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계획된 시나리오?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계획된 시나리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12.20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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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택 데자뷔 연상되는 기습 반전 ‘왜’
야권 재편 넘어 차기 대선 파급력‘주목’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서울시장 재보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서울시장 재보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뉴시스

 

내년 4·7 재보선을 뒤흔들 깜짝 반전의 카드가 등장했다. 기습적인 출마 선언, ‘안철수 서울시장 출사표’를 두고 하는 말이다.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언제 결정했을까다.’ 모든 것이 안철수식 시나리오, 계획된 절차, 로드맵이라는 얘기도 있고 ‘아니다’라는 반대의 목소리도 들린다. 전망과 함께 일련의 전개 과정을 따라가 봤다.

 

1. 安 “서울시장 출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한다. 공식 선언은 ‘일요일의 남자’라는 별명답게 20일 일요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되지만, 출마 소식은 전날 밤 기습적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19일 밤 국민의당 당직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고심 끝에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분들이 출마를 요청해 오셨지만, 한국 정치의 변화와 중도실용 정치 실현을 위해 대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그렇지만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저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간절한 말씀들, 그리고 박 시장(故 박원순) 후보를 양보했던 제가 결자해지해서 서울시정을 혁신하고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해 달라는 거듭된 요구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 3년 반, 나라도 절체절명, 민생도 절체절명, 야권도 절체절명인 상황에서, 반드시 승리해 정권의 폭주를 저지하고 실정을 바로잡아 나라와 야권 전체에 혁신과 희망의 기운을 불어 넣겠다”고 강조했다.

 

2. “安 계획의 일환”


안 대표의 출마 선언을 놓고 이미 계획된 시나리오이자 큰 그림 중 하나였다는 귀띔도 나온다.

야권의 한 소식통은 이날(1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그림은 이미 계획된 로드맵의 일환이었다”며 “그동안 불출마하겠다고 밝혀온 것도 시나리오이자 전략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야권이 이기려면 누가 뭐래도 대선주자급이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며 “비록 깜짝 발표 형식이지만 안 대표 측과 야권 세력 내 오래전부터 준비돼온 일”이라고 전했다.

안 대표 측근 또한 지난 10월 말 통화에서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가닥으로 기울고 있음을 시사하며 “어게인 2011 재보선이 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민주당이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단일대오를 형성해 이겼듯, 현재 야권도 박정희 산업화 세력, YS‧DJ(김영삼 김대중) 민주세력과 안 대표로 대표되는 실용주의 디지털 미래세력이 합해 제3의 진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안 대표의 의중”이라고 했다. 이는 안 대표가 내년 서울시장 재보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로 들렸다.

실제 지난 6월 역시 국민의당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로부터도 비슷한 얘기는 흘러나왔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박원순 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했던 것에 대한 결자해지 차원에서 외면하기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3. 이기택과의 데자뷔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에 대한 형용 중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 있다. 바로 상도동계라는 설명이다 ⓒ 뉴시스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의 신민당 전당대회 전략과 안철수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이 비교되고 있다.ⓒ 뉴시스

 

만약 계획된 로드맵이 맞는다면 79년 5·30 신민당 전당대회에서의 이기택 전략에 비교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19일 통화에서 “일각의 전언대로라면, 그동안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에 생각이 없다고 한 것은 79년 신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기택이 취한 전략일 수 있다”며 “여권을 속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면 된다”고 가늠했다.

79년 5ㆍ30 신민당 전당대회는 이철승 체제를 지속하려는 박정희 정권과 선명 야당을 앞세운 김영삼(YS)의 싸움이었다. 당권에 도전한 사람은 이철승, YS, 이기택, 신도환 등이었고, 결승 투표에서 이기택이 누구를 지지하는지가 분수령이었다. 그런데 처음에 이기택은  YS는 외면하고, 이철승하고만 면담을 나눴다. 이에 박관용 등 측근들 사이에서는 이기택이 이철승을 지지할 거라는 관측이 파다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막판 대회장 연단에서 이기택이 지지를 보내며 손을 치켜 올린 이는 YS였다. 알고 보니 측근조차 속인 내막은 이러했다. 독재 정권이 방해하지 못하도록 이철승을 지지하는 듯 교란 전략을 취한 이기택의 큰 그림이었던 것이다.

 

4. 安 측 “계획된 것 아냐”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등 안철수 대표 측근은 최근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등 안철수 대표 측근은 최근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안 대표 측은 한목소리로 “아니다”는 입장이다.

측근인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안 대표는 중도 실용정치를 위해 대선에 집중할 의지를 갖고 있었다”며 계획된 시나리오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울시장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늘어났다. 야권 원로들의 요청이 잇따랐다. 중도실용 정치를 확장하려면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바람들이 누적돼온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최근 입법 과정에서 야당이 국회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황에 직면함을 절감한 안 대표가 막판 고심하다 결정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당 안혜진 대변인도 통화에서 “시나리오는 없다. 서울시장 재보선에 전혀 나갈 생각이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안 대변인은 “하지만 이런 시국까지 왔는데 (출마하지 않으면) 무책임한 것이 아니냐, 정권 창출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하면서 왜 서울시장 출마는 결심하지 못하냐는 요구들이 있어 왔다”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고심 끝에 결심하기에 이른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안 대표도 지난 11월 <시사오늘>과의 단박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하며 “나보다 훌륭한 분들이 많다. 그분들을 열심히 돕겠다”고 밝혔다.

 

5. 이유 있는 ‘파급력’


유력 대선주자였던 안 대표의 출마 선언으로 내년 서울시장 재보선 판은 더욱 요동치게 됐다. 무엇보다 야권 전반을 변화시킬 정계 개편의 핵이 될 거라는 관측이다.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론은 당위론적 현실’이라고 진단해온 정세운 평론가는 이번 통화에서도 “7~8년여 전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50% 지지율에 육박하던 안철수 대표가 박원순 당시 후보에 양보해 야권을 재편시킨 바 있다”며 “서울시장부터 다시 시작해 성공한다면 차기 대선의 판세를 바꿀만한 굉장한 파급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의당과 합당해 평소 야권에 제안해온 혁신 플랫폼의 구심점을 만들어갈 수 있을뿐더러 ‘윤석열 현상’과 함께 반문(문재인) 연대로 전환되는 태풍을 몰고 올 것”이라고 밝혔다. 단 “안 대표가 범야권의 단일후보로 나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며 “그러려면 김무성·원희룡·오세훈 등을 선제적으로 찾아가 설득하는 등 지원군을 확보하는 모습도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 대표의 출마 소식을 접한 여야 모두 뒤숭숭할 것으로 짐작된다. 여당 내 계산이 복잡해질 가운데 유력 서울시장 후보군이었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던진 공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분위기도 전해진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우리 당에서도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5명이나 된다”며 “안 대표도 그중 한 사람”이라고 일축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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