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연말배당 축소 권고에 ‘자유경제시장 위배’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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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연말배당 축소 권고에 ‘자유경제시장 위배’ 반발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12.09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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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확실성’ vs ‘주주가치 훼손’…금감원-금융사 입장차 ‘뚜렷’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금융감독원 외관 ⓒ시사오늘
금융감독원 외관 ⓒ시사오늘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 은행 등 금융회사들의 배당축소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금융사들이 당분간 배당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양호한 성적을 거둔데다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어 배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이유로 금융지주사들에 당분간 배당을 축소하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금감원과 금융지주 회사들은 배당 축소를 두고 세부적 방안을 현재 협의 중에 있다.

금감원 측은 최근 가계와 기업 대출이 급증한데다, 내년 경기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선제적으로 손실 흡수 능력을 확보해야 하기에 배당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은행 금융지주는 사기업이지만 국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만큼 공공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미 금융권의 배당 자제를 지속적으로 권고해왔다. 그는 지난 7일 배당 축소 방안과 관련, "(재무건전성 평가인) 스트레스 테스트 같은 것을 해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지 점검하고, 그에 따라서 은행권과 협조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 원장은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도 "주요 금융지주사들에 대한 배당제한 제도화 방안을 금융위와 상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 금융지주의 올해 결산 배당 규모는 늦어도 이달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보통 배당금은 연말 종가를 기준으로 연초 배당 규모가 확정되고, 이듬해 4월 배당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배당 규모 축소를 두고, 고심 중이다. 금융지주사들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도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만큼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이런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올해 3분기 금융권 실적이 좋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으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금융사 입장에서는 금융당국의 배당축소 권고에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8일, '금융감독원에 의한 금융주들의 연말 배당 축소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게시글이 올라왔다. (20.12.09.오후 3시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8일, '금융감독원에 의한 금융주들의 연말 배당 축소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게시글이 올라왔다. ('20.12.09. 오후 3시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캡처

이 가운데 금융주 연말 배당 축소와 관련, 국민 청원도 등장했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금융감독원에 의한 금융주들의 연말 배당 축소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게시글이 올라왔다. 내용의 요지는 금감원의 배당축소 권고는 '자유경제 시장'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것이다.

게시글에는 '대한민국은 자유경제 시장'이기에, 정부가 사기업에 배당 축소를 강요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더욱이 올해 금융권 대부분이 양호한 실적을 거두었기에, 주주가치를 훼손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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