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오늘] 日 흔든 ‘재일한국인’ 차별 담은 광고… 나이키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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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오늘] 日 흔든 ‘재일한국인’ 차별 담은 광고… 나이키 의도는?
  • 정인영 기자
  • 승인 2020.12.03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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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따돌림 당하는 재일한국인 모습 담은 광고에 일본 누리꾼 ‘시끌’
나이키 “모든 사람에 대해 차별 없기를 바라”… 원론적 입장 고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인영 기자]

나이키가 일본 내 재일한국인 차별 문제를 다룬 광고영상을 공개해 일본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나이키 측은 “우리는 목소리를 높여 모든 사람에게 차별이 없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월 28일 나이키 재팬은 유튜브에 ‘계속 움직인다. 나를. 미래를’이라는 제목의 2분짜리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이 광고영상은 차별과 괴롭힘으로 고민하는 10대 여학생들이 스포츠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화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상의 주인공은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여학생 3명으로 한 명은 재일한국인, 나머지 2명은 흑인 혼혈학생과 일본인 학생이다. 영상 속에서는 재일한국인과 흑인 혼혈 학생이 차별적인 시선을 받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그려졌다. 특히 재일한국인으로 그려진 학생이 한복을 입고 거리를 걷자 행인들이 눈총을 보내는 장면은 화제가 됐다. 이 소녀들은 광고 후반부에서 같은 축구 팀에서 경기를 뛰며 갈등을 극복하고 마침내 당당한 웃음을 짓는 모습을 보인다.

선수들의 실제 경험에 근거해 제작됐다는 이 동영상은 공개된지 6일만에 조회수 1000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일본 온라인 상에선 광고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 영상의 ‘좋아요’ 수는 7만개이지만 ‘싫어요’ 수도 5만개에 달한다. 그만큼 광고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누리꾼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본이 차별을 조장하는 나라처럼 그려진다”며 광고를 비판했다. 해당 동영상의 유튜브 댓글을 살펴보면 “일본을 깎아내리는 광고”, “오히려 일본인에게 차별을 조장하는 악질적 광고”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나이키 때문에 한일관계가 더 나빠진다”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또한 ‘나이키 불매’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해 보이콧 운동을 선언하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반면 “일본 사회의 차별이라는 테마를 정면에서 파고든 것이 멋있다”며 광고에 대해 칭찬하는 글도 다수 게재됐다. 한국에서도 PPAP라는 노래로 화제가 됐던 일본 개그맨 고사카 다이마오(古坂大魔王)는 자신의 트위터에 “나이키 광고가 나를 울렸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유명한 뇌과학자인 모테기 겐이치로(茂木健一), 가수 SKY-HI 등도 광고에 호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광고 영상이 일본 내에서 화제가 되자, 나이키 측도 입장을 밝혔다. 나이키는 1일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영상의 목적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바람직한 변화를 낳고 자신의 미래를 형성하기 위해 힘을 실어주는 수단인 스포츠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스포츠는 세계에 전진하게 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원동력”이라며 “나이키는 목소리를 높여 모든 사람들에 대한 공평한 대응을 호소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국제뉴스(일본)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至誠感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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