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도의 時代架橋] 펀드게이트 2라운드, 국가 기강 어디로?
[이병도의 時代架橋] 펀드게이트 2라운드, 국가 기강 어디로?
  • 이병도 주필
  • 승인 2020.10.24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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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수사주체로 진실 밝혀야
산(山)으로 가는 사건…국민시각 혼란
“정치가 검찰 덮어 버렸다” 책임검사 양심선언
고위공직자‧정치인, 대형 사기에 왜 단골 ?
사건 이중성…‘야‧검 로비’ ‘표적수사’ 의혹
수사 지휘권, 시기와 내용 모두 부적절
특검 말고 달리 풀 길 있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병도 주필)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둘러싼 갈등과 폭로전이 점입가경이다. 그야말로 산(山)으로 가고 있다. 연루자가 정치권 곳곳에서 드러나 의혹은 산더미처럼 커진 반면, 진실 규명은 지지부진하다.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의 혼란스러움은 커지고, 의심은 더욱 깊어져 간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자본시장 질서가 무너지고 그로 인해 수조원대 투자자 피해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본질은 간 데 없고 오로지 정쟁만이 난무한다. 

아직 실체마저 불분명한 의혹들임에도, 여야가 유.불리를 계산하느라 벌집 쑤신 듯 요란하고, 정치권과 법무부, 검찰은 난투전이 치열하다. 펀드게이트 주범이 내놓은 5쪽짜리 ‘옥중 입장문’에도, 대한민국의 법치를 관장하는 핵심 국가기구들이 죽기 살기식 이전투구를 벌이는 기막힌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고 표기됐다. 

특히, 라임자산운용 정·관계 로비 사건 수사 총괄 책임자인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은 지난 22일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며 사의를 밝혔다. 수사지휘권 발동에 따라 라임사건 수사를 총괄하게 된 그가 수사지휘권 발동에 반발해 물러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충돌로 검찰이라는 공적시스템이 갈수록 망가지는 모습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두 사람의 갈등은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계속되고 있다. 

결국 여권은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 의혹을 제기했고, 야권은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또한 법무부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편파 수사지휘 의혹을 제기했고, 대검찰청은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사지휘권 자체가 최대 쟁점이 되기에 이르렀다.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둘러싼 갈등과 폭로전이 점입가경이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둘러싼 갈등과 폭로전이 점입가경이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초대형 사모펀드 사기사건 흐름 위험

전례 없는 이번 초대형 사모펀드 사기 사건은 금융 당국과 정치권 로비에 검사 독직 의혹까지 겹치면서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야당 인사와 현직 검사 상대 로비 의혹을 주장한 것을 계기로 사건이 정쟁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여야를 불문한 수사팀의 공정수사 신뢰 문제는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공수처법으로 전선이 확대되더니 급기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난타전으로 변질됐다.

이 시점에서 당면한 과제는 부실과 불법.편법으로 얼룩진 ‘양대 펀드게이트’의 실체 밝히기다. 즉 펀드 자산이 터무니없이 부실해진 경과와 이 과정에서 불법 로비 및 뒷배 봐주기 의혹 규명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 게이트에 현직 국회의원, 전직 고위관료들과 경기도 간부의 관련성이 제기되며 의혹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정치가 법치위에 존재하며 여권 실세와 여의도 권력은 법 집행자인 공공기관과 공직사회를 제멋대로 주무를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에 상장사 59곳과 기업인 자금 예탁’ 같은 일도 과연 판매회사의 영업력만으로 가능했을까. 기업의 생존을 위한 ‘정치적 보험들기’는 새삼스런 일도 아니다.

법무부‧검찰 충돌에 국민 피곤

지금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의혹들은 그저 의혹에 불과한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실마리를 풀기 위해선 수사 주체가 혁신돼야 할 것이다. 

분수령은 라임자산운용 전주(錢主) 김 전 회장이 지난 7월에 작성했다는 ‘옥중 입장문’이 한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다. 내용의 핵심은 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질 즈음 자신이 “야권 인사와 검사들에게 고급 향응을 제공했다”는 것과 수사가 시작된 후 검찰이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을 얽어매는 대가로 보석으로 풀어주겠다”고 모종의 거래를 주문했다는 것이다.

법무부의 입장은 윤 검찰총장이 (야권 정치인과 검사의) 구체적인 비위 사실을 보고 받고도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방점을 찍고 있다. 김 전 회장이 검사장 출신 야권 정치인에 대한 억대 금품 로비와 검사 수사관의 향응 등을 진술했는데도 윤 총장이 뭉개려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검은 "법무부 발표는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윤 총장이 야권 정치인 의혹을 보고 받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며, 검사 비위 의혹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된 즉시 서울남부지검에 수사를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법무부와 검찰의 잇단 충돌에 사안을 바라보는 국민의 피로도는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22일의 대검 국정감사는 추 장관과 윤 총장간 균열의 절정을 보여줬다. 윤 총장을 꼬집는 여당과 두둔하는 야당으로 여야가 뒤바뀐 국감에서 윤 총장은 거침없는 답변 태도로 일관했다. 윤 총장은 "라임 수사에서 총장은 손을 떼라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검찰청법 위반으로 보여 쟁송도 할 수 있었으나 너무 혼란스러워질까봐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일선 검사들도 다들 부당하다고 볼 게 확실하다며 지휘권 발동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윤 총장은 이날 국감에서 임기 완주도 예고했다. 추 장관의 압박에 끝내 물러나게 되리라는 시나리오를 일축한 것이다. 앞으로 추 장관이 장관직을 이어간다면 윤 총장 임기인 내년 7월까지 두 사람의 적대적 갈등 관계가 지속될 것이 예상된다. 만에 하나 지금 같은 대결이 지속한다면 혼란이 거듭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옥중 폭로 폭발성과 전방위 로비 의혹

한편, 라임자산운용 전주(錢主) 김 전 회장이 여권뿐 아니라 검사와 야당 인사들에게도 로비했다고 나서면서 라임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김 전 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친필 문건에는 “라임 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행장 로비 관련해서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 변호사(에게) 수억 지급 후 실제 이종필(전 라임 부사장)과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등(에 대한) 로비(가) 이루어졌고, (검찰과) 면담시 얘기했음에도 수사 진행 안됨”이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 특수통 출신인 ㄱ변호사가 구속된 김 전 회장을 접견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면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한데, 청와대 행정관으로는 부족하고 청와대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이 변호사를 통해 전한 내용엔 현직 검사 3명에게 룸살롱에서 1천만원 상당의 접대를 했다는 점도 포함되어 있다. “당시 추후 라임수사팀(을) 만들 경우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했는데, 실제 한 명은 수사팀 책임자로 참여”했다는 주장을 했다. 이런 주장은 비단 라임 사건뿐 아니라 검찰 전체의 신뢰와 정당성을 흔들 수 있는 폭발성을 안고 있다.

물론, 라임의 전주 혹은 몸통으로 지목돼온 김 씨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현 단계에선 어느 것 하나 확인된 게 없는 피고인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 다만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규정되어 가던 사건의 성격이 여·야·검을 상대로 한 전방위적 로비 사건으로 탈바꿈하는 성격의 폭로로 그 파급력은 실로 크다. 이렇듯 옥중에 있는 일개 피고인인 김봉현씨의 폭로가 정치권은 물론 나라 전체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추 법무 수사지휘권 발동 논란

이런 상황에서 수사지휘권이 최대 쟁점화 하고 있다.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우리 정부 역사에 작년까지 단 한 차례뿐이었다. 그만큼 검찰 수사에 대한 개입을 자제해 왔다. 그런데 취임 9개월밖에 안된 추 장관은 벌써 세 번째 지휘권을 발동했다. 추장관이 현 정권 관련 의혹 사건마다 수사지휘권을 남용하는 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수사방향에 비상한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추 법무 장관은 윤석열 총장이 관여하지 못하도록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수사팀이 윤 총장에게 보고를 하거나 지휘도 받지 말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뒤 결과만 윤 총장에게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윤 총장 본인과 부인, 장모, 측근 검사장 연루 의혹이 제기된 사건들까지 '장기간 수사 진척이 없다'는 이유로 수사지휘권 전환에 포함시켰다. 그 배경은 윤 총장에 대한 근본적 불신에 기인한 것이다.

추 장관은 사실상, 김 전 회장의 폭로를 계기로 수사의 키를 장악했다. 윤 총장의 전 용산세무서장 ‘봐주기 수사’ 의혹, 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 장모의 요양병원 운영 관련 불법 의료기관 개설을 둘러싼 의혹 등도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이참에 윤 총장을 겨냥한 전방위 수사를 벌이겠다는 속셈으로 보인다.

윤 총장 측근 관련 사건은 워낙 오래 됐고, 지금도 일부는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 또 윤 총장 장모 관련 의혹과 전 용산세무서장(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의 형) 관련 의혹은 인사청문회 당시 ‘아무 문제 없다’고 여권이 적극적으로 방어했던 사안이다. 과연 이에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야 할 만큼 시급하고 엄중한 사안인지 되묻고 싶다.

수사지휘권 행사 강도 높게 비난

이같은 수사지휘권 논란과 관련,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22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밝힌 내용은 충격적이다. 그는 의정부지검장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를 기소하는 등 ‘추미애 사단’으로도 알려진 검찰 간부였기에 더욱 그렇다.

즉, 그는 추 장관이 최근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사안이 모두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했고, 검찰청법 제8조의 입법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박 지검장은 “검찰총장 지휘 배제의 주요 의혹들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지검장은 "많은 사람에게 1조5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준 라임 사태와 관련하여 김○○은 1000억원대의 횡령·사기 등 범행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로비 사건은 그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고 했다. 정쟁의 늪에 빠진 정치권이 귀담아들어야 할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 본인도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라임 사건 및 윤 총장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윤 총장은 “(장관의 수사지휘가) 근거·목적 등에서 위법한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며 “중범죄를 저질러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찍어내기’ 의혹 무성

실제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법무부의 지난 18일 입장문은 여러 측면에서 부실하기 짝이 없다.

검찰이 야당 쪽은 적당히 봐주고 여권 쪽만 파헤치는 편파 수사를 했고, 그 배후에는 윤 총장이 있으니 손을 떼라는 주장이다. 지난 수개월간 축소 은폐 수사를 사실상 조장했다는 의심을 받아온 법무부가 오히려 적극 수사를 지시한 윤 총장에게 편파 수사 비난을 가하며 지휘권을 박탈한 셈이다.

법무부가 현직 검찰총장이 야권 정치인과 검사의 비위 사실을 보고 받고도 뭉갰다는 식의 중대한 내용을 공표하려면 공정한 조사와 엄정한 근거, 치밀한 법리가 기본인데, 그런 당위와 거리가 멀다. 대검찰청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으로 반박하고,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추 장관을 수사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라임사건과 별개인 윤 총장 가족 사건을 묶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도 논란의 소지가 크다. 당장 야당은 라임.옵티머스 정.관계 로비 수사를 윤 총장 수사 국면으로 덮으려는 의도, ‘윤석열 찍어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라임 정.관계 의혹은 여권 인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추 장관은 장관 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의 수사권을 빼앗았다. 4차례나 학살 인사를 통해 윤 총장 수족을 모두 잘라내면서까지다. 여권 스스로 문제없다고 했던 윤 총장 가족 사건도 ‘특수부’에 맡겨 수사하려고 한다. 이유는 뻔하다. 정권 비리를 덮기 위해 윤 총장을 날리겠다는 것이다.

검찰 정치적 독립, 훼손 가능성

김봉현 전 회장의 야당 정치인 로비나 검사 향응ᆞ금품 제공 진술을 묵살하는데 윤 총장이 관여한 증거나 정황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 제기만으로 지휘선상에서 배제한다면, 향후 유사 사례가 불거질 때마다 검찰 수장의 정상적 직무활동을 정지시켜야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식으로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남용되면 검찰의 정치적 독립이 현저히 훼손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 전 회장의 진술 내용이 알려지자 추 장관은 심야에 감찰을 명령했고 이틀 만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사 비위와 야당 정치인 로비 의혹을 알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당초 라임 사건 수사를 맡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해체하고 형사6부로 재배당한 후 검사 보강 요청마저 거절하며 수사팀의 힘을 뺀 게 법무부다. 추 장관 자신이 그래놓고는 부실수사를 지적하며 “별도수사팀 구성을 검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앞뒤가 맞지 않은 이런 일들로 인해 느닷없이 윤 총장은 수사팀의 사건보고조차 패싱을 당한 ‘허수아비’에서 정치적으로 사건을 이용한 ‘야심가’로 까지 바뀌게 돼버린 형국이다. '윤 총장의 수사 뭉개기'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를 포함한 여권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시점에 김 전 회장의 옥중 폭로를 빌미 삼아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은 너무 성급한 조치가 아닌가. 추 장관과 윤 총장이 이전투구하는 모습이라면, 검찰이 어떤 결과를 내놓든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중 잣대, 달라진 반응들

검찰은 이제 다시 한번 조직 명운을 걸고 라임ᆞ옵티머스 사태와 윤 총장 가족ᆞ측근 관련 사건 실체를 모두 규명할 수밖에 없게 됐다. 물론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면 될 일이다.

그럼에도, 정국은 계속 혼란스럽다. 유불리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는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진 것이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라임펀드 사건을 두고 "사기 사건이 아니라 검찰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라임의 전주(錢主) 김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강 전 수석에게 주라고 5천만원을 전달했다"는 법정 증언을 했을 때만 해도 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을 '질 나쁜 사기꾼'이라며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옥중 서신을 통해 '야당검찰 로비' 주장을 하자 강 전 수석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역시 김 전 회장의 야당검찰 로비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있다"는 발언을 쏟아냈다. 김 전 회장이 강 전 수석에게 5천만원을 건넸다는 증언을 했을 때 민주당은 "허위 주장"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성토했다. 강 전 수석 관련 증언은 거짓이라면서도, 야당검찰에 불리한 옥중 서신에 대해서는 신빙성을 주장하는 것은 이중 잣대다.

금융사기 사건 전모에 역량 집중을

이제 여야는 상대의 허물 캐기에 몰두하기보다는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겨준 금융사기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가장 효과적이고 신속한 방법을 강구하는 게 도리다. 정치권은 관련 공방을 자제하고 국정감사를 통해 라임옵티머스 사건이 발생했던 원인 등을 파악해 관련 대책을 세울 의무가 있다.

여전히 되풀이되는 후진국형 비리에 국민은 냉소하고 청년들은 절망하고 있다. 정치가 ‘최고 포식자’로 군림하는 한, 국기문란 범죄가 결국 정치권으로 연결되는 한, 펀드와 자본시장 선진화는커녕 당장의 코로나 경제위기 탈출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

혹여 자기 진영에서 비리에 연루된 인사가 있다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자체 압박을 가해야 한다. 감싸고 물타기하고, 책임 전가하는 일로 라임 사태의 본질을 흐려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야당 인사와 검사 접대 주장의 사실 여부는 여당과 청와대 관련 로비 의혹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 그리고 법무부와 검찰은 금융사기 사건의 전모를 캐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게 당면 과제다.

독립적 특검만이 혼란 조기 수습

사태의 본질은 역시 자본시장 질서가 무너지고 자칫 선량한 투자자들이 수조원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라임에 이어 옵티머스 사태가 터졌고, 다른 불안한 펀드가 한둘이 아니다. 로비 의혹도 파헤쳐야 하지만 본질이 흐려져선 안된다. 공신력 있는 수사팀을 꾸리는 일이 급선무다. 원칙대로 하자면 수사는 검찰의 몫이고, 자본시장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은 국회의 몫이다.

이번 펀드게이트는 국정감사의 모든 이슈를 빨아 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말았다. 지금처럼 법무부와 대검이 서로 갈등하게 되면 누가 수사해도 그 결과는 신뢰받기 어렵다. 자본시장 건전화도 펀드시장 정상화도 불가능하다. 윤 총장의 수사지휘마저 배제된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사건은 이제 특검 외에는 수사 결과의 신뢰를 담보하기 어렵게 됐다. 

독립적인 특별수사팀, 특별검사 등 어떤 형태가 됐건 성역 없이 철저한 수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내야 한다. 여권 인사들의 권력형 비리 의혹이나 야권 인사들의 개입, 검찰의 수사 무마 등 제기된 의혹도 다 밝혀야 할 것이다.

법치를 수호해야 할 법무부가 정치와 정쟁에 나서면 나라 기강이 흔들리고 민주주의는 후퇴한다. 따라서, 펀드 사태와 관련해 권력과 야권검사의 비리 여부에 대해 공정하게 수사하려면 추 장관과 서울중앙지검장은 수사에서 손을 떼야 한다. 국가기강의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특정 정파에 치우치지 않은 법조인을 특검으로 임명해 이 사건을 맡기는 게 사태해결의 올바른 길임을 강조한다.

 

이병도는…

1952년 경남 진양에서 출생했고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후 1981년 연합뉴스로 자리를 옮겨 정치부 야당출입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저서로는, <6공해제>, <97년 대선 최후의 승자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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