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규제 강화 시작…괜찮을까?
신용대출 규제 강화 시작…괜찮을까?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10.20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끌·빚투’ 반영…최근 3년간 30대 비중 가파른 증가세
시중은행, 신용대출 한도 하향 조정…대출금리도 오름세
금융당국, DSR 확대방안 검토중…핀셋형 규제 강화할듯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진영 기자)

ⓒ시사오늘 김유종
ⓒ시사오늘 김유종

급속한 신용대출 증가세가 지속되자 금융당국의 본격적인 신용대출 규제가 시작됐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시중은행들에게 대출 속도조절을 요구하면서, 은행들은 구체적인 신용대출 총량 관리 계획을 제출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올 연말까지 월평균 신용대출 증가액을 2조원대로 관리하기로 했다.

신용대출 최근 3년간 30대가 가장 많이 받아…'영끌·빚투' 현실화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신용대출을 가장 많이 받은 연령대는 30대로 나타났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내 집마련을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쓴다)'과 주식 투자를 위한 '빚투(빚내서 투자한다)'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 힘 김상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30대가 신규 신용대출을 받은 금액은 47조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총 신규 신용대출(141조 9000억원) 가운데 33.3%에 해당하는 수치다.

30대 신규대출은 최근 2년 사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10조 7000억원에서 2018년 10조 9000억원으로 2000억원 증가한 데 그친 반면, 2019년에는 12조 4000억원으로 늘었고, 2020년(8월 기준)에는 8개월만에 13조 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전년대비 72.3%나 늘어난 것이다.

30대 다음으로 신규대출이 많았던 세대는 40대다. 40대 신규 대출액은 지난 3년간 총 44조 6000억원이었다. 지난 2018년 신규대출액은 10조 5000억원이었고, 2019년 11조 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000억원 늘었다. 2020년은 현재까지 12조원으로 전년대비 66.5% 늘었다.

김상훈 의원은 이와 관련 "영끌과 빚투에 이어 코로나로 인한 실직과 폐업이 가중됨에 따라, 30대는 물론 전세대에 걸쳐 빚을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경기침체가 오래갈수록 대출 부담은 가중되고, 특히 소득과 자산이 적은 청년세대의 어려움은 배가 된다. 하루빨리 정부는 신용관리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신용대출 한도·금리 조정…당국, DSR규제로 대출 조인다

은행권은 연말까지 3개월 남짓 남은 시점에서, 월평균 신용대출 증가액을 2조원 대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출 한도가 높고 우대금리 혜택을 많이 받던 고신용자 중심으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연말이 다가오면, 그해 실적을 채우기 위해 대출이 수월해지는 경우가 보통이었지만, 올해 연말은 대출 문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주요 시중은행들은 우선적으로 전문직군의 신용대출 한도를 낮췄다. 아무리 신용이 좋은 전문직군이라도 한 은행에서 연봉의 2배 이상 신용대출을 받는 것이 어려워지게 됐다.

우선 신한은행은 지난 19일부터 일부 전문직군의 소득대비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300%에서 200%로 축소했다. 이에 모든 전문직군에 대한 신한은행 신용대출 최고한도는 '200% 이하'로 하향조정된다.

NH농협은행도 이달 안에 금융기관 종사자 대상 신용대출인 '금융리더론'과 의사 등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인 '슈퍼프로론'의 최대 한도를 각 2억 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부터 이미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KB직장인든든'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3억원에서 2억원으로 축소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8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하나원큐'의 대출 한도를 최대 2억 2000에서 최대 1억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이와 함께 은행권의 주담대·신용대출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픽스 기준으로 주담대를 산정하는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은 지난 16일부터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전날보다 0.08%포인트씩 올렸다.

이에 국민은행 주담대 금리는 연 2.70~3.90%, 우리은행 2.62~3.92%, 농협은행 2.31~3.72%다. 아울러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하는 신한은행 주담대 금리는 2.73~3.98%, 금융채 6개월을 토대로 하는 하나은행은 2.623~3.923%로 한달 전보다 각각 0.09%포인트, 0.011%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도 올랐다. 16일 기준 주요 은행의 대표 직장인 신용대출 최저금리가 연 1.9~2.68%로, 한달 전보다 최대 0.08%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핀셋형으로 강화하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이 국정감사에서 'DSR 확대'를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DSR은 대출심사 시 차주의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계산하는 지표로, 주택담보대출 뿐 아니라 신용대출, 카드론을 포함한 모든 금융권 대출 원리금 부담을 반영한다. DSR 규제가 확대되면, 주담대,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가계대출 제한이 강화된다.

정부는 'DSR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감안해 핏셋형 규제 강화를 택했다. 규제 적용 지역을 넓히거나, 기준 금액을 낮추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DSR 40% 규제를 개인별로 적용한다. 이 가운데 핏셋형 강화 방안으로 조정대상지역에도 DSR 40% 규제를 적용하거나, '시가 9억원' 기준을 '시가 6억원'으로 내리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당장 대책을 내놓기 보다는 상황에 맞게 여러 방안을 검토하면서, 10월까지 대출규모 등 동향을 살핀 다음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