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경제] 흥망성쇠의 갈림길 인재등용과 대기업 인사
[역사로 보는 경제] 흥망성쇠의 갈림길 인재등용과 대기업 인사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0.11.29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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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중용에 사심(私心)이 들어가면 사심(死心)이 될 수 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인재 중용에 사심(私心)이 들어가면 사심(死心)이 될 수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고려 망국의 장소 개성 만월대(사진 좌) 인재 중용에 사심(私心)이 들어가면 사심(死心)이 될 수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흔히들 ‘인사(人事)가 만사’라고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안사로 흥한 자가 있는 반면, 인사로 망한 자도 많다. 

신라 통일의 주역인 태종무열왕 김춘추는 평생의 동지인 김유신과 혈연관계까지 맺으며 삼국통일을 성취했다. 이 두 사람의 동맹은 신라 중대의 최전성기를 일으켜 천년제국 신라를 만들었다.

고려의 태조도 복지겸, 유금필, 신숭겸, 박술희 등 당대의 맹장들과 최응과 같은 책사를 중용해 삼한통일의 위업을 달성했다. 당시 고려는 국력에서 견훤의 후백제에게 밀렸지만 인재 등용과 맞춤형 인사정책으로 열세를 극복하고 삼한통일의 주인공이 됐다. 만사가 사람 쓰기 나름이라는 진리가 역사로 증명된 대표적인 사례다.

조선의 태조 이성계와 이방원도 이 대목에서 빠질 수 없는 승자다, 이성계는 망국의 길을 걷던 고려의 운명을 일찌감치 감지하고 역성혁명을 위한 계획을 세웠다. 조선 왕조 500년 역사의 설계자인 정도전을 장자방으로 삼아 권문세족과 온건파 사대부를 제거하고 새나라 조선을 개창했다.

태종 이방원은 노쇠한 부왕 이성계가 정도전에 휘둘려 조선이 신하의 나라로 전락할 위기에 빠질 것 같자, 도의에는 어긋나지만 두 차례에 걸친 형제의 난을 일으켜 신생국가 조선을 왕권 중심의 나라로 우뚝 세웠다. 태종에게는 하륜과 이숙번과 같은 당대 최고의 참모들이 있었다.

세종은 선왕 태종의 피비린내 나는 골육상쟁을 극복하기 위해 집현전을 중심으로 인재 발굴과 양성에 성공했다. 세종 인사정책의 찬란한 결실은 세게 최고의 문자로 칭송받는 한글 창제와 측우기로 상징되는 과학기술 강국 조선으로 증명된다.

반면 연산군부터 명종까지 펼쳐진 사화(史禍)는 재앙과 같은 인사정책의 폐단에서 비롯됐다. 연산군은 충신을 멀리하고 임사홍과 같은 간신을 중용해 조선의 젊은 인재들을 죽음으로 몰았다. 중종도 훈구파의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탓에 친위쿠데타로 자신의 최측근인 조광조도 역모로 몰아 죽이는 어처구니없는 비극을 자행했다.

임진왜란의 실질적 원인 제공자인 선조도 인사정책 실패의 대표적인 군주다. 개국 이래 정권을 잡았던 훈구파를 제거하고 사림을 중용했던 선조는 붕당과 정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정국 운영권을 상실했다.

군주가 정국운영의 키를 상실하니 신하들이 날뛰는 건 당연지사다. 선조를 무시한 동인과 서인은 민생을 포기하고 권력투쟁에 빠지니 일본의 침략을 자초한 바와 진배없다. 선조가 인사를 포기하니 하늘은 조선을 버렸다.

최근 연말이 되자 대기업들은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LG그룹과 롯데그룹을 비롯한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부각시키며 미래의 먹거리를 창출할 인재를 새로운 무대에 등장시키고, 역전의 노장들을 무대에서 퇴장시키고 있다. 

기업은 미래의 먹거리를 통해 생존하는 집단이다. 대한민국 기업사의 1~2세대가 개도국의 롤모델인 대한민국을 만든 것도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미래의 먹거리를 잘 찾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미래를 만들 인재 발굴과 양성에 사활을 걸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기업의 대명사가 된 것도 뛰어난 인재 중용에서 시작됐다. 반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기업들은 유능한 인재들이 더 이상 머물지 못한 탓이 크다. 인재가 자신의 무대가 없는데 굳이 그곳을 지킬 이유는 없다. 리더가 아무리 불세출의 영웅이라도 인재 중용에 사심(私心)이 들어가면 사심(死心)이 될 수 있다. 한 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그룹의 후계 다툼도 참모들의 책임론을 배제할 수 없다. 

기업 오너들은 영웅은 충신을 중용해 역사의 주인공이 됐고, 망국의 패주는 간신을 중용해 역사에 오명을 남겼다는 역사적 교훈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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