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안철수의 선택은 대권일까 서울시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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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텔링] 안철수의 선택은 대권일까 서울시장일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10.21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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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보수층 마음 얻지 못한 안철수…서울시장 통해 이미지 쇄신 노릴 수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을 거쳐 차차기 대선에 도전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을 거쳐 차차기 대선에 도전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인물난’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서울시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지 겨우 반년밖에 안 된 초선 의원들까지 하마평에 오를 정도입니다.

이러다 보니 국민의힘 내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이름이 진지하게 거론됩니다. 국민의당과의 연합을 통해 안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울 수 있다면 ‘후보가 없다’는 고민이 해결됨은 물론, 차기 대선을 앞두고 자연스럽게 반문(反文) 연대를 구축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까닭입니다.

이에 대해 안 대표 측은 ‘대선으로 직행할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현재 안 대표의 상황에서 ‘야권 단일 대선 후보’가 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에서입니다.

민주당 쪽에서 정치를 시작하긴 했지만, 지금의 안 대표는 명실상부한 ‘중도보수’의 대표주자입니다. 제21대 총선에서는 지역구 무공천을 통해 미래통합당(現 국민의힘)과 사실상 단일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죠. 때문에 안 대표가 대선에 출마한다면 보수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문제는 안 대표가 국민의힘 당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알려진 대로, 안 대표는 ‘통 큰 양보’를 통해 군소 후보였던 박원순 변호사를 서울시장에 올려놓은 주인공입니다. 제18대 대선 때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자리를 양보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정서적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인물이죠.

게다가 안 대표는 여전히 국민의당 대표입니다. 유승민 전 의원이 제21대 총선을 통해 당내 최대 계파를 만들어내고, 대권 출사표를 던진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세력을 확장하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바삐 움직이고 있는 동안 안 대표는 국민의힘 밖에서 독자 노선을 걷고 있습니다. 대선 경선이 결국 ‘세력 싸움’이라고 보면, ‘당 밖의 인물’인 안 대표는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도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대선에 ‘보수 대표’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상대적으로 후보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은 서울시장을 거치는 ‘우회로’도 고려해볼 만한 카드니까요. 안 대표가 보수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경우 ‘안철수’라는 이름은 자연스럽게 보수 진영에 스며들게 될 것이고, 서울시장직을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따라 다시 한 번 유력 대권주자로 우뚝 설 수도 있습니다. 여전히 58세에 불과한 안 대표가 고민해 볼 만한 선택지죠.

물론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유력 대권 후보가 5년 후를 기약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8년 전, 안 대표는 ‘준비되지 않은 대권 도전’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직접 체험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춘추전국시대’를 기회삼아 대권 경쟁에 뛰어들지, 아니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통해 ‘지지층 다지기’에 들어갈지 안 대표의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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