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 첫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일 치러진 가운데 유통업계 수능 마케팅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그동안에는 수능 전후로 각종 행사와 수험표 이벤트가 펼쳐졌지만 올해는 기업들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어 프로모션을 최대한 축소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2021학년도 수능과 관련한 이벤트는 주로 비대면이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을 겨냥한 각종 할인 행사, 이벤트가 활발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는 마케팅이 저조하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올 한 해 대부분 유통·외식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악화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황에서 비용이 부담되는 데다 최근 전국적으로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방역 관련 문제도 대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고객이 몰릴 수 있는 할인 행사 등을 기획했다가는 사회 분위기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비대면 선물과 이벤트를 중심으로 한 수험생 행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오는 10일까지 이마트24 모바일 앱을 통해 수험생을 위한 비대면 응원 이벤트를 진행한다. 앞서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뚜레쥬르는 수능 응원 제품을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통해 선보이기도 했다.

이커머스업계도 각종 기획전을 마련했다. 쿠팡은 수능 당일까지 기획전을 열고 수험생들에게 필요한 수능 준비물과 응원 선물 등 170만여 개의 상품을 선보인다. G마켓은 지난달 19~25일 수험생의 컨디션 조절을 돕는 제품의 판매량이 지난해 수능 2주 전보다 최대 2배 넘게 늘기도 했다.

수능이 12월에 치러진 것도 처음이다. 보통 관련 업계에서는 11월 수능, 12월 연말을 한 해의 마지막 대목으로 보고 마케팅을 기획하지만,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수능이 12월까지 밀려 프로모션 기간도 일정 부분 겹치게 됐다. 

업계에서는 올 한 해 전반적으로 프로모션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별도의 수능 이벤트보다는 연말 프로모션과 연계해 분위기를 띄우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행사를 진행하는 업체들은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외식기업 디딤은 오는 20일까지 수험표 제시 시 원기회복 스페셜 요리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수험생 스페셜 메뉴 증정 이벤트는 디딤의 직영 브랜드 백제원과 한라담, 오백년장어, 도쿄하나, 풀사이드228, 점보씨푸드, 공화춘에서 진행된다. 매일 소독과 매장 직원들의 위생·방역 관리로 수험생 가족들이 안전하게 외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우선 3일 단 하루, 시험을 마치고 지친 수험생들을 위한 저녁만찬으로 ‘농협안심한우’와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 밸런스’를 할인 판매한다. 오는 16일까지는 수험표를 제시한 수험생들에게 태블릿PC, 노트북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오는 23일까지는 수능 수험생 가족, 연말 홈파티를 겨냥해 킹크랩, 랍스터 등을 할인 판매하는 ‘크랩 페스티벌’도 진행한다. 이마트는 4~6일 성수점, 월계점, 죽전점 등 전국 62개 점포에서 수험표를 지참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아이폰 12·아이폰12 미니를 정상가에서 5만원 할인해준다.

전자랜드는 3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수험생 고객을 대상으로 모바일 특별전을 진행한다. 행사 기간 휴대폰을 개통하는 수능 수험생 고객에게 GS25 편의점 상품권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혜택은 수험표를 제출한 전자랜드 멤버십 고객에 한해 제공된다. 수능 이후 컴퓨터를 구매하는 고객들을 위한 캐시백 이벤트도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이전과 달리 대대적인 수험생 할인 홍보·마케팅을 벌이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행사를 축소하거나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용히 치르는 업체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