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건희] 이부진·이서현 역할론?…“크게 달라지지 않을듯”
[포스트 이건희] 이부진·이서현 역할론?…“크게 달라지지 않을듯”
  • 박근홍 기자 손정은 기자 안지예 기자
  • 승인 2020.10.26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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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손정은 기자 안지예 기자)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하 이건희)이 세상을 떠난 가운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두 딸이 향후 그룹과 오너일가 내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삼성그룹 오너가 3남매의 희비는 지금과 달랐다.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하 이재용)은 갤럭시노트7 폭발 논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에 거듭 연루되며 최악의 수난을 겪었고, 차녀인 이서현 당시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하 이서현)은 실적 악화로 곤욕을 치렀다. 활짝 웃은 건 중국의 한한령 속에도 수익성 안정화를 이룬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하 이부진)뿐이었다.

이 같은 구도가 달라진 건 2018년이다. 그해 2월 이재용은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30조 원 투자 결정을 발표했다. 이어 같은 해 5월 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그룹 동일인(총수)을 이건희에서 그의 아들인 이재용으로 변경했다. 당시 이재용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에 휘말려 위기에 처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가 이건희의 적자는 이재용임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이후 2018년 12월 이서현은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직에서 물러나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표면적으로는 그룹과 오너일가 내 위상이 격상된 셈이지만 그가 진두지휘한 삼성물산 패션부문 신사업이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피로감을 느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지배적이다. 이부진은 2018~2019년 호텔신라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며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이 과정에서 프로포폴 의혹, 이혼소송 등 개인 신상 문제가 이슈화돼 빛바랬다. 반면, 출소한 이재용은 해외 현장경영에 본격 시동을 걸며 삼성그룹 총수로서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리고 지난 25일 부친의 별세를 계기로 삼성그룹 오너가 3남매의 구도가 다시 한번 흔들리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부진, 이서현 등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를 놓고 호사가들이 입을 가만두지 못하고 있는 눈치다. 업계에서는 2018년을 기점으로 이어진 구도가 크게 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우선, 각자 처한 상황이 만만치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302억4209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이부진의 야심작인 한옥호텔 건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회사 내 리더십 시험대에 선 가운데 이부진이 그룹이나 오너일가 내에서 다른 역할을 도모할 공산은 낮다는 평가다. 이재용은 당분간 상속세와 재판 부담에 정신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찍이 경영일선에서 퇴진한 이서현은 부친의 별세로 한동안 분주해질 수밖에 없는 실정에서 그룹과 오너일가의 곳간 중 하나인 삼성복지재단과 리움미술관 운영에 변함 없이 매진할 전망이다. 특히 상속세 재원 마련에 있어서는 오빠인 이재용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삼성복지재단 사령탑인 이서현이 도움을 줄 여지가 있어 보인다. 삼성복지재단은 삼성전자 지분 0.08%, 삼성물산 지분 0.04% 등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이부진과 이서현이 각각 호텔신라, 삼성물산 패션부문 계열분리를 추진하거나 이재용의 경영권에 반기를 드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희박해 보인다. 이부진은 호텔신라 지분이 없고, 이서현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떠나 명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후자의 경우 삼성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지분 중 이재용이 확보한 물량이 약 17%로, 이부진과 이서현이 각자 보유한 물량을 합쳐도(약 12%) 모자란 상황이다.

삼성그룹에 능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회장이 별세했다고 해서 삼성그룹 삼남매 구도가 달라지진 않을 거다. 계열분리도 현재는 불가능하다"며 "다만, 향후 상속세 재원 마련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이부진과 이서현이 삼성물산 지분을 다른 계열사 지분과 맞바꾸는 방향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것도 한참 뒤의 일이다. 지금 당장은 바뀔 게 없다. 이재용을 중심으로 한 남매경영, 삼남매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별 자율경영이 원칙"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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