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일본의 제2의 개항과 국민의힘 무능 국감
스크롤 이동 상태바
[역사로 보는 정치] 일본의 제2의 개항과 국민의힘 무능 국감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0.10.25 09: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2의 개항이 필요한 국민의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이번 국감을 보고 어느 누가 현재의 국민의힘을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단 말인가? 제2의 개항이 필요하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번 국감을 보고 어느 누가 현재의 국민의힘을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단 말인가? 제2의 개항이 필요하다. 사진제공=뉴시스

일본은 두 번의 굴욕적인 개항을 당했다. 첫 번째 개항은 미국 페리 제독의 함포외교에서 비롯됐다. 일본의 봉건적 에도 막부는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에 굴복해 개항을 했다. 일본도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시작은 비참했다. 하지만 일본은 남다른 자생 의지와 학습력으로 아시아 최초의 근대 국가를 쟁취했다. 

청일전쟁, 러일전쟁의 승리로 제국주의 열강에 편입된 일본은 승승장구했다. 당파싸움과 기득권 고수에 목숨을 건 조선은 일본의 손쉬운 먹잇감이 됐다. 수천 년 동안 아시아의 변방으로 무시당했던 일본은 제국주의의 단 맛에 빠져 대동아 공영권의 헛된 망상으로 침략을 일삼았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했다. 자만에 빠진 일본은 두 개의 전선을 만드는 패착을 뒀다. 중일전쟁과 태평양 전쟁을 연달아 일으키며 전력을 분산시켰다. 중국은 약체였지만 광활한 영토와 세계 최고의 인구력을 자랑했다. 대륙에서는 지구전이 펼쳐졌다. 자원이 부족한 일본은 자원 확보를 위해 동남아 침략에 나선다. 하지만 이 지역은 미국과 영국의 이익이 걸린 곳이다. 자기 밥 그릇을 넘보는 꼴은 못 보는 법이다. 미국이 일본의 과욕을 좌시하지 않았다. 대대적인 경제 제재가 가해졌다.

여기서 일본은 결정적인 패착을 둔다. 세계 최강의 공업국인 미국을 상대로 한 전쟁을 결정한다. 결국 전선이 양분된 일본은 미국에 굴복해 패망했다. 하지만 패전국 일본은 인류사에 씻을 수 없는 범죄국가라는 오명과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 세례를 받은 국가로 몰락했다.

두 번째 개항은 맥아더 장군에 의해서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은 두 번 다 미국에 의해서 개항됐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 일본은 점령군 미국에 의해 새로운 국가로 개조됐다. 군국주의 일본을 죽이고, 민주주의 국가 일본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맥아더 장군의 목표였다, 

이를 위해 일본의 상징인 천황을 인간으로 만들었다. 수천 년 간 신적인 존재였던 천황이 인간으로 내려오자 일본이 변하기 시작했다. 여성의 참청권이 생겼다. 민주 선거에 의해 정부가 수립됐다. 

아울러 행운까지 겹쳤다.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미국은 일본을 병참기지로 삼았다. 또한 냉전으로 공산주의 확산을 막고자 했던 세계 대전략도 한 몫했다. 무너졌던 공장이 새로 세워졌고, 멈춘 기계가 다시 작동했다. 일본은 부활에 성공했다. 이제는 세계 3위의 공업국이 됐다.

국민의힘은 제2의 개항이 필요하다. 제1의 개항이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대한민국의 부활을 위한 두 번째 개항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이 산업화를 성취한 자부심이 오만과 자만심으로 변질돼 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을 당한 것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것과 같다.

하지만 지난 3년간 국민의힘이 전후 일본처럼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구태를 벗지 못해 국민의 외면만이 넘쳐난다. 특히 이번 국감은 지난 21대 총선 참패 이후 맞이한 첫 무대였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소중한 기회를 낭비했다. 고성과 말싸움이 난무하는 과거의 국감을 재현하는 데 급급했다. 그나마 몸싸움이 없었던 걸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 현 정부의 국정 난맥을 해결할 묘안도 제시하지 못했다. 이번 국감을 보고 어느 누가 국민의힘을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단 말인가? 제2의 개항이 필요하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