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광고비·접대비 전년比 2~3배 증가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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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 광고비·접대비 전년比 2~3배 증가한 이유는?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11.30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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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CF·수주전·현장 사망사고 등 영향
"비용 이상 효과 누려…성공적 마케팅 전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동부건설은 지난해 11월 인기 배우 정우성을 모델로 기용한 '센트레빌' TV 광고를 시작했다. 무려 9년 만에 TV 광고였다. 지난 3분기(지난 8월)에도 정우성을 재발탁해 2차 브랜드 광고를 선보였다. ⓒ 동부건설 홈페이지 캡처
동부건설은 지난해 11월 인기 배우 정우성을 모델로 기용한 '센트레빌' TV 광고를 시작했다. 무려 9년 만에 TV 광고였다. 지난 3분기(지난 8월)에도 정우성을 재발탁해 2차 브랜드 광고를 선보였다. ⓒ 동부건설 홈페이지 캡처

동부건설이 올해 광고선전비, 접대비 등에 많은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다사다난했던 지난 3분기에 지출이 집중됐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2020년 1~3분기(지난 1~9월) 광고선전비 명목으로 44억3800만 원, 접대비로 16억6800만 원을 각각 썼다. 이는 전년 동기(광고선전비 15억1600만 원, 접대비 7억1800만 원) 대비 광고선전비는 약 3배, 접대비는 약 2.3배 각각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전체 광고선전비(17억9900만 원), 접대비(9억9900만 원)와 비교해도 전자는 약 2.5배, 후자는 1.7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이처럼 동부건설이 올해 들어 기업 홍보와 접대에 많은 공을 들인 까닭은 대외 신인도, 인지도 제고로 보인다. 2016년 10월 회생절차 종결 뒤 DB그룹 품을 떠나 독자생존의 길을 걸은 동부건설은 이후 '부도'와 'DB' 꼬리표를 떼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최근에는 주력 아파트 브랜드인 '센트레빌' 이미지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11월 인기 배우 정우성을 모델로 기용한 센트레빌 TV 광고를 시작했다. 무려 9년 만에 TV 광고였다. 지난 3분기(지난 8월)에도 정우성을 재발탁해 2차 브랜드 광고를 선보였다.

하지만 2020년 동부건설의 광고선전비, 접대비가 2~3배 늘어난 건 TV 광고뿐만 아니라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차 브랜드 광고를 공개한 2019년 4분기 당시 동부건설이 지출한 광고선전비는 2억8300만 원에 불과한 반면, 2차 브랜드 광고를 시작한 올해 3분기 광고선전비는 19억1400만 원에 달했다. 정우성 CF가 광고선전비와 접대비 급증의 주된 이유가 아니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선, 분양물량 자체가 늘어난 만큼, 이에 따른 자연스런 비용 상승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부건설은 올해 들어 약 2600여 세대 분양을 완료했다. 연내 최종 공급 목표는 3500여 세대다. 지난해에는 1000세대 가량을 공급한 바 있다.

또한 동부건설은 올해 유독 '이길 수 없는 싸움'에 자주 뛰어들었다. 지난 4월 대전 대흥동1구역에서 현대건설·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과의 수주전, 지난 7월 서울 송파 가락현대5차에서 포스코건설과의 수주전, 이달 경기 남양주 덕소3에서 GS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주전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대형 건설사들과 경쟁을 펼쳤고, 그때마다 동부건설은 고배를 마셨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수주 자체가 아니라 인지도 제고, 향후 수주전략 수립 등에 목표를 둔 행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재건축·재개발사업에 출사표를 던지는 건설업체들은 보통 입찰 수개월 전부터 OS(홍보요원), 대행사를 동원하는 등 상당한 물적·인적 자원을 투입해 심혈을 기울인다. 동부건설의 경우 가락현대5차에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동부건설은 이주비, 조합원 분담금 확정, 사업비 전액 무이자, 일반분양가 평당 5000만 원 책임인수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NH농협, 우리은행 등과 연이어 금융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3분기 광고선전비, 접대비가 증가한 핵심 배경으로 추정된다. 남양주 덕소3 홍보작업도 해당 분기에 이뤄졌다.

아울러 지난 9월 경기 평택 고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50대 부부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는 국회 국정감사를 앞둔 시기로, 동부건설을 비롯한 여러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 각종 안전사고가 터져 건설사 관계자들의 국감 줄소환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 바 있다. 결과적으로 증인·참고인 명단에 오르내린 건설사 대부분이 국감 출석을 피했고, 동부건설도 마찬가지였다. 국회와 업계 관행 등을 감안하면 이 대목에서도 적잖은 광고선전비, 접대비를 썼을 여지가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부건설이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최근에 역삼동으로 사옥을 이전하며 강남 시대를 선포하지 않았느냐"며 "최근 수년 간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도 이뤘고, 재무구조도 과거에 비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는 과거의 존재감을 되찾기 위한 신인도, 인지도 개선에 집중하는 것이고, 이미 동부건설은 투입한 비용 이상의 성공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부건설은 최근 사실상 최대주주인 한국토지신탁이 소유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코레이트 타워로 사옥을 이전하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한 2020년 시공능력평가에서 전년 대비 15계단상승한 21위를 기록하며 법정관리 이후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2020년 3분기 동부건설 연결 재무제표 중 판매비와관리비. 붉은 색으로 표시된 게 광고선전비, 접대비다. 지난해 동기 대비 광고선전비, 접대비가 모두 크게 증가했다 ⓒ 시사오늘
2020년 3분기 동부건설 연결 재무제표 중 판매비와관리비. 붉은 색으로 표시된 게 광고선전비, 접대비다. 지난해 동기 대비 광고선전비, 접대비가 모두 크게 증가했다 ⓒ 시사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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