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경제] 이순신 제2의 견내량 울돌목과 기업규제
[역사로 보는 경제] 이순신 제2의 견내량 울돌목과 기업규제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0.12.20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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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규제는 전쟁에 나선 전사(戰士)를 전사(戰死)시키는 선조의 패착이 될 수 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기업규제는 전쟁에 나선 전사(戰士)를 전사(戰死)시키는 선조의 패착이 될 수 있다.(사진제공=뉴시스)
기업규제는 전쟁에 나선 전사(戰士)를 전사(戰死)시키는 선조의 패착이 될 수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정유재란은 조선을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극과극의 드라마를 써줬다. 시작은 지옥이었다. 선조가 일본의 간교한 계략에 빠져 이순신 장군을 전격 해임했다. 그 결과가 조선 수군 최초의 패전이자 궤멸인 칠천량 해전이었다. 원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은 전략적 요충지인 견내량을 포기하고 부산 함락이라는 황당무계한 목표 달성을 위해 진격하다가 일본군이 놓은 덫에 빠져 궤멸당했다.

견내량(見乃梁)은 경남 거제시와 통영시 사이에 있는 길이 약 3 km, 폭은 약 180m, 400m 정도되는 아주 좁은 해협이다. 현재는 거제대교가 그 위를 지나고 있다.

견내량이 조일전쟁의 역사적 현장이 된 이유가 있다. 이곳은 좁은 해협과 거센 물길로 유명한 천혜의 요소다. 일본군의 수륙병진작전은 이 해협을 넘어 전라도를 거쳐 서진하려는 조일 전쟁의 기본전략이었다. 이순신 장군은 견내량의 전략적 가치를 일찌감치 간파하고 이곳을 잘 활용해 세계 4대 해전인 한산도대첩의 위업을 달성했다.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전격 해임된 이유도 견내량을 사수하겠다는 현지 사령관의 현명한 판단을 선조가 무시한 탓이다. 이순신 장군은 견내량만 지키면 일본군의 대함대가 서진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자국의 장군보다 일본군의 거짓 정보를 더 신뢰한 선조는 견내량의 전략적 가치를 무시하고 부산 진격을 명했다. 군주의 오판을 거부한 이순신 장군은 역모죄로 참형의 위기까지 내몰렸다.

이순신의 후임인 원균도 견내량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무능한 군주의 그릇된 어명을 거부할 수 없었고, 결국 조선 수군의 궤멸을 자초했다. 견내량이 조선의 운명을 좌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견내량을 확보한 일본군은 거칠 것이 없었다. 제 아무리 이순신이라고 해도 판옥선 13척을 갖고 천여 척에 달하는 일본 수군을 당해낼 수 없다는 자신감에 빠졌다. 드디어 서진을 통해 한양 재점령과 조선 정복이라는 히데요시의 야망이 실현 직전까지 온 것이다.

하지만 이순신은 포기를 모르는 불굴의 의지를 가진 참 군인이었다. 전란 초기부터 일본군의 수륙병진전략을 막는데 주력했다. 비록 전선 13척밖에 없었지만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전투만 생각했다. 이순신은 싸움을 이길 줄 아는 명장이었다. 그는 지(地), 시(時), 인(人)을 다룰 줄 알았다.

하늘이 도왔는지 그의 눈에 제2의 견내량이 보였다. 바로 명량해전의 전장인 울돌목이었다. 좁은 해협과 거센 파도, 이길 수 있는 조류가 지나는 시간에 싸우기로 결정했다. 또한 이길 줄 아는 옛 부하들이 속속들이 합류했다. 병법에 선승구전(先勝求戰)이라고 했다. 이미 이길 조건을 만들어 놓고 전쟁을 한다는 전략이다. 이제 천혜의 요새 울돌목에 일본군을 유인해 궤멸하면 되는 것이다. 조선은 기사회생했디.

대한민국은 20세기 후반 세계 경제의 총아였다. 제2차세계대전과 6·25의 참화를 겪은 세계 최빈국에서 개발도상국의 롤모델로 급성장한 신흥 공업국이다. 21세기가 되자 반도체와 자동차로 G10에 근접한 돌풍의 주역이다. 이 시기 정부는 경제의 견내량인 반도체와 자동차를 잘 지켰다.

현재 선진국은 4차산업혁명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치루고 있다. 미중 전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 경제는 정유재란을 맞은 조선의 운명과 같다. 선진국과 경쟁 개도국은 우리의 견내량을 넘어 위협하고 있다. 아직은 반도체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다지만, 반도체굴기를 앞세운 중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우리에게는 제2의 견내량인 울돌목이 필요하다. 선승구전(先勝求戰)의 전략이 필요하다. 경제 회생을 위한 지(地), 시(時), 인(人)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기업이 뛸 수 있는 지(地), 시(時), 인(人)이 필요하다.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 기업 규제는 전쟁에 나선 전사(戰士)를 전사(戰死)시키는 선조의 패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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