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노조, 1% 인상안에 ‘울컥’…파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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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노조, 1% 인상안에 ‘울컥’…파업 예고
  • 방글 기자
  • 승인 2020.12.14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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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업계 50~80% 수준 임금, 인재 이탈 우려도
"적자날땐 고통분담, 흑자나니 나몰라라?" 반발
산업은행, 노사문제 선긋기…뒤에선 임금인상 불허?
HMM "협상 진행 중…원만하게 협의 위해 최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10년래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HMM이 임금단체협상에서 1%대 임금인상안을 제시하면서 연말 노사 분위기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사 측이 5년만의 흑자전환에 성공한 올해도 1% 수준의 임금인상안을 제시하자, 노조는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최대주주이자 채권단의 승인 없이는 임단협이 마무리될 수 없다는 게 중론이지만, 산업은행은 배재훈 사장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노조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은 “그동안 한국 해운재건을 위해 모든 것은 인내하고 참아내 올해 사상 최대의 흑자를 냈지만, 채권단과 사 측이 부채 상환을 이유로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제출했다. 

HMM노조는 “인건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3% 수준에 불과한데, 인건비를 줄여 부채를 상환하려는 사 측의 태도에 선원들이 격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HMM 직원들의 임금은 현대글로비스의 50%, 동종 해운업계의 70~8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HMM 해상직 직원들은 6년간, 육상직 직원들은 9년간 임금을 동결했다. 

지난해 기준 HMM 직원들의 1인당 평균 급여는 6100만 원이다. 같은 기간 현대글로비스 직원들은 인단 7175만 원, 팬오션과 대한해운이 각각 8200만 원, 대한해운이 6900만 원을 받아갔다. HMM 직원들이 많이 이직하는 곳으로 알려진 삼성SDS 직원들은 인당 1억 원이 넘는 1억500만 원을 수령해갔다. 

직원들의 급여가 줄어든 기간 임원들의 급여는 늘어난 사실도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HMM 직원들의 급여는 인당 6100만 원으로 전년 동기(6800만 원) 대비 10.3% 줄었다. 같은 기간 임원 1인당 급여는 1억4043만 원에서 1억4945만으로 6.4% 늘었다. 

HMM 선원들이  1%대 임금인상안에 반대하면서 파업을 예고했다. ⓒHMM노조
HMM 선원들이 1%대 임금인상안에 반대하면서 파업을 예고했다. ⓒHMM노조

코로나·대형 컨테이너선 도입으로 업무 늘었는데…
"적자날땐 고통분담, 흑자나니 나몰라라?" 반발


HMM 직원들은 코로나 문제와 대형 컨테이너선 도입으로 업무 부담에도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정근 HMM노조 위원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선원 확보와 하선이 어려워지면서 한 번 출항하면 8개월 동안 선박을 떠날 수 없다”며 “가족들과 생이별을 감수하고 창살 없는 감옥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컨테이너선의 대형화, 환경규제에 따른 기술변화로 업무는 늘고 있지만 직원들에 대한 보상은 최저수준”이라며 “적자 때 고통을 분담했더니, 흑자 때 나 몰라라 하니, 무엇을 위해 일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HMM은 올해만 12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2만4000TEU급)을 투입해 운항 중이다. 내년에도 1만6000TEU급 배 8척이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배가 클수록 서류 제출과 보고서 처리 등의 업무가 가중된다. 특히 컨테이너선의 경우, 기항지가 많아 때마다 서류를 처리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HMM노조 파업 예고에…물류대란 우려 나와
동종업계 수준 임금 지급으로 전문가 이탈 막아야

코로나 상황에서 중소중견 기업의 수출을 책임지며 국적선사 역할을 하고 있는 HMM이 파업에 들어갈 경우, 한진해운 도산 때와 같은 물류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행법상 운항 중이거나 해외 항만에 기항하는 선박은 파업이 불가능하지만, 국내에 정박 중인 선박은 파업이 가능하다. HMM은 올해만 여섯차례에 걸쳐 대미 수출화물 운송을 위해 임시선박을 투입한 바 있다. 월말에도 한차례 더 임시선박 투입을 계획한 상태다. 

HMM의 인재 이탈에 대한 인식도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사내 러닝센터를 통해 임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해운물류 전문가를 양성할 것이 아니라 동종업계 수준의 임금 지급으로 현재 근무 중인 전문가 이탈을 막아야한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 노사문제 선긋기…뒤에선 임금인상 불허?

이런 상황에도 산업은행 측은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태도로 뒷짐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MM의 임금인상은 배재훈 사장이 결정할 문제지, 채권단이 나설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배 사장과 노조가 임금인상안을 협의해도 채권단이 승인하지 않으면 협상이 마무리될 수 없다. 노조 측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급여 인상을 승인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HMM 측은 “임금단체협상을 진행 중에 있고, 아직 파업이 진행 중인 것은 아니다”며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HMM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1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특히 3분기에는 277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0년래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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