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소송전 돌입, ‘코스피, 불안한 강세?’
스크롤 이동 상태바
트럼프 소송전 돌입, ‘코스피, 불안한 강세?’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11.05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대선 개표 막판 돌입…바이든, 9부 능선 고지
트럼프 캠프, 미시간 등 주요 경합지 대상 소송 제기
2000년 美대선 당시, 재검표 기간 미국 주가 ‘하락’
‘불복 시나리오’ 현실화 시…韓증시, 단기 조정 전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대선이 막판으로 치닫으면서 코스피가 치솟고 있다. 2200선까지 후퇴했던 코스피는 막상 선거가 시작되자, 4일 한때 2400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우편 투표에서 뒤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공화당 후보)이 여러 차례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고, 급기야 핵심 경합주에 개표를 중단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것이 부각될 경우 코스피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 되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의 상승 이후 단기적인 조정이 관측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이날 미시간, 펜실베니아주에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하고 위스콘신주에는 재검표를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선거 전부터 거론됐던 '불복 시나리오'가 시작됐다는 평가로, 만약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본격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해당 시나리오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 미국 주가지수와, 국내 코스피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시장 안팎의 관계자들은 지난 2000년 미국 대선(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 VS 앨 고어 민주당 후보) 당시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사례를 예로 들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 미국 대선 당시 앨 고어 후보는 재검표를 주장했지만, 보수 진영의 대법원 판결에서 조지 W. 부시 후보의 손을 들어주며 재검표가 중단됐다"면서 "당시 S&P500 지수는 대통령 선거일(2000년 11월 7일 기준)부터 대법원 판결로 대선 결과가 나왔던 12월 12일까지 4.2%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때는 코스피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5일(한국시간) 한국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는 지난 2000년 11월 7일 553.35에 장을 마감한 이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12월 4일 501.73까지 떨어졌다. 당시 세계 경제는 '닷컴버블'에서 시작된 위기를 맞고 있었고, 한국은 IMF의 영향을 벗어나고 있던 참이었다. 여기에 미국 대선의 영향을 받으면서 변동성이 더해진 것이다. 

2000년 11월 7일~12월 12일 코스피 변동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2000년 11월 7일~12월 12일 코스피 변동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최근 국내 증시는 20년 전과 닮아 있다는 판단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변동성은 높아졌고, 여기에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미국 대선이 쉽게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추후 단기적인 조정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20년간 5차례의 미국 대선에서 코스피는 대부분 1~2거래일 크게 상승했다가, 이후 장·단기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게다가 현재 미국 상원선거에서는 공화당이 다수 당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 만약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백악관과 상원이 일치하지 않아 경기부양책은 힘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거세지고 있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더해지면서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지고, 결국 국내 증시도 조정 영향을 받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조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굳어지고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한다면, 추가 경기 부양책 등 팬데믹 회복을 위한 정책 추진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은 백악관을 민주당(조 바이든 후보)에게 내줄 경우, 소규모 경기부양책 주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렇게 되면)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민주당과의 갈등으로 경기 부양책 시행 시기가 지연되거나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코로나 신규 확진자 급증, 경제지표 둔화 등은 경기 위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이를 감안한) 국내 증시는 상승 출발이 예상되나, 호재와 악재의 영향으로 변화폭이 큰 가운데 개별 업종별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5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56.47pt 오른 2413.79에 마감했다. 같은날 코스닥도 전장 대비 17.83pt 상승한 844.80에 장을 끝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