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서울시장 등판설부터 대선 출마설까지…김동연의 매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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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텔링] 서울시장 등판설부터 대선 출마설까지…김동연의 매력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10.16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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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출신 성공담에 경제 전문가 이미지, 충청도 출신 이점까지 보유…대권 잠룡으로 거론되기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탐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탐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뉴시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의도를 달구고 있습니다.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의힘이 김 전 부총리를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전 부총리가 당의 서울시장 출마 제안을 고사했다는 보도에 대해 “김동연이라는 사람한테 그런 걸 물어볼 필요도 없고, 만난 적도 연락한 적도 없다”며 부인했지만, 국민의힘이 그를 탐내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왜 김 전 부총리를 욕심내는 걸까요. 정치권에서 들리는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유는 한마디로 압축됩니다. ‘정치적으로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개인적인 호감도를 결정하는 ‘스토리’와 ‘이미지’는 물론, 아직까지도 정치적으로 적잖은 의미를 갖는 ‘출신 지역’까지 어느 곳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는 게 김 전 부총리에 대한 평가입니다.

청계천 판잣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김 전 부총리는, 11세 때 부친을 여읜 뒤 도심정비사업에 따라 광주대단지(現 성남시 수정구·중원구 일대)로 강제 이주를 당했습니다. 당시 광주대단지는 철거민 10만여 명이 천막을 치고 살았던 곳으로, 후에 거주민들이 “먹을 게 없어서 남한산성에 올라가서 칡 캐는 사람들, 풀뿌리 찾아서 파먹고 닭 사료로 죽을 끓여먹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회고할 정도의 환경이었습니다.

그렇게 끼니를 걱정하며 자란 그는 덕수상고를 거쳐 한국신탁은행(현 하나은행)에 입사했습니다. 하지만 김 전 부총리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말 그대로 주경야독(晝耕夜讀)을 하며 행정고시에 합격했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미시간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처럼 ‘흙수저’ 출신이 경제부총리 자리에까지 오른 ‘인간 승리’ 스토리는 사람들을 끄는 흡인력(吸引力)이 있죠.

게다가 김 전 부총리는 보수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토리도 갖추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내긴 했으나, 소득주도성장이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에 브레이크를 걸다가 장하성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과 갈등을 빚으며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에서 자유로움은 물론, 오히려 보수층이 호평할 만한 경력입니다.

경제 전문가 이미지도 강점입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경제는 모든 국민의 관심사였지만, 저성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4차 산업혁명이 겹친 지금은 경제가 최대 화두일 수밖에 없습니다. 침체된 경기를 살리고, 고용을 늘리고,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불어난 부채도 줄여야하는 등 경제적인 과제가 즐비한 상황에서 경제 전문가 이미지는 김 전 부총리가 가진 최대 자산이죠.

정치적으로는 충청도 출신이라는 이점도 있습니다. 제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지역구 84석 중 영남에서만 56석을 얻으며 ‘영남 자민련’으로 전락했다는 우려를 샀습니다. 때문에 차기 대선에서는 비(非) 영남 후보를 내세워 지역적 확장을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죠.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하면, 충청도 출신인 김 전 부총리는 보수에게 매력적인 카드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입니다.

다만 김 전 부총리는 아직까지 정치에 대한 뜻을 나타내지는 않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사단법인 ‘유쾌한반란’을 세워 활발히 활동하는 김 전 부총리가 ‘정계 입문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지만, 본인은 어떤 입장도 내놓은 바가 없습니다. 오히려 <동아일보>는 지난 14일 국민의힘이 김 전 부총리에게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타진했다가 거부당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보수층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와 지역적 확장성,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모두 지닌 김 전 부총리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까요.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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