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간다③] 100세 시대의 그늘…떠나는 길마저 외로운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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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간다③] 100세 시대의 그늘…떠나는 길마저 외로운 노인들
  • 방글 기자
  • 승인 2020.10.17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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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고독사 늘고 자살도 갈수록 증가
자살 이유 ‘노인빈곤’…빈곤은 ‘금융문맹’ 탓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한국의 노인자살율은 세계 1위다. ⓒ시사오늘 이근.
한국의 노인자살율은 세계 1위다. ⓒ시사오늘 이근.

#여든이 넘은 A할머니는 지방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자식이 셋 있지만, 아들들은 왕래가 없고, 하나뿐인 딸은 서울에 있다. A할머니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야하는 중증환자다. 일 년에 6개월 정도는 딸네 집에 가 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렇다고 시골집에 돌아와 혼자 지내기에는 두려움이 몰려올 때가 많다. 이렇게 혼자 죽는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서는 탓이다.

#B할아버지는 혼자다. 자녀가 있지만, 아내와 이혼하면서 연이 끊겼다.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빈손으로 집을 떠났다. 70이 넘은 나이에 내 몸 하나 누일 방 한 칸이 없다. 기초생활수급비라도 받아 보려했지만, 자식이 있어서 안 된단다. 관계가 단절됐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데, 방법이 없다. 그나마 국가에서 도와줘 고시원에서 생활 중이다.

#C할머니는 요즘 자주 울리는 전화가 신기하다. 구청에서 틈틈이 안부 전화를 해오는 탓이다. 독거어르신 안부전화 해피콜 사업이라나 뭐라나. 콜백하지 않으면 찾아오기까지 한다. 혼자 죽어도 발견조차 되지 않을까 걱정할 일은 없어보인다. 죽었나 살았나 확인하는 전화라고는 해도, 이상하게 반갑다.

2013년 시작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시작한지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시청자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다.

<나 혼자 산다>로 지난해 연예대상을 받은 박나래와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을 받은 장도연의 대화 한 장면이 생각난다.

장도연은 박나래에게 “(나 혼자 산다로 대상을 받았으니)<나 혼자 산다>가 최고”라며 “80세까지 혼자 살아”라고 말한다. 박나래는 “관에도 혼자 들어 가겠다”고 답한다. 장도연은 “나 혼자 간다”냐며 희화한다.

우스갯소리지만, 어딘가 서늘하다. 사회문제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한국에서 혼자 살아가는 노인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이번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홀몸노인 수는 158만9371명이다. 2016년 대비 24.6% 증가했고, 매년 7만 명가량 늘었다.

무연고 사망자 중 노인의 비중은 50%에 육박한다.

최근 5년간 발견된 무연고 사망자 9734명 중 65세 이상 노인의 수가 4170명으로 42.8%를 차지했다.

하루에 노인 1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말할 것도 없이 OECD 국가 중 노인자살률 1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자살률은 OECD 회원국 평균보다 2.9배 높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노인이 자살을 생각하는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많다고 보고했다. 이 외에 질병과 정신적 문제가 이유로 꼽혔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문맹 현상이 노인빈곤으로 이어졌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결국 금융문맹이 노인빈곤과 노인자살이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문맹을 타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에서 청년 뿐 아니라 노인에게도 금융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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