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이 쏘아올린 수소사회…현대차 생존·미래 책임진다
정의선이 쏘아올린 수소사회…현대차 생존·미래 책임진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11.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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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수소경제’ 밑그림 속 정의선식 색입히기 가속…지속가능성 넘어 新성장동력 자리매김
그룹사 총동원해 수소차 수직계열화 구현나서…미래차 경쟁력 제고 속 내연기관 공존전략 필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정부의 수소경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린뉴딜의 한축이기도 한 수소경제는 우리가 이미 강점을 갖춘 해당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필두로 친환경 사회 구현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가기 위한 의지로 읽힌다.

수소경제라는 밑그림이 그려지고 판이 깔린 만큼, 이를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기업들의 움직임 역시 더욱 바빠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에는 수소전기차(이하 수소차)부터 수소공급, 충전 인프라 구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의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 이에 〈시사오늘〉은 수소시대를 맞아 그 마중물을 자처하고 있는 현대차의 경영 행보를 되짚어봤다.

정의선 회장 시대와 탄력받는 수소사회…수소차 보급 1위에 인프라 구축 '속도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7월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 자리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7월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 자리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경제의 핵심 기업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수소차 생산부터 판매를 비롯해 관련 제반 구축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청정 에너지로 평가받는 수소를 활용해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가속화하고, 나아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수소사회' 비전을 현실화하고 있는 것.

물론 현대차가 세계 최초의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던 지난 2013년만 하더라도, 수소경제와 수소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단순 친환경차의 등장으로만 여겨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18년 선보인 차세대 수소차 SUV ‘넥쏘’가 같은해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현장을 누빔으로써, 수소차를 바라보는 인식에 대전환이 이뤄졌다.

정부도 '수소경제'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부각시키며, 현대차의 외로웠던 싸움에 큰 힘을 보탰다. 지난 2019년 초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전격 발표함으로써, 수소 관련산업 육성 지원이 범국가적·장기적 관점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그 기틀을 마련한 것. 특히 오는 2040년까지 수소차 누적 생산 620만 대, 수소충전소 1200개소 구축 등을 제시하며 저변 확대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러한 노력은 당장 국가별 수소차 연간 보급대수 1위라는 가시적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국내 수소차 보급대수는 4194대로 2000대를 겨우 넘은 미국을 제쳤으며, 올해 1분기에도 1230대를 기록하는 등 확대세를 누렸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공개한 '도약이냐 정체냐 기로에 선 K-모빌리티' 보고서에서도 올해 1~7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수소차 판매대수는 2879대로 집계, 유수의 브랜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함은 물론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하는 압도적 성과를 냈다.

수소차 충전인프라 확충 역시 속도감있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8년 14개소 그쳤던 수소충전소는 이듬해 34개소로 늘어났으며, 현재까지 전국에 연구용 8개소를 포함한 총 45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나아가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310개소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업계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회장 선임도 수소경제 가속화를 이끌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의선 회장은 수석부회장을 역임할 당시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을 대신해 미래차 기술 강화를 진두지휘해왔으며, 글로벌 수소위원회 공동회장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수소경제라는 미래 생태계 구축 역점 사업에 더욱 공을 들일 가능성을 높인다. 취임 후 첫 공식행보도 지난 15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였음은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정의선 시대를 맞이한 현대차는 총 7조6000억 원을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연간 50만 대 규모의 수소차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착실히 진행 중에 있다. 상용차 부문에서는 수소 버스와 트럭 라인업을 확대 개발하고,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000km 이상인 수소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HDC-6 넵튠'을 기반으로 한 장거리 운송용 대형 트랙터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 상용차 누적 판매량 8만 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가 끌고 현대제철·글로비스 밀고…경제성·친환경성에 사업성까지 부각

현대차의 수소경제 비전은 계열사의 유기적 공조를 통해서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는 수소차용 수소공급 전문 출하센터 구축에 발맞춰 수소 공급과 유통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협력 관계 구축에 발벗고 나선 것.

해당 협업은 현대제철이 당진 현대제철소에서 수소를 생산하면, 현대글로비스가 수소 전용 이송 특수 차량인 튜브트레일러를 통해 수도권과 충청권에 위치한 하이넷 수소충전소에 실어 나르는 방식이다. '쇳물에서 자동차까지'라는 수직 일관체제가 수소차·수소사회 구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셈이다.

세부적으로 현대제철은 기존 제철소 내 발생하는 폐열과 부생가스를 이용하는 수소 생산방식을 벗어나 차별화된 친환경 수소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세부 프로젝트는 구체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단계로, 해당 고순도 수소 공급·인프라 확대 사업을 거치면 현대제철의 수소 생산능력은 기존 연간 3500톤에서 3만7200톤으로 10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현대글로비스의 경우에는 당진에서 약 150km 반경 내 충전소를 위한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고, 향후 전국 권역별 공급망을 구축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민관의 일원화된 통합 시스템이 마련되면 물류비 절감 효과가 발생, 수소 충전단가가 20% 가량 낮아져 소비자 혜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현대차의 수소차 비전이 두 계열사의 새로운 사업 기회 모색과 성장 동력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미 운영 중인 수소차 금속분리판 사업과 수소 공급 사업의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연간 2조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글로비스 또한 해외에서 액화수소를 들여오는 글로벌 사업을 추진해 물류기업으로서의 경쟁력과 사업 안정화를 꾀한다는 포부다.

수소사회 구현은 현대차와 그 계열사뿐 아니라 국가 경제, 환경 오염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 손실을 막는 등 그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의 분석 자료를 인용해 오는 2050년 연간 기준으로 △약 70조 원의 경제효과(수소전기차 분야 25조 원 포함) △60만 명의 고용 창출 △도로 대기오염원 30% 감소 등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니콜라 덕에 웃었지만…현대차,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향은?

현대차 수소전용 트럭 콘셉트카 넵튠의 모습. ⓒ 현대자동차
현대차 수소전용 트럭 콘셉트카 넵튠의 모습. ⓒ 현대자동차

현대차의 수소경제 리더십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았던 미국 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의 추락에 따른 대비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니콜라의 경우 지난 2016년 니콜라 원을 시작으로 올해 배저 모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소상용차 라인업을 공개했지만, 기술력 확보를 입증할 양산 모델이 없다는 비판에 휩싸이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에 반해 현대차는 수소차 SUV 모델인 넥쏘를 필두로 연이어 일렉시티 수소버스, 엑시언트 수소트럭을 생산해내며 굳건한 기술 경쟁 우위를 내비치는 등 정반대의 상황의 연출하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차 핵심부품의 99%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 실체가 없다는 니콜라 대비 기술 기반을 확고히 했음은 이를 뒷받침한다.

더불어 현대차가 선보인 엑시언트 수소트럭은 스위스 시장에 공급이 시작됐으며, 유럽전역에 뻗어나갈 전망이다. 현대차는 유럽시장에서만 2030년까지 2만5000대의 수소트럭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니콜라의 본 고장인 미국에서도 오는 2021년부터 수소트럭 상용화 실증사업에 착수, 고객 특성을 반영한 모델을 선보일 방침이다. 목표 공급물량은 2030년까지 1만2000대 수준이다.

물론 현대차는 니콜라 덕에 그 특수를 십분 누리고 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만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당장은 수소차 대량 생산이 불가능해 '규모의 경제' 실현이 어려운 만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숙제를 남겨뒀기 때문이다. 또한 수소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연료전지 스택과 수소저장 장치, 경량화 등의 지속적 연구개발·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대해 김민수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는 지난 5월 열린 한국자동차공학회 세미나에서 "우리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적용하고 있는 만큼 수소차 시장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한 기초·핵심 기술 육성과 안정적인 수소 공급망의 구축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소사회가 본격화되는 오는 2030년에도 여전히 전통적 내연기관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현대차의 미래차, 전동화 사업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미래 내연기관에 대한 연구개발 로드맵이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효율, 저공해 달성이 가능한 내연기관 개발과 미래차 전략이 투 트랙으로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기형 한양대학교 교수는 "당분간 미래차 투자를 위한 재원은 결국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내연기관에서 마련될 수밖에 없다"며 "지속적인 고효율 내연기관에 대한 기술개발과 균형잡힌 시각이 견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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