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오늘] 바이든 시대 ‘활짝’… 日, 영향 촉각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일본오늘] 바이든 시대 ‘활짝’… 日, 영향 촉각
  • 정인영 기자
  • 승인 2020.11.09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日 “대일외교 협력 약화 및 일본의 존재감 약화 우려”
방위비 압박 완화·경제 불확실성 해소에는 기대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인영 기자]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됐다. 이에 아베-트럼프 밀월관계를 과시하며 미·일 관계를 외교의 핵심 축으로 삼아오던 일본 정부가 ‘바이든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대선 기간동안 일본 정부는 한결같이 “누가 당선돼도 미일동맹 강화에 힘쓸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막상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섬에 따라 미·중협력 강화에 의한 ‘재팬패싱’의 가능성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바이든 당선인이 대중정책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전망에서 나온다. 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 등의 분야에서의 협력을 위해 갈등 완화를 추진한다면 미국의 대일 외교 협력이 약해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특히 중·일이 오랫동안 영토 갈등을 겪고 있는 센카쿠 열도 문제와 관련해 무력충돌이 벌어질 경우 미국이 일본의 손을 들어줄지의 여부가 주요 관심사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센카쿠 열도를 방위의무 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미일안보조약을 견고히 해왔는데, 이 분위기가 바이든 정권에서도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또한 바이든 정권 하에 미국이 환경, 무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질서로의 복귀를 추진하면 일본의 존재감이 옅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미국 제일주의”를 외치며 독자적 행보로 ‘자발적 왕따’를 자처했던 트럼프 정권과 유럽 사이의 대화 파트너로 활약하던 일본의 역할이 약화된다는 것이다.

환경·에너지 문제에서도 일본은 정책적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지구 온난화 대책의 국제적 틀인 ‘파리기후협약’에 복귀를 공약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 보급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기자동차 개발이 뒤처진 일본 자동차업계 특성상 미국 내 일본산 자동차 판매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환경성을 중심으로 대응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본 재계 및 경제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계속된 세계경제의 ‘미국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HK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스미토모상사 글로벌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정권은 갑자기 관세 인상을 발표하거나 압력을 가해 무역협상에 끌어들였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형태의 대미협상이나 경제교섭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예측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는 일본기업에 있어서도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 역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교도통신>은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을 중시하는 노선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부담 교섭에서도 트럼프 정권과 비교해 대폭적인 부담 증가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현재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4배에 달하는 80억 달러(약 9조 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바이든 정권은 한일관계에 대해 트럼프 정권 이상의 관심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맹 관계, 특히 안전보장 문제를 둘러싼 동맹국 간의 협력을 중요시하는 만큼 강제징용 문제 등에서도 안정적인 관계를 해치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압박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담당업무 : 국제뉴스(일본)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至誠感天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