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바이든 美대선 결과, 韓산업계에 큰 영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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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vs. 바이든 美대선 결과, 韓산업계에 큰 영향 없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11.03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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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보호무역주의·코로나19'는 절대상수
트럼프勝 '자동차·철강↓'…바이든勝 '수소·바이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앞으로 4년 간 전(全)세계의 운명을 좌우할 세기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 미국 대선 결과는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줄까 ⓒ pixabay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앞으로 4년 간 전(全)세계의 운명을 좌우할 세기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 미국 대선 결과는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줄까 ⓒ pixabay

미국 대통령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공화당, 이하 트럼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이하 바이든) 중 어느 누가 당선돼도 한국 산업계에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상시화된 지정학적 리스크, 보호무역주의라는 불가피한 시대적 흐름, 코로나19라는 인류 역사를 바꾼 전염병 사태 등이 절대상수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이 내세운 대선공약집을 살펴보면 미국 국민과 본토에 대한 공약의 경우 트럼프와 상이한 부분이 많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반(反)이민 정책을 폐기하고 난민 입국자 수를 5배 가량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한 트럼프가 인하한 법인세율을 다시 높이고 의료·교육 서비스 지출을 확대한다는 방안도 피력했다.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으로서의 면모가 엿보이는 공약들이다.

반면, 국제사회나 세계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공약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펼치는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바이든은 '미국인들에게 이익이 되는 노동자 기반 통상정책 추진'이라는 공약을 앞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리쇼어링을 더욱 독려해 본토 내 제조업 부흥을 이끌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강력한 미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무역의 안보화로 강한 미국을 꾀한 트럼프와 방식의 차이만 있는 셈이다.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가 새롭게 출범해도 중국과의 무역전쟁, 그리고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오히려 양자 간 미중 무역분쟁의 전선이 확대돼 '친미국 대 친중 국'이라는 다자 간 전쟁으로 변모할 여지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자국우선주의를 바탕으로 중국과 독대했으나, 바이든은 동맹국을 결집해 대응하겠다는 공약을 수립했다는 이유에서다. 바이든 당선 시 우리나라가 미국이냐, 중국이냐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코로나19도 상수다. 획기적인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트럼프나 바이든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트럼프는 전염병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이미 재정지출을 큰폭으로 늘렸고, 사태 이후에는 금리를 인하하고 법인세를 비롯한 세금을 감면하는 등 재정확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이전에는 중국과 맞서기 위해서, 이후에는 경기부양을 위해서다. 기준금리도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공산이 커 보인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과정에서 언제든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는 만큼, 우리 정부로서는 대비책 수립이 요구된다(관련기사: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8766).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인 만큼, 바이든도 이 같은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바이든은 4000억 달러(약 450조 원) 규모 예산을 편성해 미국 기업의 본토 복귀(리쇼어링)를 유인하고, 3000억 달러(약 340조 원)를 추가로 투입해 미래산업에 투자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바이든이 속한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재정확대 정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1930년대 뉴딜정책이 대표적인 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공약집 중 일부. 친환경 자동차산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내용이 실렸다 ⓒ 시사오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공약집 중 일부. 친환경 자동차산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내용이 실렸다 ⓒ 시사오늘

다만, 코로나19라는 절대상수에 대처하는 트럼프와 바이든 간 세부적인 정책 차이는 우리나라 산업계에 지엽적으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트럼프가 재선 성공 시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탄력을 받아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인 철강·자동차 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로 미국 상원이 분기마다 발간하는 로비스트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현대자동차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2017년부터 올해 최근까지도 미국의 자동차 무역 정책,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자동차 소재·부품 공급망 관련), 수입산 자동차·부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등에 대한 로비를 미국 상원의원들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현재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그린뉴딜 관련 산업, 친환경산업 등이 비교적 순항할 전망이다. 바이든은 자신이 백악관에 입성한다면 파리기후 협약 재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탄소 제로 비전을 제시하며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산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친환경 전기발전산업을 구축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의 수소경제와 일맥상통한다. 아울러 오바마케어를 정비해 코로나19 관련 진료와 방역체계를 강화시키겠다는 의지도 표명한 바 있다. 우리나라 제약업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2일 '미국 대선 결과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바이든 당선 시 트럼프 재선에 비해 한국 경제에 보다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이때 한국 수출 증가율은 현재 대비 연평균 0.6%p, 경제성장률은 0.1%p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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