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용서와 강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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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용서와 강용석
  • 신원재 기자
  • 승인 2012.02.2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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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우리사회 무분별한 의혹제기 없어지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신원재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 아들 박주신씨에 대한 병역의혹을 제기했던 무소속 강용석 의원과 동조세력까지 조건 없이 용서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분들이 스스로 성찰하고 반성해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루 전인 22일 병역의혹이 거짓으로 판명나자 언론은 강 의원이 어떤 처벌을 받을지에 신경을 곤두세웠었다. 박 시장은 애초 "형사고소는 물론, 민사소송을 제기해 알뜰하게 손해배상을 받는 등 끝까지 죄과를 추궁할 결심"이라고 마음을 먹었다라고 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모두 용서하기로 했고, 이는 가족의 뜻”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간 가족이 겪은 고통도 털어놨다. “아내와 아들은 공포에 질려있었다”고 말하며 강 의원의 폭로가 얼마나 큰 고통을 주었는지 전했다.

강 의원은 22일 박 시장과 그 가족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4.11 총선에 대해서는 결정을 미뤘다. ‘폭로-고소-의혹’을 계속해 온 그에게 이번 패배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트위터에 자기 스스로도 괴물이 되어가는 것 같다고 했다.

22일 연세의료원의 최종 판단으로 강 의원의 집요한 폭로가 결말을 맺었다. 박 시장은 끊임없는 의혹제기로 가슴을 후벼 파는 아픔이 있었지만 완전한 승리를 했다. 박시장과 가족의 아픈 승리였다.
이제 모두를 용서하며 아픈 승리도 아닌 진정한 승리를 이뤘다. 그래서 더 감동적인지도 모른다.

박 시장이 강 의원을 조건 없이 용서한 것은 ‘감동적’이다. 다들 박 시장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 의원을 용서한 것은 박 시장의 입장에서 아주 큰 승리다. 이번 용서가 정치적 꼼수라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박 시장의 모습은 우선 다르다.

박 시장의 용서를 보고 박 시장 개인이나 사회 지도층에 대한 생각을 바꾼 사람이 많이 있을 수 있다. 박 시장의 용서는 우리 국민 모두가 배워야 한다. 특히 4.11총선에 도전하는 예비후보나 공천을 받은 도전자들은 더욱 더 수용을 해야 한다. 으레 발생하는 상대방을 흠집 내고, 꼬투리 잡고, 확인되지도 않은 루머를 퍼뜨릴 것이다. 당연히 피해를 보는 쪽과 재미를 보는 사람이 나온다. 특히 흥미나 재미는 공감하는 이가 생기게 되고 동조하는 ‘세력’으로 이어진다. 이 현상은 늘상 그랬다.

후진 정치의 대표적 사례이며 문화시민의 굴욕이다. 국민 모두가 정견과 소신, 열정을 보는 눈으로 평가해야 한다.

박 시장이 용서로 승리하는 모습이 우리 사회에, 정치권에 ‘나비효과’처럼 큰 파장이 있기를 기대한다. 살기 좋은 세상이 별거 아니다. 듣기 좋은 소리와 고운 말이 자주 들리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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