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머니무브 결산①] 주식 거래대금 ‘사상 최고치’…코스피 3000 전망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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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머니무브 결산①] 주식 거래대금 ‘사상 최고치’…코스피 3000 전망의 ‘시작’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12.22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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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외국인 투자, 상·하반기 증시 떠받쳐 …‘동학개미운동’ 이어가
3분기 개인 매수세 정체 진단…신용융자잔고 부담 및 대출규제 영향
11월 미국 대선 영향…외국인 투자자, 불확실성 사라진 후 매수 전환
韓증시 관련 다양한 전망 계속…“코스피 3000” VS “단기 과열 우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2020년 국내 증시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베팅은 상반기 증시를 떠받쳤고, 떠나갔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귀환은 힘을 잃은 증시를 하반기까지 견인하는 동력이 됐다. 이에 코로나19로 롤러코스터급 등락을 지속했던 코스피·코스닥은 어느새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 결과, 주식시장엔 유례없는 유동성이 몰리며 증권업계는 호황을 이뤘다. 

하지만 좋은 일 뿐이었을까. 유동성으로 쌓은 증시에 대한 불안이 시작됐고, '빚투'도 계속 늘어 개인투자자들의 재무건전성은 위협받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경제와 실물경제 간 '틈'도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흘러 들어온 '돈'은 냇물이 돼 다시 흐르게 될까. 아니면 웅덩이로 썩게 될까. 어느 때보다 내년 증시에 대한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편집자 주>

코스피 개인 투자자 순매수거래대금(단위 : 십억 원)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코스피 개인 투자자 순매수거래대금(단위 : 십억 원)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올해 주식거래대금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한해 주식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은 일평균 22조6829억 원(12월 21일 기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평균 9조2992억 원보다 143.9% 늘어난 수치로, 코스피는 평균 12조5억 원, 코스닥은 평균 10조6824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달에만 평균 30조 원을 넘어서면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주식거래대금은 올 한해 꾸준하게 증가했다. 1월 평균 11조8814억 원으로 시작한 이래, 4월 20조 원을 돌파했다. 이어 2분기 20조 원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 8월 31조3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10월과 11월에는 각각 21조311억 원, 27조5586억 원으로 다소 주춤했으며, 12월(21일 기준)에는 다시 32조5167억 원까지 올라섰다. 

이처럼 거래대금이 늘어난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흐름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상반기 증시를 떠받친 이들은 개인 투자자였고, 하반기 외국인 투자자들의 귀환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흐름을 짚어나가면, 올 한해 코스피에서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거래대금(이하 누적 기준)은 올해 1월 4조4830억 원으로 시작해, 코로나19 확산이 극에 달했던 3월 11조1869억 원까지 늘어났다. 이때 코스피는 올해 최저 수준인 1400~1600선을 오르내렸는데,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1차 확산으로 이어졌던 때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개인 투자자들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는데, 1월 3047억 원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2월과 3월에는 각각 3조3132억 원, 12조5550억 원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이렇게 떠나갔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빈 자리를 개인 투자자들이 채우고 있었던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는 2분기에도 계속됐다. 4월(4조1001억 원), 5월(3조8838억 원), 6월(1조2188억 원)이 지나면서 매도폭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국내 증시로 돌아올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에 금융시장마저 얼어붙은 것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의 매수는 이때도 그치지 않았다. 3월보다 적었지만 3개월간 3조 원 수준을 유지하며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사들였다. 이때 바닥에서 머물던 코스피는 반등하고 있었고, 6월에는 다시 21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거래대금(단위 : 십억 원)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코스피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거래대금(단위 : 십억 원)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코스피의 반등세는 3분기에도 계속됐다. 2200선과 2300선을 차례로 돌파하며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냈는데, 규모는 상대적으로 줄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화력을 보태며 상승을 견인했다. 이때 주식거래대금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에 덕을 본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분기(3513억 원) 대비 19.3% 늘어난 2조1687억 원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이때는 상반기까지 증시를 이끌었던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에 대한 진단도 있었다. '개미'들의 뜨거웠던 '관심'이 다소 조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인데,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정체된 이유는 신용융자잔고 부담과 당국의 대출 규제와도 관련이 높다"고 전했다. 

이와 동시에 외국인 투자자는 7월 1조791억 원으로 잠시 매수세로 돌아섰지만, 이후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과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10월까지 다시 매도세를 이어갔다. 새롭게 등장하게 될 미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과 환율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投心)을 이끌 관건으로 분석됐다. 

이후 지난달 개인-외국인 투자자들의 상황은 반전됐다. 순매수세를 이어가던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만 2조7836억 원어치의 주식을 던졌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3935억 원 순매도에서, 4조9938억 원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됐던 미국 대선이 끝이 났고,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욱이 이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의회가 9000억 달러(약 996조 원) 규모의 추가부양책을 통과시켰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인만 남겨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은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향후 수급에 주목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12월 21일 기준)까지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8175억 원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투자자는 3조7112억 원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번갈아 증시를 떠받치면서, 특히 코스피는 지난 9월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전거래일보다 35.23pt(1.31%) 높아진 2731.45에 장을 마감하며 2700선을 돌파했는데, 이를 두고 시장 안팎에서는 내년에는 대형주 중심에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3000선'까지 가지 않겠냐는 식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현재 주요국 증시가 일부 조정을 받을 때에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달러 약세와 신흥국 통화 강세 현상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주요 원인으로 언급된다"고 분석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내년 코스피 적정 밴드 상단은 2800 포인트의 강세장을 전망한다"면서 "11월 이후 한국 증시의 반등은 글로벌 대비 빠른 이익 개선세와 밸류에이션 고려 시 양호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코스피 단기 과열과 관련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3000시대 진입 가능성을 높계 보고 있음에도, 단기 전략에 있어 보수적이고 순환매 대응에 집중하는 이유는 현재 코스피 수준에서 단기 과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며 △낙관 편향심리로 인한 상승세 지속 △펀더멘털과의 괴리 △4분기 실적 불안 가중 △국내 코로나19 3차 확산 진행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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