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규제에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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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I 규제에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 차완용 기자
  • 승인 2009.12.01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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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이후 거래도 드물어, 거래공백 지속
초급매 출현에 경매시장까지…전방위 확산
연말연시를 앞두고 부동산 시장이 우울하다. 분양시장을 제외한 부동산 거래시장이 한파에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서울, 신도시, 경기, 인천 모두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서 얼어붙었던 주택시장이 점차 풀리기 시작한 4월 이후 서울, 수도권 지역이 동시에 마이너스를 가리킨 것은 처음이다.

대출규제 등으로 9월부터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약세가 전체 주택시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경매시장도 얼어붙었으며, DTI규제 확대 대상에서 제외된 다세대주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시세보다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등장으로 아파트값 하락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미루면서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수도권 매매시장 일제히 추락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서울, 신도시, 경기, 인천 각각 0.02%, 0.02%, 0.03%, 0.03% 내렸다. 이 중 서울, 신도시, 경기는 3주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이다.

재건축도 3주 연속 하락세다. 서울과 경기가 각각 0.03%, 0.10% 하락했다. 서울은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지난 주에 비해 하락폭이 다소 진정됐다. 재건축 하락세를 이끌던 송파구의 하락폭이 잦아들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하락세를 이어갔던 시장이 숨 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이밖에 서울에서는 강남(-0.19%), 강동(-0.30%), 서초구(-0.21%)가 내렸다. 강남권 다른 지역에서 마이너스 행진을 할 때 소폭 상승세를 보였던 서초구도 최근의 시장분위기를 따르는 양상이다.

서울에서는 종로(0.06%)와 용산(0.04%)만 상승했다. 용산구는 이촌동 렉스아파트의 건축심의가 지난 11일 통과되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주변 아파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통과된 렉스아파트는 독특한 소재와 외관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이촌동 렉스 132㎡ 형의 매매가는 11억5000만~12억3000만원으로 지난주 대비 1500만원 상승했다. 반면 서초(-0.04%), 송파(-0.04%), 노원(-0.08%), 강남(-0.09%), 양천(-0.10%), 강동(-0.10%)은 내림세다.

서초, 송파, 강남, 강동구는 재건축 아파트의 약세가 주요 이유다. 지난가을 문턱까지 상승세를 보였던 곳 위주로 하락세가 지속하는 모습이다.

특히 강동구는 고덕 아이파크 분양가에 영향을 받은 인근 아파트가 최근까지 상승세를 보였으나 금주는 보합세로 선회했다. 더욱이 강동구는 고덕 아이파크의 계약률에 따라 시세 다소 변동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상일동 고덕주공5단지 69㎡는 매매가가 6억2000만~6억3000만원으로 1000만원 하락했다.
노원구도 약세다. 대출규제 이후 거래가 줄어든 노원구도 상계장암지구 3,4단지 입주를 앞두고 기존에 살던 집을 처분하는 수요자들로 하락세를 보였다. 상계동 마들대림 112㎡는 5억~5억8000만원으로 지난주에 비해 500만원 하락했다.

전세금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양천구도 금주에는 마이너스이다. 목동신시가지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이 급감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0단지 125㎡ 형은 현재 10억5000만~11억원으로 전 주에 비해 2500만원 하락했다.
 
◇주택시장 '꽁꽁'…초급매까지 출현 

대출규제 등으로 9월부터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약세가 점차적으로 전체 주택시장으로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더욱이 시세보다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등장으로 아파트값 하락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이 내집마련을 미루면서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 때문에 올 상반기 이후 사라졌던 급매물이 또다시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남 청담동 139㎡다가구주택이 최고가 대비 21%떨어진 9억5000만원에 초급매로 나왔다.

수도권의 사정은 더하다. 분당 정자동 155㎡의 아파트가 최고가 대비 45%나 떨어진 7억2000만원에 초급매로 새주인을 찾고 있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최근 주택시장이 한파를 겪으면서 새집으로 입주하려는 수요자들이 집을 급매로 내놓고 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며 "시간이 촉박한 수요자들은 최고가 대비 절반에 가까운 가격인 초급매로 내놓고 새주인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매시장 침체국면, 경매취하건수 주목

정부의 DTI규제 강화 여파가 경매시장에도 불어 닥치고 있다. 두달 만에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매입한 비용이 반토막이 났을 정도다.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11월1일부터 15일까지 버블세븐지역의 아파트 낙찰가총액은 538억8465만원으로 9월 같은 기간(1086억6260만원)에 비해 50.41% 감소했다.

서울 전체를 봐도 한산한 경매시장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1월 같은 기간 서울에서 2회 이상 유찰된 아파트가 전체 259건 중 72건으로 28%를 차지하고 있다. 9월 16%, 10월 17%에 비해 무려 10%포인트 이상 많아진 것.

경매 진행건수 대비 매각건수의 비율인 매각률 역시 29.7%로 낙찰된 물건이 10건 중 3건밖에 되지 않았다. 올해 들어 최저치다. 9월 매각률은 48.8%였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 부동산 경매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강남권의 낙찰가총액은 지난 9월 582억4346만원에서 11월 188억241만원으로 3분의1이 줄었다. 낙찰건수도 64건에서 21건으로 3분의1토막이 났다.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시장에 감정가보다 싼 매물이 쌓인 탓이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2개월 전만해도 매수시점이 1회 유찰된 아파트가 보편적이었고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은 경우 신건에 바로 낙찰됐지만 최근에는 응찰자들이 유찰시켜 가격이 떨어진 뒤 매입에 나서면서 입찰타이밍이 한 템포 늦춰졌다"고 설명했다.
 
◇ DTI규제 안 받는 다세대주택에도 영향

여파는 DTI규제 확대 대상에서 제외된 다세대주택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지역 다세대의 매각가율이 10월 95.8%에서 11월 90.8%로 줄었다. 서울 뿐 아니라 인천ㆍ경기지역 역시 6~6.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시장에서도 단기간 부동산 경매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하다. 다만 부동산 학습효과로 인해 가격 폭락을 예고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특히 주택의 경우 그동안 부침은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가격 상승이라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가격이 급락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언제 경매시장에 뛰어들 것인가가 경매투자를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경매취하건수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기미를 보이거나 매수세가 높아지면 채권자나 채무자가 경매보다 시세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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