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오늘] 스가, 민감한 질문엔 대본만 ‘줄줄’… 답변능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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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오늘] 스가, 민감한 질문엔 대본만 ‘줄줄’… 답변능력 논란
  • 정인영 기자
  • 승인 2020.11.19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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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임시국회서 보좌관이 건넨 종이 그대로 읽어 논란
‘학술회의 임명거부’ 관련 질문엔 답변 회피하는 모습 두드러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인영 기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최근 임시국회에서 민감한 질문엔 답변을 회피하거나 다른 사람이 건넨 종이를 그대로 읽는 모습이 논란이 되며 “답변 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8일 <마이니치신문>은 “스가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일문일답 형식의 예산위원회 질의에 임했다. 그러나 답변 양상에 대해선 미덥지 않다는 평가가 여야 모두에서 나오 있다”고 보도했다.

임시국회가 열린 지난달 26일부터 스가 총리의 '답변 능력 논란'은 시작됐다. 이날 예산위원회 질의에서 스가 총리 뒤에서 비서관이 몸을 내밀어 종이를 건네고 펜으로 읽어야 할 부분을 가리키는 광경이 여러 차례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 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스가 총리는 ‘종이’에 의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은 일본 학술회의 회원 임명 문제와 관련된 질문이 이어졌다. 고이케 아키라(小池晃) 공산당 서기국장 등 야당 의원들이 스가 총리가 5일 “(학술회의 임명 관련해) 정부와 사전 조율이 있었다”고 답변한 것과 관련해 “어떤 조율이 있었냐”며 구체적인 질문을 하자 스가 총리는 불안한 표정으로 몇 번이나 대답을 멈췄다. 이후 비서관으로부터 종이를 전달받고 난 다음에야 “인사에 관련된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대답을 삼가겠다”며 대답을 이어나갈 수 있었고, 즉시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야유가 쏟아졌다.

고이케 서기국장은 예산위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한심하다. 자신의 말로 정치인의 견해를 피력하는 것이 수상의 역할”이라며 비판했다. 여권에서도 “꼴불견”이라며 스가 총리를 비판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가 총리는 민감한 질문엔 “답변을 삼가겠다”, “보류하겠다”며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학술회의 임명거부 문제와 관련된 질문에선 답변 회피가 특히 두드러졌다.

<아사히신문>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임시국회에서 스가 내각의 “대답은 보류”와 같은 회피성 답변은 이미 80회를 넘겼다. 그 중 42건은 학술회의 임명거부 문제와 관련된 것이었다.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 시절부터 기자회견에서 곤란한 질문을 받으면 “전혀 문제없다”, “지적이 전혀 맞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놓으며 상황을 회피해왔다. 이와 관련해 6일 참의원예산위원회에서 입헌민주당의 모리 유코(森ゆうこ) 의원은 “관방장관 시절처럼 ‘문제없다’ 혹은 ‘맞지 않는 질문’이라는 말로 넘어갈 수 없다. 힘은 있는 정치가지만 답변 능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스가 총리의 답변 능력 논란과 관련해 한 여권 관계자는 “종이를 읽고 그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작전이다. 이런 답변이 가장 안정된다”고 전했다. 또한 “아베도 1차 정권 때는 위태로웠다. 처음부터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니 좀 더 기다려달라”고 호소했다.

담당업무 : 국제뉴스(일본)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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