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노조가 도와야만 한국지엠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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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노조가 도와야만 한국지엠이 산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12.16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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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2차 잠정안 찬반투표 앞둬…근로자 손에 ‘신뢰 회복’ 가능성 달렸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카허 카젬 한국지엠(왼쪽부터) 사장 김성갑 한국지엠 노조위원장 로베르토 렘펠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사장 신영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노동조합 지회장이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트레일블레이저 공식 출시 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왼쪽부터)과 김성갑 한국지엠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트레일블레이저 공식 출시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판매 회복을 위해서라면 노조도 적극 돕겠다." 김성갑 한국지엠 노조위원장이 올해 초 열린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행사에서 카허카젬 사장의 손을 맞잡으며 전한 말이다.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말미암아 노사갈등이 극심했던 한국지엠였기에, 이같은 장면은 새로운 노사 관계 정립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 충분했다.

하지만 연말로 접어든 지금 한국지엠 노사 관계를 되짚어보면 이같은 약속을 했었는지조차 의문이 들 정도다. 올해 임단협을 둘러싸고 지난 7월부터 반 년 가까이 팽팽한 힘겨루기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자동차 업계의 임단협 쟁투야 매년 되풀이되는 연례 행사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올해는 유례없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전 산업계의 경영 불확실성이 증폭됐다는 점에서, 노사 갈등을 허투루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지엠 역시 지난해까지 5조원 대 누적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여파가 가중돼 그 어느 때보다 경영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어려움에도 노조는 임단협 요구안 관철을 위해 부분파업과 잔업·특근 거부 등의 실책을 저질렀고, 2만5000대로 추산되는 생산 손실을 끼쳤다.

특히 노사간 강대강 양상은 결국 부평공장 투자 계획 철회설을 야기했고, 철수 가능성으로까지 확대 해석되는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웠다. 글로벌 GM 사업장 중 유일하게 파업을 진행한 곳이 한국지엠임을 감안할 때, 본사에서 곱게 볼리 만무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행인 점은 한국지엠 노사 모두 경영정상화를 위해 임단협에서 조금씩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데 있다. 26차례에 걸쳐 노사가 머리를 맞댄 결과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고, 오는 17일과 18일 양일간 진행되는 조합원 찬반 투표만을 남겨두고 있다. 해당 안에 따르면 기본급은 동결되지만, 400만 원 상당의 성과급·격려금 지급과 임직원 차량 구매 할인율 증가, 노조원을 상대로 한 손배소 취하 등을 다뤄, 노사 모두 양보한 결과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는 노조, 근로자들의 손에 회사의 미래와 희망이 걸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가까스로 만들어 낸 2차 잠정합의안마저 걷어찬다면, "노조도 돕겠다"는 공언(公言)은 빈말(空言)이 될 뿐이다. 그간 파업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소비자들의 외면을 불러왔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려면 노조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 실마리는 노사 화합을 통한 신뢰 회복이라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음을 살펴야 한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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