정정당당히 입찰할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SK건설(에스케이 건설)은 이 같은 유착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골프 접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SK건설 CI ⓒ SK건설
SK건설(에스케이 건설)은 현재 부산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내에서 불거진 여러 의혹들은 모두 불법 살포된 찌라시에 근거한 사실무근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SK건설 CI ⓒ SK건설

부산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이하 좌범2지구) 수주를 노리는 SK건설이 위기에 놓인 모양새다. SK건설이 조합장 직무대행 골프접대 의혹에 이어 조합 임원진 선거개입 의혹에도 연루되자, 조합원들이 SK건설의 퇴출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좌범2지구 조합 일부 이사, 감사들이 재개발 사업 정상 추진을 위해 구성한 조합정상화방안회의는 지난 13일 회의를 열고 향후 시공사 선정에 있어 SK건설을 원천 배제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좌범2지구 조합은 새로운 임원진 선출을 위한 선거운동 기간이어서 건설사들의 홍보활동이 제한되는데, SK건설이 이를 어기고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본지에 제보된 내용을 살펴보면 SK건설의 좌범2지구 관련 홍보팀 소속 A과장은 한글날인 지난 9일 저녁 좌범2지구 조합의 한 대의원 집을 방문해 케이크를 선물하고, 생선회를 주문해 그 대의원과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홍보활동이 금지된 상황에서 시공사 직원과 대의원이 만난 사안인 만큼, 한 목격자가 이를 조합 측에 알렸고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사건 당사자인 대의원 측에서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A과장을 초대한 것이며 임원 선거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식의 글을 조합 홈페이지에 게시했으나 좌범2지구 조합정상화방안회의의 판단은 SK건설의 선거개입이었다.

좌범2지구 조합정상화방안회의 측은 "케이크를 전달하는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었음에도 SK건설 홍보팀 직원이 굳이 대의원 집 안에 들어가서 케이크를 주는 행위는 그 이유를 불문하고 명백한 선거개입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건설은 지난달 조합 공문 관련 선거개입 1회를 포함해 이번 선거개입 건까지 총 2회 선거개입으로 판명, 원칙대로 SK건설을 시공사 선정에서 퇴출키로 결정했다"며 "SK건설은 14일 자정부터 당 조합 어디에서도 홍보활동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좌범2지구에서 SK건설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건 이번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본지는 좌범2지구 조합장 직무대행 B씨와 SK건설 현장소장 C씨 간 유착 의혹에 대한 제보를 받고 이를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좌천범일통합2지구, SK건설 골프접대 의혹 등 논란에 사업 불투명성↑,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7994).

하지만 SK건설의 퇴출이 현실화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의결정족수가 모자란 대의원에 대한 보궐 선임을 우선 추진하는 현 집행부, 그리고 보궐 선임 없이 임원 선거를 통한 임원진 전면 개편을 요구하는 조합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안에 대한 양측의 입장도 확연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좌범2지구 조합장 직무대행 B씨는 이번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SK건설 직원이 대의원 집을 방문하게 된 경위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었다. 조합 업무, 특히 임원 선거에 따른 총회나 대의원회 개최, 대의원 보궐 선임 등과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건강한 의혹 제기라고 보기 어렵다"고 조합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B씨는 "일각에서는 임원 선거, 대의원회 보궐 선임 등을 앞두고 조합장이 특정 건설사(SK건설)와 결탁해 모종의 작전을 획책하고 있다고 호도하는데, 이 같은 행위는 조합원들을 선동하는 비겁한 행위다. 아무리 조합장이라도 대의원 개개인의 식사 자리까지 파악할 수 없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조합 업무에 특정 건설사 홍보팀 동원을 지시하거나 제의하지 않았다"도 덧붙였다.

반면, 현 집행부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SK건설로 인한 잡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분명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좌범2지구의 한 조합원은 "GS건설이나 현대엔지니어링에는 비슷한 일이 있을 때 강력한 경고 조치를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왜 조합이 유독 SK건설만 옹호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조합원도 "평소라면 별 거 아닌 일로 여길 수 있는데 지금은 선거 기간이고, 사업 일정도 계속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 아니냐. SK건설도 도가 지나치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립적인 견해를 내비치는 조합원도 보인다. 또 다른 조합원은 "조합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나 이에 반발하는 다른 임원들이나 전부 건설사를 하나씩 뒤에 두고 있는 것 같다. 누가 봐도 전문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썼을 것 같은 글들을 연로하신 분들이 쓰고 있는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클린 선거, 클린 수주는 이미 물건너간 것 같다"고 지적했다.

SK건설의 퇴출 여부는 조만간 개최될 예정인 좌범2지구 대의원회(대의원 보궐 선임 문제), 그리고 임원 선거 결과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이와 관련, SK건설 측은 "A씨의 대의원 집 방문이 이뤄진 그날(지난 9일) 당사는 휴무일이었고, A씨의 개인적 방문으로 확인됐다. 골프접대 의혹이니, 선거개입 의혹이니 하는 것들은 현재 구역 내 살포된 불법 '찌라시'에 근거한 사실무근의 내용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좌범2지구 일부 임원들로 구성된 조합정상화방안회의에서 SK건설의 퇴출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합의 공식적인 기구나 모임이 아니지 않느냐. 그건 우리 측에서 어떻게 확인하거나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비공식적인 모임에서 나온 말들에 대한 답변은 지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최고의 설계와 사업조건을 제시해 좌범2지구 사업에 정정당당하게 입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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