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오늘] 일본이 코로나 속 할로윈 즐기는 방법?… 온라인 페스티벌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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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오늘] 일본이 코로나 속 할로윈 즐기는 방법?… 온라인 페스티벌 등장
  • 정인영 기자
  • 승인 2020.10.30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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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성지’ 시부야 구청장 “올해는 집에서 즐겨달라” 호소
가와사키 등, 명물 퍼레이드 대신 ‘온라인 분장 콘테스트’ 개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인영 기자]

일본에서 31일 ‘할로윈 데이’를 앞두고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각지에서 온라인 페스티벌이 개최될 예정이다.

일본에서 할로윈으로 인한 코로나 재확산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은 ‘할로윈 성지’라 불리는 도쿄 시부야구다. 매년 할로윈 데이 전후로 시부야역 근처에서는 각양각색의 캐릭터로 분장한 젊은이들이 모여 술을 마시거나 음악을 틀고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인 ‘스크램블 교차로’에는 매년 경찰이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을 정도로 인파가 몰린다.

올해도 이전과 같은 인파가 몰리면 코로나19의 재확산이 불가피하다고 여긴 시부야구는 직접 ‘외출 자제’를 부탁했다. 하세베 겐(長谷部健) 시부야구청장은 지난 22일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HOME HALLOWEEN’이라고 적힌 깃발을 내걸고 “올해는 할로윈 데이에 시부야에 오는 것을 자제해달라.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으니 부디 집에서 할로윈을 즐겨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인터넷상의 가상 공간에서 시부야 거리를 즐길 수 있는 ‘가상 시부야’등을 통해 가정에서 할로윈을 즐기도록 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부야의 할로윈 축제는 주최자가 없고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여드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밀집을 완벽하게 막는 것이 어려워 온라인 축제의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온라인 축제를 열겠다고 나선 지역은 시부야 뿐만이 아니다. JR 가와사키역 주변에서 매년 열리는 일본 최대급 축제 ‘가와사키 할로윈’ 역시 올해는 온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영화관 등을 갖춘 상업시설을 운영하는 ‘치타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1997년 시작된 이 축제는 지역 상가들의 활발한 참여 덕에 점점 규모가 커져 작년에는 거리에 구경을 나선 관중만 약 12만 명이 모이는 거대한 행사로 자리잡았다. 가장 인기가 많은 이벤트는 단연 도깨비, 귀신 등으로 분장한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퍼레이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해 페스티벌을 열지 못하게 됐다.

이에 치타 엔터테인먼트는 퍼레이드 대신 ‘온라인 분장 콘테스트’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콘테스트 참가자들이 직접 분장을 하고 촬영한 동영상에 ‘집에서 분장하자(うちで化けよう)’, ‘가와하로2020(カワハロ2020)’ 등의 해시태그를 사용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에 업로드하면 우수 영상을 선정하고 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콘테스트에는 가와사키시, 기타큐슈시, 나고야시, 고베시 등 전국 13개 도시의 단체가 제휴해 참여한다.

도쿄 이케부쿠로역 동쪽 출구에서 매년 개최돼 온 ‘이케부쿠로 할로윈 코스프레 페이스’도 온라인 개최될 예정이다. 할로윈 당일인 31일에는 유명 코스플레이어가 런웨이를 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생중계하고, 일반인 참가자들도 화상회의 ‘ZOOM’을 사용해 자택에서 코스프레한 모습을 뽐낼 수 있다.

가와사키와 이케부쿠로의 온라인 축제는 참여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히토츠바시 대학의 마츠이 츠요시(松井剛) 교수는 “주최자가 있고, 주위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다. 따라서 온라인으로 개최하면 그쪽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스프레 애호가들이 많이 모이는 이케부쿠로나, 가족 동반 행사로서 지역에서 오랜 세월동안 사랑받아 온 가와사키의 이벤트는 참가자들의 커뮤니티가 확실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온라인 축제 참여율도 높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편 오프라인 페스티벌의 개최가 불가능한 상황인만큼, 할로윈 관련 상품 매출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케부쿠로에서 코스프레용 의상을 판매하는 유명 점포의 9월 매상은 전년대비 50%이상 감소했다. 작년까지는 디즈니랜드 등에서 할로윈 행사를 위해 의상 주문이 많았지만 올해에는 할로윈 관련 의상 주문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문구류를 취급하는 대형 매장 ‘시부야 로프트’에서는 할로윈 특설 코너를 작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하고, 코스프레 관련 상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집에서 즐기자”라는 테마로 수입과자나 Zoom을 통해 여러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카드 게임 등을 주력 상품으로 내놨다.

담당업무 : 국제뉴스(일본)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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