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현 변호사의 법률살롱] 코로나19 속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 예산지원이 최선인가
[조기현 변호사의 법률살롱] 코로나19 속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 예산지원이 최선인가
  • 조기현 법무법인 대한중앙 대표변호사
  • 승인 2020.10.1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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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조기현 법무법인 대한중앙 대표변호사)

초등학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은 인천화재사건, 번개탄으로 자살을 시도했던 중학생 사건 모두 아동 방임학대의 피해 사례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행해지고, 사회복지사의 가정 방문이 어려워짐에 따라 부모 대신 지역사회와 학교의 보살핌을 받던 아이들에 대한 ‘돌봄 공백’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아동학대와 관련된 복지사각지대가 생기는 이유는 학대 민감도나 인식이 아직 충분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데 있다. 아동보호센터 직원이 학대 피해 현장에 출동하면 아동 보호가 우선인 상황임에도 경찰을 설득하고 납득시키느라 업무가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 학대보호자는 "경찰도 괜찮다는데 남의 가정사에 왜 끼어드느냐"며 더 심한 저항에 나선다. 가정 교육과 훈육이라는 미명 아래 타인이 가정사에 적극 개입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두 번째로는 대응할 전문 인력과 기관이 부족함에 있다. 학대 피해 아동을 부모로부터 분리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가정에 머물러야하는 상황이 생길 경우, 재학대 발생 위험도는 높아진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보호 시설 내 방역 문제는 일정 수 이상의 아동에 대해 입소 거부로도 이어진다.

셋째로 아동 방임 학대의 판단 기준이 애매하다는 문제가 있다. 보호자의 폭력흔적과 같은 객관적 증거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긴급하게 격리조치를 취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방임학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이나 담당자의 가치관에 따라 주관 판단이 개입할 여지를 남긴다.

코로나19로 인해 아동의 안전을 대면 점검하기 어려워지고 아동이 가정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정 내 아동학대 피해는 늘 수 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기존에 예정되어 있던 통신비지원 범위를 줄이고 아이돌봄예산을 적극적으로 편성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예산지원이 아동학대 피해를 줄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

인천화재사건의 보호자는 이미 월 160만 원이라는 지원금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고 알려졌다. 번개탄으로 자살기도를 한 피해아동의 보호자는 지원금을 가져가 새 가정을 꾸리고는 자녀를 방치했다. 지원금이 적어 아동학대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방치되는 아동들은 예산이 늘어나도 방치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우리 사회가 아동에 대한 물리적, 정서적 돌봄을 제공하지 않는 방임도 엄연한 학대 행위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사회복지사의 채용을 늘려 인력을 보강하고 아동 보호 전문기관에서 일하는 이들의 처우 개선도 뒷받침돼야 한다. 재발 방지를 위한  전문 인력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아동돌봄 지원금이 알맞게 쓰이고 있는지도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신은 모든 곳에 존재 할 수 없기에, 부모라는 존재를 만들었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가정이라는 세계 속에 있는 아이들이 부모나 그들의 부재로 인한 학대위험에 놓여있다면, 국가가 나서 안전장치 역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자의 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조기현 법무법인 대한중앙 대표변호사
조기현 법무법인 대한중앙 대표변호사

조기현 변호사

- 법무법인 대한중앙 대표변호사

- 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위원

-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법률고문

- 제52회 사법시험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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