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위기론…‘강공전략’으로 돌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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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위기론…‘강공전략’으로 돌파될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12.07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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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강행 시사, 집토끼 잡자니 산토끼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강공 모드로 돌입하고자 하지만 딜레마는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강공 모드로 돌입하고자 하지만 딜레마는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뉴시스

 

한동안 ‘어대낙’이란 말이 있었다. ‘어차피 대세는 이낙연.’ 하지만 7일 취임 100일을 맞아, 대망론도 리더십도 흔들리고 있다. 옵티머스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측근의 갑작스러운 비보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비통함이, 정치적으로는 악재마저 겹쳐 있다.

여론상의 지표에서부터 위기는 방증된다. 최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이 대표는 전과 달리 20% 아래로 떨어졌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서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표 지지율은 16%에 그쳤다. 호남 지지층의 이탈도 눈에 띈다. 호남에서 40%대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아온 때도 있지만 이번엔 이재명 경기지사(27%)보다도 못한 26%에 불과했다. 호남 대망론에 기반해 대세론을 견인해왔지만 그마저 흔들리는 양상이다.

당 하락세도 뼈아픈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 vs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골든 크로스까지 맞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4일까지 닷새 동안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에게 물은 결과 민주당은 지난주 대비 4.4%포인트 하락한 29.7%인 거로 조사됐다. 전주 대비 3.4% 상승해 31.3% 얻은 국민의힘보다 1.6%포인트 뒤쳐진 수치다.

이 대표는 돌파구 마련을 위해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개정’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을 선택해온 진보층 일탈이 감지됨에 따라 반전 카드가 필요한 듯하다. 오는 9일까지 공수처법을 비롯해 국정원법‧경찰청법 등에 대해 여당 단독 의결을 해서라도 강행할 의지를 비추고 있다. 집 나간 토끼들은 돌아올지 모르겠다. 그러나 중도층과는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요즘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대한 여론이 싸늘해진 데에는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상식 밖의 무리수를 두는 일들이 적지 않아서다.

공수처법 재개정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여당은 패스트트랙에 공수처를 태워 처리할 당시 야당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으니 걱정 말라며, 법 개정의 명분으로 활용한 바 있다. 하지만 공수처장 후보자 선정에 있어 야당이 반대 입장을 보이자 이마저 무력화하는 개정안을 밀어붙이려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이해충돌 논란을 무릅쓰고 자료 삭제 지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의 변호사를 신임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한 것부터 상식 밖의 일이라는 지적이다.

법무부의 ‘윤석열 징계회부’ 논란 역시 민심에 반하고 있다. 현안 여론조사에서도 ‘윤석열 직무 정지가 과하다’고 보는 응답이 더 많아왔다. 59개 검찰청 평검사들의 반발한 데 이어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 등 10명의 서울대 교수들까지 7일 성명서를 냈다.  “법치주의 위기”라며 각계 우려가 잇따르는 것이다.

이 대표로서는 딜레마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 당정청간 원팀 기조에 부흥하며 친문의 눈에 들어도 민심과 궤를 달리한다면 당의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선 전망은 밝지 않다.

무엇보다 강공 전략이 성공할지도 미지수다. 현재 전망은 엇갈린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낙연 대표로 볼 때 다른 선택은 없어 보인다”며 “공수처법 처리를 애매하고, 약하게 하는 것보다 강공 드라이브를 펴는 것이 그의 입지를 지키는 데 나은 결과가 될 것”이라고 봤다. “만약 미온적으로 야당에 끌려가는 모습을 취한다거나 하면 오히려 더 나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일부 비판을 사더라도 지금으로서는 지지층을 돌아오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강공법으로 관철시킨다 해도 ‘결과적 성공’은 가져오지는 못한다는 한계론도 들린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같은 날 통화에서 “국민 마음을 얻느냐, 아니냐에 따라 강공 전략의 성공 여부는 달라지겠지만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봤다. 그러면서  “대선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현상을 통해서도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며 반전의 카드가 되기 어렵다는 데 무게를 뒀다.

현안을 떠나  ‘이낙연 한계론’은 스스로 만들었다는 견해도 전해진다. 미래 권력들은 대통령과 각을 세워가며 자기 목소리를 내왔다. 이 대표에게서 보이지 않는 지점이다. 자기 정치를 하지 못하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처음부터 ‘어대낙’은 어려웠다는 회의적 분석도 나온다.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은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집권층의 의지가 (이 대표에) 있지 않을뿐더러 본인의 역량 부족으로 본선 후보가 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 이 기사에 나온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됩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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